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시민 불복종 (합본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이종인 옮김, 허버트 웬델 글리슨 사진 / 현대지성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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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다양한 버전으로 만나볼 수 있는 '월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월든 책을 해외에 사는 동안 분실해 버려서 무척이나 맘이 아팠었는데, 이번에 다시 월든과 재회할 수 있어서 여느 책을 만났을 때보다 더 행복하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 중 하나로, 국내 최초로 월든의 풍경이 무려 66장이나 담겨 있고, 내가 몰랐던 소로의 또 다른 작품 '시민 불복종' 도 수록되어 있는 완역본이라니..이거야말로 소로의 세계로 떠날 수 있는 완벽한 시간이 아닌가 싶다.
 
예전에 이 책을 읽을 때는 '월든'이라는 책이 유명하기도 하거니와, 이런 자연 속 삶에 대한 책을 좋아해서 읽긴 했었는데 워낙 바쁜 와중에 틈틈히 읽었던 탓에, 100% 이 책의 진수를 느끼지를 못해서 아쉬웠었다.
이번에는 좀 천천히, 일부러 여유 있는 시간대에 읽으니 확실히 책에 탐닉할 수 있었다.
뒷편에 수록되어 있는 번역가 선생님의 해제에는 소로의 일생, 작품의 배경과 해설이 자세히 기재되어 있는데, 나는 월든을 읽기 전에 이 해제를 먼저 읽고 다 끝나고 다시 읽어본 덕분에, 월든과 거의 같은 시기에 쓴 '시민 불복종'에 대한 책까지 작품세계를 이해하기가 훨씬 더 수월했다. 
 
또한, 글로만 만나봤던 내 상상 속 월든 호수가를, 이번에는 전문 사진작가가 소로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찍었던 다양한 사진과 곁들여 만나보니, 소로가 2년여 동안 살았던 그 월든의 느낌이 이러했구나..라는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소로라는 인물과 월든 호숫가가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비폭력주의자인 간디, 마틴 루터 킹과, 톨스토이, 프루스트도 사랑했던 소로의 '월든' 과 '시민 불복종' 은 이처럼 훗날 많은 개혁가, 영적 지도자, 예술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16살에 하버드 대학에 입학할 정도로 명석했던 소로가 수많은 직업을 거치고 45살 이른 나이에 병으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그는 어떤 심정으로 이 세상을 바라봤을까...
먼저 사람이 되어야지 국민이 되어서는 안되고, 정의보다 법률을 더 존중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헨리 데이비드 소로 !!
비록 깊이있는 그의 세계관과 철학을 완벽히 이해하기에는 나라는 사람은 너무도 평범하지만, 그래도 이런 시간을 통해 그의 세계를 느껴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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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살인 2 - 내 안의 살인 파트너
카르스텐 두세 지음, 전은경 옮김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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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나 명성이 자자했던 명상살인을 드디어 만나봤다. 

1편이 출간되었을 때는 솔직히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았더랬다. 블랙 코미디나 명상과 살인의 조합..뭐 이런 요소들이 크게 매력적이질 못했는데, 아..명상살인을 읽은 블로그, 인스타그램 인친분들의 리뷰는 하나같이 매우 독특하고 참신하고 재미있다. 2편이 너무 기다려진다..등등 일색이어서 뒤늦게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후 다른 책에 밀려 계속 찜목록에만 들어가 있었는데 벌써 2편이 나왔다고 하니...순서대로 읽기 좋아하긴 하지만 이번만큼은 2편을 먼저 읽어보는 걸로..

 

부제인  '내 안의 살인 파트너'라는 문구도 그렇고, 5살 아이가 왜 사람을 죽였을까? 라는 책 소개와 이미지, 카드 리뷰 등을 보고 이 책에 피철철 살인사건이 등장하나 싶기도 했지만, 1편의 리뷰들을 보면 그렇게 잔인한 스릴러, 범죄소설은 아닌 듯한데, 그렇다면 과연 저 5살 아이의 존재는 무엇일까? 라는 궁금증이 마구마구 생기게 된다.

 

1편에서 다시는 살인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주인공이, 이 2편에서 의도치 않은 살인을 또 다시 저지름에 따라, 전문가와의 상담을 진행하게 되는데, 그 상담과정에서 주인공의 잠재된 분노, 컨트롤 할 수 없는 분노 조절의 원인이 바로 주인공의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상처받은 내면 아이의 영향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릴 때의 부정적인 환경에 의해 형성된 이 내면 아이는 성인이 된 후에도 성인의 인격체가 컨트롤 할 수 없다고 한다.

