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의 무덤 - 바티칸 비밀 연구
존 오닐 지음, 이미경 옮김 / 혜윰터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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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도 책 속의 내용들, '베드로의 무덤을 찾기 위해 75년간 지속된 바티칸의 비밀 탐사작업' 이 실제로 진행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는다.

먼저 75년간 외부에 알리지 않고 내부 관계자들로만 이루어졌다는 점과, 그 긴 세월동안 비밀작업을 유지하기 위해 수작업으로 이 엄청난 발굴을 진행했다는 점이다. 하루에도 엄청난 방문객이 드나드는 성베드로 성당의 지하에서 이러한 작업이 비밀리에 이루어졌다니, 무슨 영화에서나 만나볼 법한 이야기이다. 

 

베드로가 정말로 로마에 온 적이 있는지, 그리고 로마에서 죽었고 무덤이 실제로 로마에 있는지..를 밝히기 위해 시작된 이 발굴작업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인물은 3명이다. 

이 발굴 작업의 모든 경비를 지원한 미국 최대 갑부인 조지 스트레이크.

선견지명이 있는건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은 땅을 싼 값에 구입해 유전을 발견한 후 엄청난 부자가 된 스트레이크는, 자신의 이름을 내세운 대규모 사업을 벌이는 다른 대부호들과는 달리, 기부쪽에 그것도 자신의 이름을 알리지 않고 평생을 바친다. 

 

이 엄청난 발굴작업을 시작한 교황 비오 12세.

사실 1626년에도 이러한 발굴작업이 진행되기는 하였지만 중간에 중단된 채, 모든 문서는 바티칸 도서관에 묻혔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이번 발굴에서, 만에 하나 베드로의 무덤을 발견하지 못하게 된다면 교황의 권위와 신뢰도가 크게 흔들릴 위기에 처하게 된다.

교황 비오 12세의 도박은 시작되었다. 아마도 굳은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주 뒤늦게 이 발굴작업에 합류하게 되는 외부인이자 고고학자인 마르게리타 과르두치.

엄격히 말해서, 이 작업의 성공은 이 여성 고고학자의 공헌도가 가장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업 초반서부터 몇십년 후 이 프로젝트에서 내쫓기게 되기까지, 많은 시련을 겪게 되지만 고고학자로서의 믿음과 끈기로 이 모든 것을 극복하게 된다.

 

아 또 한 명이 있긴 하다. 위선자에 사리사욕만 가득한 안토니아 페루아 !!

이 인물은 최초부터 투입된 고고학 박사학위를 가진 사제인데, 현장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어찌어찌하여 윗선까지 오르게 되고, 중간에 과르두치가 투입된 후에는 이 천재 고고학자를 내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 책의 내용은 이렇듯 중요인물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발굴작업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역사적인 사건도 다루고 있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고고학이라는 학문은 참 신비하기만 하다. 

종교인이 아니어도 고고학쪽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혹은 이러한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내용의 책이다. 

 

 

 

 

 

[ 혜윰터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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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의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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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만나보는 에쿠니 가오리 소설 !!!

긴 텀을 두고 다시 만난 그녀의 소설임에도 예전에 느꼈던 그 느낌이 다시 새록새록 살아난다.

특유의 담백하고 다소 건조한 문장. 그래서 짧은 호흡을 하면서 읽어야만 한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다루면서도 뭔가 심오한 인생을 생각하게 만들고, 여전히 그녀의 소설에는 어긋나고 독특한 사랑이 등장한다.

 

주인공이 지독히도 사랑하는 대상은 아내와 자녀가 있는 유부남이다.

처음에는 자녀의 존재만 부각이 되어서, 이혼남인가..아내와 사별한 건가..그렇다면 이 관계 괜찮아 보였는데..뒤에 읽어보니 아내가 있는 남자다. 에구..

주인공 스스로도 이 관계가 언젠가는 부서질 꺼라는 걸 예상하고 있다. 

제목 웨하스 의자는 이 달콤하지만 불안하고 부서지기 쉬운 관계를, 쉽게 부서지는 과자 웨하스로 만든 의자에 빗대어 얘기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고독했던 주인공. 죽음이란 슬픈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거쳐가야 하는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주인공.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담담하기만 했던 주인공이 온마음 다 바친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 참 안타깝다. 

 

불륜만 생각하지 않는다면, 소설의 분위기 자체는 좋다.

그냥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에 대한 표현들.

아침에 베란다에서 커피와 빵을 즐겨먹고, 그림을 그리고, 길고양이를 챙기고, 가끔 놀러오는 여동생과 그녀의 새 애인, 문득문득 생각나는 아빠와 엄마에 대한 추억.

잊었던 에쿠니 가오리의 이 분위기를 다시 만나 꽤 반갑다. 

 

문득 드는 생각!

주인공이 그토록 사랑하고 헤어짐은 곧 죽음이라고까지 생각하는 그 남자.

