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무죄
다이몬 다케아키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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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묵직한 사회파 미스터리를 만나보았다. 하루만에 푹 빠져 읽을만큼 몰입감, 가독성, 재미 보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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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영혼의 이용
마쓰다 아오코 지음, 권서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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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제목이나 표지를 보고 내용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는 하는데, 이 소설은 그 어느 쪽으로도 예측불허이고, 띠지를 보고서야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어느 날 세상에서 '아저씨'들이 사라져버린다면? " 응? SF소설인가 싶었는데 장르를 보니 SF 소설이 맞다.

일본 페미니스트 여성작가의 대담한 도전이라는 띠지에 걸맞게 이 소설의 내용은 상당히 직설적이고 다소 극단적이기도 하다. 

일본사회에서 오랜 세월 내재되어 왔던 '여성' 에 대한 편견과 대우, 시각을 소설 속 주인공의 입을 빌려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일본사회, 더 정확히는 일본 남자들이 여학생의 '교복' 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성적 이미지는 놀랍기만 하다. 교복을 입은 여학생에 대한 시선이 그렇게 불순해서야....우리나라도 그런가? 아니지 않나?? 

일본 여자 아이돌들이, 성적인 대상으로 취급받는 주변 시선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환경은, 우리나라의 아이돌의 현실과도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다.

사내에서 부당한 성적 희롱을 당하고도 여성이 피해를 봐야 하는 현실은, 한때 휩쓸고 지나갔던 미투 운동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일본 사회내의 여성의 위치를 언급하는 부분에서는, 실제로 일본여성들의 목소리가 작고 간드러지고 애교스럽고 살짝 낯간지러운 톤을 가지고 있는 것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기도 하다. 

 

소설 속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는 '아저씨' 라는 존재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저씨가 아닌,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만 대하는 사람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남성뿐만이 아니라 여성도 포함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아줌마' 라는 호칭에서 떠오르는 부정적인 이미지처럼, 자칫 이 소설에서 이상한 남자를 '아저씨' 로 표현함으로써, 세상 모든 남자들을 싸잡아 나쁜 놈으로 몰아세우는 듯한 느낌도 없지 않았다. 

앞서 얘기했듯이 이 소설에서 언급하는 아저씨에는 여성도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한참 뒤에서 알 수 있었지만, 그렇다면 '아저씨' 가 아닌 다른 단어로 표현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 남성들 입장에서는 썩 유쾌하지만은 않을 것도 같다. 

 

소설인듯, SF 소설인듯 싶지만, 현실적 내용이 어느정도 반영되었기에 소설로만 치부할 수 없는 씁쓸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페미니즘에 관심이 있거나, 페미니즘에 관련된 책을 읽어보고 싶은 사람은 꽤 흥미롭게 읽힐, 독특한 소설이다. 

 

 

 

 

[ 한스미디어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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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 오브 라이프 - 삶을 마감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아서
사사 료코 지음, 천감재 옮김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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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웰빙이라는 단어가 유행했는데 언젠가부터 웰다잉이라는 단어가 100세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더욱 중요하게 다가오는 듯 하다.

이번에 만나본 '엔드 오브 라이프'라는 책은 '삶을 마감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아서'라는 부제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병원의 짜여진 시스템이 아닌 자신의 의지대로, 원하는 방식대로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러한 선택이 가능한 것은 바로 '재택의료' 의 시스템 덕분이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이전에 이미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일본은 아무래도 이런 사회적인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이러한 재택의료 현장에서 만난 의료진, 환자와 보호자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이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환자, 혼자 거동도 못하는 노인환자분일지라도 본인이 원한다면 집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끔 의료진의 철저한 관리와 보호가 뒷받침되고 있는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의료진의 희생과 노고가 대단하다.

말기암을 앞둔 환자들이 가족과 여행을 떠나는 경우에 이들도 같이 동반을 한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동반까지는 이들의 의무가 아님에도 마지막을 정리하고자 하는 환자들을 결코 외면하지 않는다. 제대로 된 의사를 만나는 것도 복인것처럼, 이렇게 직업정신에 인간애까지 갖춘 의료진을 만나는 것도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죽음이 다 마음 아프고 안타깝지만 이 책에서 특히 마음 아팠던 죽음은 바로 저자의 어머님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한다면, 그 곁에서 7년간 극진히 간호한 아버지의 모습이다. 의식은 있지만 전신마비로 눈동자마저 움직이지 못하는 락트인 증후군을 앓았던 어머니를 집에서 홀로 너무도 깔끔히, 완벽하게 간호하는 모습은  감동 그 이상이다. 그토록 헌신해서 간호했던 아내의 죽음 이후 홀로 남겨진 아버지가 너무 마음아프다.

그 반대로,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 혼자 몸을 가누지 못하는 아버지를 집에서 간호하는 한 50대 아들의 처절함은 어쩌면 재택치료의 시스템에 희생되는 가족의 모습일 수도 있다. 긴 병에 효자없다는 말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님을 이 한 가족의 예만 봐도 절실히 느끼고 공감할 수 있다. 

