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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언의 정원
애비 왁스먼 지음, 이한이 옮김 / 리프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처음에는 당연히 식물에 관한 에세이인줄로만 알고, 식물과 많이 친하질 않아서 패스하려다 우연히 내용을 읽고 소설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책소개만 읽고 대충 식물을 통해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을 그리는 잔잔한 분위기일꺼라 생각했는데, 왠걸 !!
밝고 따스하고 약간은 통통 튀는 분위기까지도 느껴진다.
주인공 릴리언은 눈앞에서 남편의 죽음을 목격한 이후 3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슬픔과 그리움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아직 어리기만 한 두 자녀를 키우기 위해 일러스트레이터로 바쁜 워킹맘 생활을 하는 그녀 곁에는, 든든한 조력자인 동생이 있다.
회사업무의 일환으로 6주 코스의 원예수업을 듣게 되면서, 그 모임에서 다양한 나이대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뜻하지 않게 자신의 정원을 꾸미는 일까지 벌이게 된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캐릭터들과 그들의 살아있는 대화에 있다.
순간순간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의 분위기도 연상되면서, 이 캐릭터들의 생동감 넘치는 대화와 따스한 일상의 분위기가 읽는 내내 참 마음이 편했다.
릴리언이 남편을 그리워하는 대목에서는 맘이 찡하다.
점점 희미해져가는 채취를 조금이라도 맡으려 애를 쓰고. 일상에서 스치며 지나갔던 남편의 행동들을 너무도 그리워한다.
새로운 사랑에 대한 약간의 죄책감, 도덕성 이런 감정도 어느 정도 내재되어 있다.
이러한 릴리언에게 동생 레이철의 존재는 너무도 큰 버팀목이 되어준다.
아직도 젊은 30대 중반의 언니가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있게끔 알게 모르게 기회도 마련하고, 어린 두 조카를 정말 잘 돌본다.
그리고, 너무 현명한 시어머니.
남편의 죽음 이후에도 연을 끊지 않고, 시어머니와 연락을 하며 지내는 모습이 참 보기 좋고, 특히나 며느리가 새 출발을 두려워하는데 있어서, 많은 용기를 심어준다.
평범한 인생을 살고 있을 듯한 원예수업 멤버들도 제각각의 아픔과 사연을 지니고 있다.
릴리언의 어린 두 딸의 등장도 이 소설에서 톡톡히 한 몫 한다. 두 꼬마들이 가끔 어른들의 대화에서 아이의 눈으로 보고 느끼는 솔직함을 이야기할 때, 자기들끼리 말다툼할 때, 아이다운 순수함이 너무 사랑스럽다.
섬세하고 쉽게 다가오는 문체들 덕분에 소설 분위기에 푹 빠져들 수 있었고, 단숨에 읽히지만 결코 가볍다고 느껴지질 않는다.
내가 딱 좋아하는 분위기의 소설!!
생각지도 않게 득템을 한 기분이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커피 한 잔과 함께 이 따스한 한 권의 소설을 만나보시길 !!!
[ 리프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