똑같지는 않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해리성 장애도 살짝 생각이 난다. 

암튼, 이렇게 알게 된 자신의 속에 있는 내면 아이를 끄집어 내서, 여러 사건들을 통해 그 아이가 충족하지 못했던 욕구도 충족해 주고, 관계를 회복해 나간다. 

 

소재 자체가 무척이나 참신하고, 처음에도 언급했지만 처음에는 명상과 살인이라는 조합이 왠지 와 닿지가 않았었는데, 2편을 읽고 나니 이렇게 이 둘이 조화될 수도 있구나..라는 매우 신박한 경험을 하게 해준 소설이었다.

출판사는 친절하게도 책의 뒤편에 1편과 아직 한국에 출간되지 않은 3편의 줄거리까지 소개해주고 있다.

3편도 조만간 나올 듯 한데, 3편 만나기 전에 이번엔 꼭 1편을 얼른 읽어줘야겠다. 

 

 

 

 

[ 세계사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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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아이즈
사만타 슈웨블린 지음, 엄지영 옮김 / 창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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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페이스북 등의 SNS 를 통해, 타인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나의 일상을 전혀 모르는 전세계인들에게 공유하는 현상은 현대에는 이미 일반화되어 있다. 그런데 이제 여기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어서, 나의 팔로워 혹은 팔로잉이 24시간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어떨까..

 

이 책 '리틀 아이즈' 는 바로 이러한 소셜미디어, 디지털 네트워크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변화할지에 대한 경고 아닌 경고를 내비치고 있다.

표지에 등장하는 토끼 인형의 이름은 '켄투키. 제목 리틀 아이즈는 바로 이 인형의 눈을 의미하고 있는데 이 인형의 종류는 용, 두더쥐, 까마귀, 부엉이 등 다양하다. 일종의 반려로봇의 비중으로까지 발전하게 되는 이 켄투키의 시스템은, 켄투키를 구입하는 소유자와, 온라인 제어 프로그램으로 이 켄투키를 조정하는 사용자로 연결되어져 있는데, 이 연결은 랜덤으로 이루어져서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알 수도 없고, 하나의 켄투키는 하나의 소유자-조정자로만 이용이 가능하다. 

 

누가 이런 시스템을 이용할까.. 싶은데, 소설 속 10명의 다양한 연령의 인물들은 이 켄투키를 너무도 애용한다. 

'21세기 프랑켄슈타인' 이라는 단어를 염두에 두고 읽기 시작해서인지, 초반부터 두근거리며 읽게 되고 뒤로 갈수록 켄투티로 인해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로 인해 스산한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세상은 너무도 빠르게 변화하고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지금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이 켄투키를 이용한 시스템이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단정짓기는 힘들 것 같아 그게 더 무섭다.

당분간 집에 토끼 인형은 들여놓게 되지 않을 듯..토끼 눈만 봐도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을 듯한 느낌이 들어서 무서워 !!!!

 

이 작가는 이 책으로 처음 만나보는데, 라틴아메리카 현대문학의 대표작가를 이번 기회에 알게 되어서 참 반갑다. 

 

 

 

 

 

[ 창비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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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
마리 오베르 지음, 권상미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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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뜻하는 것이 무엇일까..읽기 전부터 궁금했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비로소 이해가 간다.

이 책에 등장하는 두 자매는 무늬만 어른일 뿐. 성숙하지 못한 인격체의 소유자들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들의 이런 행동과 사고방식은 낯설지 않은 것이, 우리들 각자에게서도 충분히 보여질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해 엄마의 관심과 보호를 한 몸에 받아왔던 동생 마르테 를 향한 이다의 질투, 피해의식 같은 감정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이어진다.

하긴 이다가 처한 상황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 꼭 이다의 중요한 날 마르테가 아파서 결국 이다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다거나, 자신은 엄마 편이 되기 위해 이혼한 아빠를 찾아가는 배신행위 따위는 하지 않지만, 정작 동생은 아빠와 끈끈한 유대관계를 이어간다. 그럼에도 엄마의 보호와 관심은 여전히 동생에게만 향하게 되니..


성인이 된 후의 상황도 크게 바뀌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모든 것을 차지했던 동생 마르테는, 성인이 된 지금 남편과 남편이 전 부인 사이에서 나은 여섯살 짜리 딸과 가정을 이루고 있으며, 현재는 임신상태이다. 