 

죽음을 앞두고 병원의 수많은 의료기구에 의존해 단지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과연 의미있는 것일까,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면 환자 스스로 알고 주변정리를 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아니면 모르게 놔두는 것이 환자에게 더 좋은 것일까..

결코 생각만으로 쉽게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으니, 사랑하는 가족과 남은 시간을 함께 하고 주변정리를 하는 것이 환자 자신에게도, 남은 가족에게도 좋은 방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있음의 소중함, 그리고 웰다잉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 스튜디오오드리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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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 - 사르담호 살인 사건
스튜어트 터튼 지음, 한정훈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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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강렬하고 다소 섬뜩한 표지만큼이나 제목 또한 다분히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요소들도 꽤나 흥미로운데, 일단 배경과 장소는 1634년 네덜란드령 동인도제도 바타비아에서 암스테르담으로 출발하는 사르담호라는 배이다. 흥미를 자아내는 단어들로는 탐정,사형수,문둥병자,악마,전직마녀사냥꾼,예언,욕망..등을 들 수 있다.

장르는 고딕 미스터리, 밀실 미스터리 !!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다시금 이 책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등장인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이 책은 읽으면서 인물과의 관계가 그다지 복잡하지 않게 느껴지고, 중간중간 인물에 대한 설명이 대화중에 언급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기억하기도 쉽다. 앞부분에 정리된 등장인물 소개가 도움이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실제로 배 안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악마로 표현되는 '올드 톰' 의 분위기가 고조되기까지는 600여 페이지 가운데 한참은 읽어야 만나볼 수 있지만, 그 전까지도 은근히 서서히 독자의 숨통을 조여온다고 해야할까..과연 이 배가 악마의 출현으로 자초될 것인가, 문둥병자의 저주로 이 사르담호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거지..제목에서 표현되는 여덟 번째 불빛의 정체는 뭘까.. 등등 이런저런 상상을 하면서 읽느라 지루할 틈이 없다. 

 

탐정은 배 안의 감옥에 갇히고, 그를 보호하는 일을 맡은 아렌트 헤이즈라는 인물이 사실상 큰 활약을 보인다는 점도 흥미롭고, 그 시대에 존재조차 인정받기 힘든 여성, 그것도 탐정을 감옥에 가둔 총독의 아내가 이 소설의 중심 인물로써, 아렌트를 도와 여러모로 활약하는 점도 재미있다. 

뒤로 갈수록 음모가 밝혀지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는 부분도 설명이 친절히 되어 있어, 나같이 추리에 이해도가 낮은 사람한테도 친절한 소설이다. 

 

고딕 미스터리가 선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실컷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저자는 소설의 뒷부분의 내용은 실제의 사건을 모티브로 썼다고 하니 어느 정도 실화역사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덤으로, 이 책은 벽돌책임에도 불구하고, 제본이 꽤나 잘 되어 있어서 책이 반으로 갈라지기 쉬운 벽돌책의 위험에서 다소 안심할 수 있었다. 

 

 

 

 

[ 하빌리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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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슐리외 호텔 살인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 잊혀진 미스터리 작가 시리즈 1
아니타 블랙몬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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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멜리움 출판사에서 잊혀진 미스터리 작가 시리즈를 선보이려나보다. 그 첫 번째 주자가 바로 이번에 읽게 된 '리슐리외 호텔 살인' 이다. 

고전틱한 분위기의 표지가, 이 소설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1937년에 씌여진 이 추리소설은 고전 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데, 애석하게도 저자가 추리소설은 단 2편만을 남긴 채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버려서 더 이상은 만나볼 수가 없다. 

 

워낙 등장인물의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고, 인물들에게 익숙해지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나에게 이 책은 처음에는 많은 인물들에 집중하느라 진도가 잘 안나갔다. 그래도 어찌어찌 겨우 머리 속에 정리가 되고 나니 내용이 제대로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읽으면서 언뜻 최근에 봤던 영화 '나일강의 죽음' (원작은 안봤기에) 이 떠오르기도 했다.

 

호텔에 장기투숙하면서 호텔에 드나드는 사람들, 호텔에 머무는 숙박객에 대해 꿰차고 있는 주인공 캐릭터가 재미있다. 

각각의 비밀과 사연을 안고 있는 많은 등장인물들은 호텔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시간대에 모두 알리바이가 없음으로 인해 용의선상에 오르게 되는데, 연이은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주인공은 이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직접 나서서 사건을 해결하고자 하는 주인공의 행동은 당연히 어설프기만 하지만 한편으로는 유쾌하다.

 

마지막에는 반전이라면 반전일 수도 있는 내용도 있긴 한데, 워낙 현대 추리미스터리물에서 다양하고 완벽한 반전을 맛본 독자에게는 다소 밋밋할 수도 있지만 또 이런 담백한 맛이 고전추리의 묘미인 것도 같다. 

고전 추리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참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 작가의 작품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 하다. 

 

 

 

 

 

 

[ 키멜리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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