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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휘명 지음 / 히읏 / 2022년 2월
평점 :
품절

첫 페이지부터 느낌이 좋다.
로맨스 소설이라 반반의 마음을 안고 시작했는데 의외로 맘이 설레고 공감!!! 까지 전해진다.
이제까지 로맨스 소설은 미혼자들의 몫인줄로만 알았더랬다. 결혼하고도 한참이 지난 사람들에게 가슴 설레는 로맨스는 아주 먼 세상의 얘기라고..
그런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뭐랄까. 메말랐던 감정에 그리움, 사랑, 아픔 이런 감정들이 새록새록 다시 피어나더라.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책을 읽어내려갔다. 또 한편으로는 특유의 다소 건조하고 덤덤하면서도 빠져드는 일본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도 든다.
문장들이 너무 예뻐서, 표현 하나하나에 공감이 가서 당연히 여성작가인줄 알았는데, 오호!! 작가님이 남성분이셔. 어쩜 이토록 감성적인 소설을 쓰실 수 있을까? 어쩌면 작가님의 경험담이 녹아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랑하고 이별하는 두 연인의 감정이 오롯이 전해진다.
극과 극의 성격과 취향을 가진 효빈과 성하.
따스하고 포용력 강하고 미술관과 독립영화를 좋아하는 나이스한 효빈!
어디로 튈지 모르고 다소 제멋대로이고 사랑이 다소 결핍되어 있고 빵과 헐리웃 영화를 좋아하는 성하 !
소설은 이 연인이 헤어지고 난 시점에서 출발한다. 헤어진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두 사람은 연애시절 사용했지만 지금은 쓰지 않는, 같은 색과 기종의 옛날 핸드폰을 열어 그 당시 주고받았던 메시지를 읽으며 서로 다른 곳에서 서로를 여전히 그리워한다.
보통 사랑에 눈이 멀어 주고받았던 메시지를 나중에 읽으면 스스로도 오글거리고 얼굴이 화끈거리는 경우도 있을텐데, 이 둘은 그 당시의 메시지를 읽으며 그 감정, 그 시간을 너무도 그리워하는걸 보면 이 둘 꼭 다시 만나야 한다. 이승철의 노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가 떠오른다.
달달함 보다는 무미건조함 속의 애틋함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갑자기 '건축학 개론' 이 다시 보고싶어졌다.
또는 '내가 고백을 하면' ( https://blog.naver.com/minsu717/70160054245 )이라는 영화가 문득 떠오른다.
그러고 보니, 이 한편의 소설로 떠오르는 게 많네. 영화,음악, 소설 ...
참, 성하가 혼자 떠났던 여행길. 비록 성하는 외롭고 가슴 아픈 여행길이었고 특별할 것이 없지만, 그 전철근교여행이 참 분위기 있어 보인다.
조용한 밤에 혹은 조용한 카페에서 읽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소설이다.
[ 히읏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