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자들이 떠도는 곳
에이미 하먼 지음, 김진희 옮김 / 미래지향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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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고 그래서 자주 읽게 되는 장르 가운데 하나인데, 이번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미국 서부개척시대와 관련된 책은 거의 읽어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의 분위기가 굉장히 생소하면서도 신선하게 느껴졌다.

더군다나 이 책의 남자 주인공인 존 라우리가 인디언 어머니와 백인인 아버지를 둔 혼혈인으로써, 작가 남편의 5대 조부님이라는 점과그 외의 몇명의 인물도 실존인물이라는 점이, 이 소설이 결코 소설로만 다가오지 않는 이유이다.

 

또 한 명의 주인공인 나오미라는 여성은 스무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은 후 부모님을 따라 캘리포니아로의 이주행렬에 나서게 된다. 2천 마일이라는 엄청난 거리를 오로지 말과 노새, 마차, 때로는 두 다리에 의존해야 하고, 언제 맞닥뜨릴지 모르는 폭풍우, 콜레라, 탈수증 게다가 원주민의 공격까지..이들이 거쳐가야 하는 그 여정은 척박하고 험난하기 그지 없다.

 

이러한 죽음과 공포, 고통으로 가득찬 이 대이동 속에서 나오미와 존의 서로에 대한 사랑은 그 어떤 것보다 더 큰 힘과 용기를 심어준다. 특히, 굉장히 강인하고 솔직하고 희생적인 나오미를 보면서 그 시대의 여성들의 강인함이 절로 느껴지곤 한다. 그렇게 강인하지 못하면 그 대열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병으로든 사고로든 일찌감치 낙오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인 것 !

 

이 소설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원주민과 이주민들간의 대립과 갈등을 보면서 두려움을 안고 미지의 세계로 떠날 수 밖에 없었던 미국 이주민과, 그들로 인해 자신들의 땅에서 자꾸만 밀려갈 수 밖에 없었던 원주민들의 희생을 보면서 양쪽이 다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원주민의 입장에서는 이주민이 침략자로밖에 여겨지지 않지만 그럼에도 이런 이주민을 돕는 추장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놀랍기만 하다.

실존인물인 이 와샤키 추장은 미국 정부와의 협상에서 자신의 영토를 보유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원주민 추장 중 한 명이었고, 자신의 이야기를 후세에 책으로 쓸 것이라고도 예언했다고 할 정도로 굉장히 뛰어난 인물이었던 것 같다.

 

이렇듯 실존 인물을 배경으로 실제했던 역사를 다룬 소설이라는 점에서 한 편의 대서사극을 만난 느낌이다.

이 책을 통해 무지했던 서부개척시대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고 더 자세한 역사물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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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숲 양조장집
도다 준코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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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키상 후보작인 < 대나무 숲 양조장집 > 은 제목에서부터, 표지에서부터 이 소설의 느낌이 잔잔히 전해진다.

 

150년 가까이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간장 양조장 가업을 배경으로, 이 가업을 지켜나가고자 하는 할머니, 양조장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로지 그림 그리기에만 몰두하는 아빠, 요리솜씨를 비롯해서 손재주가 무척 뛰어나지만 도벽이 심하고 세상물정 모르는 철없는 엄마, 항상 밝게 생활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런 엄마에 대한 애증이 깊은 긴카, 그리고 긴카의 어린 고모와 주변인물들이 등장한다.

 

이 소설은 이러한 다양한 인물들간의 대립과 갈등이 주를 이루는데, 그 근본에는 가업의 대이음이라는 막중한 의무가 항상 따라다닌다.