마흔살 독신 여성인 주인공 이다는, 모든 것을 다 가진 마르테가 부럽기도 하고, 임신했다는 이유까지 더해져 여전히, 그리고 더더욱 어린아이처럼 엄마의 보호를 받는 마르테에게 질투를 느낀다. 아직 임신 초기인데도 걸핏하면 임신한 티를 내고, 배에 손을 대는 행동마저도 아니꼽기만 하다. 


게다가, 부모님의 별장은 동생과 자신이 공동 소유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동생 부부네가 대부분의 관리를 한마디 의논도 없이 처리하는 행동들도 불만이다. 자신이 비록 거의 그 별장을 방문하지 않음에도..그리고, 엄마의 생일날 그 별장에서 모인 가족모임에서 왠지 자신은 이방인 같은 느낌마저 든다. 

어쩌면 이다 스스로가 만든 의식의 테두리 안에서 혼자 힘들어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또 어떻게 보면 소설에서 보여지는 이다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독자들은 충분히 이해도 가는 상황이다. 


동생 마르테는, 진짜 얄밉다. 남편이 데리고 온 6살짜리 딸에게 새엄마로서의 행동이 아닌, 어떻게 보면 어린 딸과 맞먹는 행동까지 보인다. 이기주의에 어리광쟁이, 의존적인 여성 !!


점점 나이가 들면서 혼자라는 생각과 함께 어떻게든지 임신을 해서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이다의 절박함과 외로움이 참 현실적으로 와 닿는다.


이러한 자매간의 질투, 상대적인 박탈감의 미묘한 감정들이 200여 페이지라는 얇은 분량 안에서 고스란히 전해진다. 

노르웨이 여성 작가가 썼다는 생각에서일까..소설의 분위기가 독특하면서도 굉장히 흥미롭게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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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열 개의 길 - 로마에서 런던까지 이어지는 서유럽 역사 여행기
이상엽 지음 / 크루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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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좋았고, 특히나 세계사에 약한 나에게는 정말이지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웠던 책이다.

사실 유럽 여행 투어 가이드가 쓴 책이라 순간 패키지 여행이 떠올랐고, 그다지 깊이는 없을 듯 하지만 유럽을 둘러보는 기분으로 읽어보자 하는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웬걸 !!!

첫 페이지를 펼치자 마자 만난 '로마의 탄생' 과, 이어지는 로마의 이야기는, 나의 가장 취약했던 바로 그 부분을 너무도 이해하기 쉽고, 전체적인 윤곽을 정리할 수 있게 설명이 되어 있다. 뜻밖의 횡재를 한 느낌 !!

 

'유럽 열 개의 길' 은 이탈리아의 로마 - 피렌체 - 베네치아 - 밀라노, 스위스의 루체른 - 인터라켄 - 제네바, 프랑스의 베르사유 - 파리, 영국의 런던까지, 그야말로 서유럽 역사의 핵심이 되는 이들 장소들에 대한 역사서이자 인문서이다. 재미있는 문화 이야기까지 덤으로..

많은 부분이 교과서에서 봤던 내용들인데, 그 당시에는 다 별개로 외우기만 했던 것 같다. 그러니, 이해도 안되고 시험 보고 나면 잊어버리고, 세계사는 어렵고 따분한 과목이라는 생각이 오랫동안 자리해 왔었다. 

이 책 덕분에 이제 비로소 세계사라는 거대한 숲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세계사가 꽤나 흥미로운 분야라는 생각이 든다. 

워낙 세계사가 방대하다보니, 이렇게 쉽게 설명된 책을 시작으로 조금씩 깊이를 더해 가고 싶은데, 특히나 지금은 메디치 가문에 대해 좀 더 깊이있게 읽어보고 싶어진다.  

 

또한, 유명 관광지만 방문해서 인증 남기는 '인증샷 여행 스타일' 보다는, 한 곳에 오래 머물거나 소도시 여행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비록 관광객으로 바글거리는 장소일지라도, 서유럽의 역사의 흔적과 장소를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책에서도 얘기하고 있지만, 작은 도시에서 각자 최선을 다한 결과가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거나, 사소한 것들이 세계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게 다가온다. 

세계사를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세계사를 처음부터 쉽게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계기를 선사해 주리라 생각한다.

 



 

 

 

 

[ 크루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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