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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의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1월
평점 :

정말 오랜만에 만나보는 에쿠니 가오리 소설 !!!
긴 텀을 두고 다시 만난 그녀의 소설임에도 예전에 느꼈던 그 느낌이 다시 새록새록 살아난다.
특유의 담백하고 다소 건조한 문장. 그래서 짧은 호흡을 하면서 읽어야만 한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다루면서도 뭔가 심오한 인생을 생각하게 만들고, 여전히 그녀의 소설에는 어긋나고 독특한 사랑이 등장한다.
주인공이 지독히도 사랑하는 대상은 아내와 자녀가 있는 유부남이다.
처음에는 자녀의 존재만 부각이 되어서, 이혼남인가..아내와 사별한 건가..그렇다면 이 관계 괜찮아 보였는데..뒤에 읽어보니 아내가 있는 남자다. 에구..
주인공 스스로도 이 관계가 언젠가는 부서질 꺼라는 걸 예상하고 있다.
제목 웨하스 의자는 이 달콤하지만 불안하고 부서지기 쉬운 관계를, 쉽게 부서지는 과자 웨하스로 만든 의자에 빗대어 얘기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고독했던 주인공. 죽음이란 슬픈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거쳐가야 하는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주인공.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담담하기만 했던 주인공이 온마음 다 바친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 참 안타깝다.
불륜만 생각하지 않는다면, 소설의 분위기 자체는 좋다.
그냥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에 대한 표현들.
아침에 베란다에서 커피와 빵을 즐겨먹고, 그림을 그리고, 길고양이를 챙기고, 가끔 놀러오는 여동생과 그녀의 새 애인, 문득문득 생각나는 아빠와 엄마에 대한 추억.
잊었던 에쿠니 가오리의 이 분위기를 다시 만나 꽤 반갑다.
문득 드는 생각!
주인공이 그토록 사랑하고 헤어짐은 곧 죽음이라고까지 생각하는 그 남자.
주인공만큼 그 남자도 그런 사랑인걸까 !!!
아내를 속이면서 이어지는 이 관계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 같은 건 없이, 오로지 감정에 충실한 걸까!!
소설 속에서는 이런 부분에 대한 대화는 언급이 되어 있질 않아 갑자기 궁금해진다.
[ 소담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