할머니 다즈코는 가업을 이어가기 위해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딸도 데릴사위제로 결혼시키려 한다. 요즘 세상에 이 데릴사위에 응할 젊은이가 과연 있을까? 그런 상황이니 그렇지 않아도 자유분방하고 시골에 묻혀 살기 싫어하는 그 딸은 결국 가출해버리고, 긴카의 가족에게도 불행한 일이 닥친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잔잔한 듯 싶지만 그 안에는 주인공 긴카를 비롯한 인물들의 파란만장한 인생사가 펼쳐지는데, 그 중 엄격하고 오로지 가업을 잇는데 한평생을 바친 강인한 할머니 다즈코라는 인물이 꽤나 인상적이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비밀을 알게 되었을 때는, 왠지 연민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인물은 바로 주인공 긴카 !!! 긴카야말로 가장 희생적이면서도 속이 깊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잘 극복는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이 소설은 인간의 운명을 가족사와 가업이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그들의 사연과 비밀을 매끄럽게 풀어내고 있어 서 재미있게 술술 읽힌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영화보다는 애니로 만나보면 더 감성적일 것 같다. 대나무 숲을 배경으로 하는 양조장의 풍경도 참 고즈넉할 것 같고, 특히나 긴카엄마의 그 맛깔스러운 수많은 요리들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책의 감상과는 별개의 이야기일 수 있는데, 책 속에 구타니 접시에 대한 언급이 잠깐 나와서 궁금한 참에 검색해보았는데 정말 유명한 접시인가보다. 참 예쁘고 디자인이 정말 다양하고 고급지다. 수백년의 전통을 이어온 일본명품그릇이라고 하는데, 살림 좀 하는 주부라면 당연히 알만한 고급 브랜드인가 싶기도 하고..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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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학대에서 벗어나기
비벌리 엔젤 지음, 정영은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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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가스라이팅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이 책은 정서적 학대와 관련하여 이 가스라이팅을 포함한 좀 더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35년간 정서적 학대 피해자 뿐만 아니라 가해자와도 상담하면서 이들의 심리를 치료해주고 있는 세계적인 전문 심리치료사인 저자 스스로도 이 책에 대해 " 지금까지 쓴 책 중 가장 중요한 책이 될 것" 이라고 말할 정도로 깊이있고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정서적 학대는 신체적 학대에 비해 덜 알려져 있고, 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지만 정서적 학대야말로 인간의 정신을 파멸시키고, 회복되는 단계도 오히려 더 느릴 수가 있다고 한다.

 

수치심은 인간이 느끼는 가장 강력한 감정 중 하나이지만 스스로는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감정이라고 한다. 이 수치심이라는 감정이 불러오는 치명적인 악영향에는 자기혐오, 자기파괴, 자기방임, 중독행위, 분노, 고립 등등 있는데, 그저 단순하게만 생각했던 이 수치심이라는 감정이 이 정도로 인간에게 위험하다는 사실에 놀랍기만 하다.

 

이 책에서는 정서적 학대의 핵심 감정인 이러한 수치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실제 예를 많이 들어 설명하고, 자기강화 훈련방법 등 이러한 정서적 학대 관계를 끊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또한 부득이하게 관계를 끊지 못할 경우에 자신이 주도권을 가지고 가해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그리고 관계를 끊었을 경우에는 그 후에 반드시 진행해야 하는 치유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사회적 관계를 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이기에 이러한 부정적인 관계가 의도치 않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허다할테고, 우리 모두는 어쩌면 이 책에서 언급하고 제시하는 정도의 강도는 아니라 할지라도, 누군가에게 정서적 피해를 주고 있고, 또 나도 누군가에게서 정서적 학대를 받았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쉽게 상처를 주고받는 것은 다름아닌 부부, 형제 등 가족의 관계라는 생각도 든다. 지금 현재 심각한 정서적 학대를 받는 상황이 아니더라도 이 책을 통해 올바른 인간적 관계에 대해 되짚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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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자들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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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존 그리샴의 법정 스릴러물!!

최근에 존 그리샴의 < 카미노 아일랜드 > 도 흥미롭게 읽었지만 그래도 존 그리샴은 뭐니뭐니해도 이런 법정 스릴러물이 제격이지!!

 

이번 소설의 주인공은 컬런 포스트라는 남자로 신부이자 전직 국선변호사이고, ' 수호자 재단 ' 이라고 불리우는 비영리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이 단체는 무고한 장기수들의 결백을 증명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무고를 주장하는 그 수많은 의뢰인 가운데에서 일단 감으로 그들의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를 가려내야 하고, 그렇게 선별된 건수들도 일단 전선에 뛰어들어 조사를 해야지만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만큼 시간과 노력과 돈을 필요로 하는 대단히 힘든 일이지만, 여기에 종사하는 포스트를 비롯한 직원들은 하나의 정의를 위해 자신들의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까지 이들을 돕는데 발벗고 나선다.