주인공만큼 그 남자도 그런 사랑인걸까 !!!

아내를 속이면서 이어지는 이 관계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 같은 건 없이, 오로지 감정에 충실한 걸까!!

소설 속에서는 이런 부분에 대한 대화는 언급이 되어 있질 않아 갑자기 궁금해진다.

 

 

 

 

 

[ 소담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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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있는 계절
이부키 유키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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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1988년부터 2019년까지 하치료 고등학교에 재학중이었던 학생들의 소소한 청춘 이야기이다.

긴 세월 동안 이야기속에 처음 등장했던 주인공들은 졸업하고, 또 그 뒤를 이어 후배들이 새로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무려 11년이라는 세월동안 변하지 않은 것이 있으니 바로 이 소설의 또 하나의 주인공인 '고시로'라는 이름을 가진 개이다. 

 

11년 전 어느 날, 거리를 헤매다 이 고등학교에 숨어든 강아지를 미술부 학생들이 발견하게 되고, 학교와 학생들은 이 강아지를 학교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고시로'라는 이름은, 이 강아지가 처음 앉았던 자리의 학생 이름을 붙여준 것이다. 

 

강아지에서 노견이 되기까지 긴 시간동안, 수많은 학생들이 고시로의 곁에 머물다 떠나가고, 고시로는 같은 자리에서 묵묵히 이들 청춘의 일상을 바라본다. 학생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이 학교의 명물이 된 고시로이지만, 고시로는 처음 학교에 머물게 되었을 때 만났던, 이제는 졸업하고 도쿄로 떠나버린 학생 유카를 항상 그리워하고 기다린다.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져버린 유카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고시로의 모습은, 우리가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인간에 대한 반려견의 무한정 사랑이고 애정이다. 

 

소설 속 배경이 되는 고등학교는 작가의 고등학교를 모티브로 하고 있고, 소설 속 고시로처럼 실제로 학교에서 개가 살고 있었다고 한다. 비록 그 개는 작가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이미 노견이라 무지개 다리를 건넜지만..

 

요즘같이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소재가 주를 이루는 소설만 읽다가, 정말 오랜만에 순수한 청춘들을 만나니 참 기분이 좋아진다.

개인적으로는, 생각만큼 '고시로'의 존재가 크게 느껴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아날로그 시대가 떠오르는 마음 따스한 소설 !!!

이 작품을, 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소소하고 감성적인 영화로 만난다면 더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소미미디어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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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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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잔하면서도 섬뜩하고 강렬한 5가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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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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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의 묘미에 조금씩 빠져드는 요즘이다.

단편이라면 기껏해야 스티븐 킹꺼만 몇 작품 읽었던 내가, 올해는 좀 더 다양한 독서를 해보고자 노력하는 중인데, 그러면서 점차 단편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 책 속에는 총 5개의 단편이 들어있는데, 아주 깔끔하면서도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도사리고 있고, 슬프기도 하고 오싹하기도 하다.

각 이야기마다 몰입도도 상당해서, 그 다음 이야기를 읽는 초반에는 전 이야기가 쉽게 잊혀지질 않아, 새로운 이야기에 집중하는데 애를 먹기도 했다.

 

5편 가운데 특히 인상에 남은 이야기는, '목격자는 없었다' 와 ' 언니처럼 ' 이다.

<< 목격자는 없었다 >> 는 영업 실적을 실수로 잘못 기재한 후, 그 실수를 은폐하려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자꾸만 상황이 꼬이게 되고, 결국에는 최악으로까지 치닫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초반 실수를 바로 보고했으면 좋았을 것을, 은폐하려다 보니 거짓에 거짓을 거듭하게 되고, 불안한 상황은 계속된다.

주인공이 점점 진퇴양난에 빠지게 되면서, 결국에는 타인의 불행을 도와주지 않는 이기심으로 인해 당하게 된 최악의 상황이 참 안스럽고, 여자의 복수가 섬뜩하기만 하다. 

 

<< 언니처럼 >> 은 어릴 때부터 동경의 대상이었던 언니가 저지른 사건으로 인해, 가해자의 가족이라는 족쇄를 스스로 채움으로써 결국에는 더한 파멸의 길을 걷게 되는 한 여성의 이야기이다. 결국 주인공의 마음의 병은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 

 

이 외에도, <<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 에서는 일본의 섬뜩하리만치 폐쇄적인 시골 마을의 문화를 엿볼 수 있고, << 고마워 할머니 >> 에서는 어린 손녀를 유명한 아역배우로 성공시키고자 하는 외할머니의 집착과 자기만족에서 가져온 끔찍한 증오의 결말을 만나볼 수 있다. 

 

다 읽고 나서 다시 살펴보니, 아시자와 요 라는 작가는 여성작가였네.

그래서일까, 스토리가 굉장히 섬세하고 인간의 심리를 미스터리와 적절하게 조합시킨 강렬한 단편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 검은숲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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