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 청소하러 왔습니다
양단우 지음 / 여행마을 / 202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는 직업군을 얘기할 때 흔히 화이트 칼라, 블루 칼라 로 구분짓곤 했었는데, 요즘은 고학력의 청년들도 소위 말하는 블루 칼라 직종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많이 접할 수 있는 것을 보면, 이제 이런 단어도 점점 그 의미가 모호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30대 청년이 140여일 동안 청소업계에서 고군분투했던 리얼 생존기이다. 그리고 그 외에 저자가 거쳐 왔던 다양한 직업과 직장에 대한 이야기들도 담겨 있다.

 

요즘은 별 희한한 앱이 다 있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청소앱 이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도,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앱을 이용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남의 집을 청소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닐꺼라 생각은 했지만, 저자의 너무도 리얼한 경험담을 읽고 있노라니 이 직업은 생각보다 훨씬 더 엄청난 육체노동을 필요로 하고, 웬만큼 멘탈이 강하지 않고서는 종사할 수 없을 것 같다.

집은 번지르르한 부자집 마님도 실상은 다 똑같구나 !!!  예쁘게 치장한 여자들이 실제 사는 집은 엄청 더럽다는 뉴스를 가끔 접하곤 하는데 이 책을 보니, 와!!! 정말 이런 사람들이 있긴 하구나 !!!! 상상초월 !!!!  더러운 속옷, 다 쓴 생리대, 구더기가 우글거리는 쓰레기통...우웩 !!!!

 

책 속의 별의별 케이스를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이 정도 되면 정말 극한 직업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래도 저자는 하루가 끝나면 받을 수 있는 일당을 생각하며 버티고 또 버틴다. 그리고 젊은 사람이 청소하면 왠지 미덥지 않다는 편견을 벗기기 위해 훨씬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이고, 대부분의 의뢰인들은 저자의 결과물에 대만족을 하는 걸 볼 수 있다.  

저자가 이 직업을 통해 가지게 된 생각.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다. 라는 생각이 왜 그리도 맘에 와 닿는지..

 

저자는 정말로 다양한 직업에 종사했던 만큼, 그리고 그만큼 힘든 시간을 거쳐왔기에, 이제 어떤 직업을 맞닥뜨려도 왠만해서는 무너지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작가의 길을 걷고 있으신 것 같은데 글도 솔직하고 재미나게 쓰시니 다른 직업 말고 주욱 작가로 일하셔서 좋은 책으로 자주 만나뵈었으면 좋겠다. 

 

 

 

 

[ 비전북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크크오리지널 1
윤재광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체적으로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처음부터 몰입감도 좋고 단숨에 읽힌다. 

조선시대와 현대 두 개의 배경이 이야기로 이어지는데, 이렇게 시간 차이 나는 배경 속 인물들이 뒤로 갈수록 어떤 연관이 있는걸까..처음부터 참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도둑질을 일삼고 자신의 출생에 대한 미스터리를 안고 살아가는 조선시대의 인물 서삼.

나이에 걸맞지 않게 순간순간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천재아들 '지호' 와, 임신 기간부터 돌연 자취를 감추고 행방이 묘연하기만 했던 아내 '희령' 으로 인해, 끊임없이 의구심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의사 '진우'.

 

사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의심스럽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서삼이라는 조선시대 인물이 현대에 살고 있는 진우, 희령, 지호와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서서히 드러나게 되는데, 그 실체가 꽤나 섬뜩하고, 어찌 보면 현실세계에서는 좀처럼 믿기 힘든 이야기일 수도 있다.

서삼이 자신의 이기적인 목적하에 일궈낸 마을의 분위기 또한 음산하기 그지없다. 이런 마을을 맞닥뜨릴때면 어김없이 영화 '이끼'가 연상되곤 한다. 

 

이 책의 구성은 각 챕터의 분량이 길지 않아 이야기의 흐름이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느낌인데,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구성이 더 긴박감을 조성하고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아, 이야기에 몰입하기가 더 수월했던 것 같다. 

