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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넘 숲
엘리너 캐턴 지음, 권진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평점 :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게릴라 가드닝 ' 이라는 단어를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도심에 버려지거나 아무도 돌보지 않는 땅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활동을 일컫는 말인데, 이 소설은 바로 이 활동과 스릴러물이 접목된 매력적인 내용을 선사하고 있다.
얼핏 제목만 봤을 때는 버넘 숲이라는 가상의 숲에서 벌어지는 환경 이야기를 다루는 줄로만 알았는데, 알고 봤더니 이 < 버넘 숲 > 은 숲의 명칭이 아니라 바로 게릴라 가드닝 단체의 이름이다.
이상적인 꿈을 안고 시작한 이들 단체는 5년이 지난 현재 현실적인 문제와 맞닥뜨리며 점점 침체되어져만 간다.
리더인 미라는 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산사태로 고립된 마을 손다이크를 활용하고자 탐사하던 중, 억만장자이자 드론업체 CEO 인 로버트 르모인을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로부터 버넘 숲의 재정적 지원을 약속받게 된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행동 뒤에는 손다이크에서 진행되는 비밀스런 프로젝트의 음모가 숨겨져 있다.
이들의 계약을 유일하게 반대하는 사람은 버넘 숲의 초창기 멤버였던 토니이다.

이 소설에서는 버넘 숲 단체쪽 인물로 미라, 미라의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는 셸리, 그리고 토니 이렇게 3명이 나오는데, 미라는 단체의 리더 치고는 조금 그 존재감이 약하게 느껴진다. 자신의 단체를 위해 르모인의 제안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그의 존재감에 살짝 밀렸던 것은 아닌지..미래가 보이지 않는 버넘 숲에서 나오고 싶어하며 내면의 갈등을 겪는 셸리 또한 마찬가지.
반면, 어쩌면 이 버넘 숲의 제 3자의 존재라고도 볼 수 있는 토니의 역할이 점점 두각을 나타낸다.
처음부터 르모인의 제안을 수상쩍게 여기고 버넘 숲의 미래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그의 제안을 덥석 물어버린 미라의 결정을 강력히 반대하는 인물. 버넘 숲에는 이런 인물이 진정 필요하다고 본다.

이 소설은 우리가 흔히 마주하는, 뭔가 사건이 터지고 그걸 파헤치는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의 스릴러와는 결이 다르다.
그러나, 손다이크에서 비밀리에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르모인의 탐욕과 이를 지키기 위한 잔혹한 행동, 각각의 인물들 간의 갈등과 의혹 등이 잘 표현된 심리 스릴러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손다이크 하늘에 쫙 깔려 있는 감시 시스템 드론, 르모인이 그 지역에 깔아놓은 해킹 시스템 같은 최첨단 IT 기술 이야기도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영화로 나와도 재밌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