 

이 소설에서 포스트가 무죄를 증명하고자 하는 인물은 한 백인 변호사를 처참히 살해한 혐의로 22년째 수감중인 흑인 운전사 퀸시 밀러이다. 위증한 사람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을 시켜야 하고, 증거물 등 22년 전 사건을 다시금 조사해야 하는 등 포스트가 그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수많은 과정들 그리고 자칫 목숨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위험한 주변상황들이 드라마틱하게 전개되고 있다.

 

법정 스릴러물이라 전개가 빠르게 진행되진 않지만 전혀 지루할 틈 없이, 포스트가 한단계씩 파헤쳐 나가는 과정이 정말 짜릿하게 느껴질 정도로 흥미롭다.

증거가 인멸되고 검사와 경찰이 한통속이 되어 위증이 난무하고 비리가 판을 치는 법의 세계. 힘 없는 시민들 특히나 사회적 소외계층이 고스란히 그 피해를 입고 지금도 누군가의 죄를 대신해 수감되어 있다는 사실이 참 맘이 아프고 답답하기만 하다.

이 소설도 그런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씌여졌는데 실제 인물은 2019년에 일곱번째 가석방 심사에서 탈락되고 점점 나빠지는 건강상태로 여전히 수감중이라고 한다. 이런 피해자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을까..심지어 사형제도로 억울하게 희생된 피해자들도 너무 많을 것 같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보는 존 그리샴의 법정 스릴러물. 흥미로운 소설을 통해 독자들에게 이런 문제점을 다시금 알려준 존 그리샴에게 새삼 감사하고, 또한 소설 속 포스트와 수호자 단체의 직원들처럼, 현실에서 이런 활동을 하는 비영리단체 직원들에게 무한한 응원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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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셀프 트래블 - 2023-2024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4
박정은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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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출판에서 출간되는 책 중에서 특히나 셀프 트래블 여행 시리즈는 항상 믿고 보게 된다. 예전에 어느 출판사의 여행 시리즈를 읽은 적이 있었는데, 내용도 짜집기 한 게 여실히 드러날 정도로 앞뒤 문맥이 하나도 안맞는 부분이 정말 많았고 내용 자체도 잘못된 부분이 많아 딱 한 권 읽고 그 출판사의 그 시리즈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데 여전히 엄청나게 시리즈로 나오는 걸 보고 매번 놀라고 있다.

 

그런 점에서 상상출판의 이 여행 시리즈는 가장 최신의 정보가 정말 보기 좋은 배치와 알찬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행 가이드북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이 최신정보 아니겠는가? 책 속의 정보가 틀려서 가뜩이나 긴장되고 지치게 되는 여행지에서 헛걸음마저 치게 된다면 얼마나 맥이 빠질까? 게다가 이 시리즈 책은 무겁지도 않아서, 여행에서 필수 아이템으로 손꼽을 만하다.

 


 

너무도 다양한 정보들이 각각의 컨셉과 주제별로 잘 구분되어 있어서 필요한 부분만 골라 읽기도 너무 좋은데, 특히나 내가 좋았던 부분은 " 파리에서 꼭 해봐야 할 모든 것 " 코너였다.

한달 전 유럽여행 때, 방문하는 곳마다 그 곳 현지인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걸 그대로 즐겨보고 싶은 맘이 컸었는데 일부 나라는 성공했고 일부 나라는 정보 부족으로 잘 이루어지지가 않았었다.

그래서 이번 책에서 이 부분이 당연히 눈에 확 들어왔고 내 마음은 다시 유럽 그 중에서도 파리~로 향하고 있다.

 

여행지에서는 당연히 그 곳의 맛집을 찾게 마련인데,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 소개해 주고 있는 파리의 프렌차이즈 음식점도 꽤나 도움이 될 것 같다. 소개글에 간단히 적혀 있는 것처럼, 프랑스어를 모르는 여행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음식점이라 실패하지 않고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음식" 이라고 저자가 소개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듯 !!!

 

지금 파리여행을 계획하시는 분이라면 그 어떤 여행가이드북보다 이 셀프트래블 시리즈를 선택하면 좋을 것 같다.

요즘은 SNS가 대세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런 가이드북이 꼭 필요한 경우도 있으니 가방 속에 꼭 담아가시길 !!!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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