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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1년 11월
평점 :

단편의 묘미에 조금씩 빠져드는 요즘이다.
단편이라면 기껏해야 스티븐 킹꺼만 몇 작품 읽었던 내가, 올해는 좀 더 다양한 독서를 해보고자 노력하는 중인데, 그러면서 점차 단편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 책 속에는 총 5개의 단편이 들어있는데, 아주 깔끔하면서도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도사리고 있고, 슬프기도 하고 오싹하기도 하다.
각 이야기마다 몰입도도 상당해서, 그 다음 이야기를 읽는 초반에는 전 이야기가 쉽게 잊혀지질 않아, 새로운 이야기에 집중하는데 애를 먹기도 했다.
5편 가운데 특히 인상에 남은 이야기는, '목격자는 없었다' 와 ' 언니처럼 ' 이다.
<< 목격자는 없었다 >> 는 영업 실적을 실수로 잘못 기재한 후, 그 실수를 은폐하려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자꾸만 상황이 꼬이게 되고, 결국에는 최악으로까지 치닫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초반 실수를 바로 보고했으면 좋았을 것을, 은폐하려다 보니 거짓에 거짓을 거듭하게 되고, 불안한 상황은 계속된다.
주인공이 점점 진퇴양난에 빠지게 되면서, 결국에는 타인의 불행을 도와주지 않는 이기심으로 인해 당하게 된 최악의 상황이 참 안스럽고, 여자의 복수가 섬뜩하기만 하다.
<< 언니처럼 >> 은 어릴 때부터 동경의 대상이었던 언니가 저지른 사건으로 인해, 가해자의 가족이라는 족쇄를 스스로 채움으로써 결국에는 더한 파멸의 길을 걷게 되는 한 여성의 이야기이다. 결국 주인공의 마음의 병은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
이 외에도, <<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 에서는 일본의 섬뜩하리만치 폐쇄적인 시골 마을의 문화를 엿볼 수 있고, << 고마워 할머니 >> 에서는 어린 손녀를 유명한 아역배우로 성공시키고자 하는 외할머니의 집착과 자기만족에서 가져온 끔찍한 증오의 결말을 만나볼 수 있다.
다 읽고 나서 다시 살펴보니, 아시자와 요 라는 작가는 여성작가였네.
그래서일까, 스토리가 굉장히 섬세하고 인간의 심리를 미스터리와 적절하게 조합시킨 강렬한 단편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 검은숲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