살아있는 인간의 혼, 영생, 불로장생 등의 소재를 미스터리한 분위기와 적절히 어우러져 탄생한 이 한 편의 작품은, 영화로 나와도 꽤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숨은 저자를 발굴해낸다는 취지하에 만들어진 부크크 오리지널 시리즈는 이번 1편 '혼'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꽤 다양한 색깔의 작가를 만나볼 수 있을 듯해서 기대가 된다. 

 

 

[ 부크크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허상의 어릿광대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7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가와 교수와 구사나기 형사 콤보를 알게 된 것은 '용의자 X의 헌신'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는데 그 책이 그 유명한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라는 사실도 그 당시에는 잘 몰랐었다. 그래도 두 주인공이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다시 만났으면 했는데, 아주 오랜만에 이번 신간으로 그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현혹하다, 투시하다,들리다,휘다,보내다,위장하다,연기하다 의 7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 이번 작품은, 인터넷 책소개도 그렇고, 목차만 보고도 당연히 장편소설인줄 알았는데, 단편소설이다. 이 작가의 단편은 처음인데 요즘은 또 개인적으로 단편이 은근히 좋아져서 에이..단편? 이 아니라 오!! 단편 !!! 이렇게 반응이 온다. 

 

아무래도 친구인 천재 물리학자의 도움을 빌려서 수사를 파헤치는 흐름이다 보니 각 이야기의 사건의 소재도 물리,화학적 그 비슷한 요소가 들어가게 마련일텐데, 역시나 7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저자가 마련한 소재의 다양성에 감탄이 절로 난다.

독특한 것은 초자연, 염력, 사이비 등과 같은 비과학적인 소재에 대해 마이크로파, 뇌자기, 전자파, 적외선 등의 과학적, 물리적인 소재로 사건을 해결하고, 그 뒤에는 심리적 요소까지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이다. 

평소에도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추리하고 범인을 찾는데 무척이나 둔하지만, 이 책은 특히나 물리,화학적 트릭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혼자 추측하고 추리하는 건 일찌감치 포기 !!!! 

단편이라 빠르게 전개되고 빠르게 마무리되는 부분이 없진 않지만, 7편의 이야기 모두 식상하지 않아 좋았다.

 

이제 겨우 두 편의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를 읽은 셈이지만, 이 두 캐릭터는 참 마음에 든다.

남의 의견에 귀기울일 줄 알고 왠지 따스한 인성이 느껴지는 구사나기 형사도 그렇고, 냉철한 듯 하지만 친구와 끈끈한 우정 앞에서는 역시나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는 유가와 교수도 그렇고..이번이 벌써 시리즈 7이라고 하니, 나머지 못읽은 5편도 좀 찾아봐야겠다. 

 

 

 

 

[ 재인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방지축 변 감독 - 포복절도 황당액숀 체험기
변정욱 지음 / 달꽃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스펙터클 실화' 라는 문구를 보면서도, 뭐 어느 정도길래 그럴까 싶었는데..실제로 읽어본 소감은....정말이지 과대묘사한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저자가 겪은 사건들 자체가 영화보다 더 영화같다. 

제목도 이 책의 분위기와 아주 잘 맞아떨어진다. 평소 영화감독하면 왠지 무게감이 느껴지고, 범접하기 어려운 그런 분위기를 연상하게 되는데 변감독님 정말 천방지축이시다. 이정도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감독님을 만날 줄이야. 

나는 책이나 영화 보면서 잘 안 웃는 편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나도 모르게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 영화계의 대부이자 전설이신 변장호 감독님의 아들인 저자는 어릴 때부터의 환경적 요인으로 자연스럽게 영화인의 길을 걷게 되는데, 이 책에는 유학생의 시절서부터 현재까지 저자가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담겨 있다. 

아무래도 그 당시 내놓으라 하는 유명감독님의 아들이었고 저자 본인도 영화계에 몸담고 있다보니,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나 저자의 주변인물들이 다 유명인물들이다. 장예모 감독, 첸카이거 감독, 서극 감독, 마이클 더글라스, 배우 윤정희, 앙드레 김, 그룹 블랙 사바스, 옆집에 사는 안기부 간부 아저씨 등등..

 

유학시절 겪었던 총기사고와 경찰로부터 받은 엄청난 폭행사건은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목숨이 위태로왔던 절체절명의 순간들이었다. 

어릴 때 정말 재미있게 봤던 영화들 '붉은 수수밭' '늑대와 춤을' ' 터미네이터' ' 황비홍' 에 얽힌 영화 판권 이야기들과 세계영화제에서 영화를 계약하는 과정 등은 너무 흥미롭다.

사실 변장호 감독님에 대해서는 워낙 유명하신 분이시라 이름은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나에게는 그냥 유명하신 감독님 정도였었다. 그런데, 여배우를 비롯한 영화 관계자들과 자칫 실수를 범할 수도 있기에 평생 술과 담배를 멀리 하시고, 가정에 충실하셨던 분, 자기 관리가 철저한 분이시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이 감독님이 새삼 너무 멋지게 느껴진다.

이러한 분의 아들이니, 알게 모르게 꽤 큰 부담감과 아버님의 쌓아올리신 업적을 생각해서라도 올바로 생활해야한다는 책임감도 가졌으리라 생각한다.

 

지금은 작가로도 성공하셔서 북토크도 여시고, 아무래도 감독이라는 직업보다 일반인들과 훨씬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어서 참 좋다. 

이 정도로 재미있는 책을 쓰셨으니, 전작인 '8월의 화염' 도 궁금해졌고, 앞으로의 작품도 영화든, 책이든 꽤 기대가 된다.

 

 

 

 

 

 

[ 달꽃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이지 않는 소장품 - 슈테판 츠바이크의 대표 소설집 츠바이크 선집 (이화북스) 2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상원 옮김 / 이화북스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 !!

그동안 마리 앙투와네트-베르사유의 장미, 스코틀랜드의 여왕, 광기와 우연의 역사, 어제의 세계, 발자크 평전..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고, 점점 많은 작품들이 번역되어져 나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 

이번에 출간된 '보이지 않는 소장품'에는 츠바이크의 대표적인 단편 5개가 들어있는데, 대부분이 인간의 심리와 내면세계를 정확히 꿰뚫는 듯한 느낌이다.

 

마냥 믿었던 어른들의 위선과 배신으로 혼돈과 절망을 느끼는 소년의 그 심리가 고스란히 전해지고, 자신의 외도를 들킬까 하루하루 가시방석에 앉은 듯불안한 주인공을 보면서, 그러한 상황에서 겪게 되는 그 불안하고 두려운 심리가 200% 공감이 갈 정도로 리얼하게 전해진다. 한평생을 오로지 한 남자만 사랑했던 여인이 죽기 전 써내려 간 편지를 보면서, 세상에 이런 사랑이 있을 수 있을까..그 애절함에 마음이 아프다.

예술품 소장가 노인은 시력을 잃은 탓에 비록 지금은 눈으로 보지는 못하지만, 오랜 세월 가슴 속에, 기억 속에 자신의 소장품을 담아두었다. 그 소장품에 대한 애정이 참 슬프게 다가온다. 

 

이렇듯, 각 이야기마다 마치 긴 장편을 읽는 듯한 강렬함과 흡입력을 느끼면서 역시!! 츠바이크 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야기의 흐름 자체도 살짝 미스터리한 느낌이 드는 것이 마지막까지 이야기가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전혀 예측할 수도 없거니와, 어쩌면 이토록 인간의 심리를 잘 표현할 수 있는지..각 이야기마다 마치 내가 그 주인공이 된 듯 절로 감정이입이 됐다.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결국에는 아내와 동반자살로 생을 마감한 츠바이크의 작품을 이렇게 만날 때마다, 좀 더 오래 살았다면 더 많은 작품이 탄생했을텐데 너무도 안타깝기만 하다. 

평전에 특히 탁월한 재능이 있었고,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도 츠바이크의 소설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할 정도로 예술분야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츠바이크의 작품이 앞으로도 많이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츠바이크의 작품을 아직 만나보지 못한 독자라면, 평전이든 소설이든 꼭 하나쯤은 읽어봤으면 좋겠다. 

 

 

 

 

 

 

[ 이화북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