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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에다마처럼 모시는 것 ㅣ 도조 겐야 시리즈
미쓰다 신조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5년 8월
평점 :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우중괴담 > 으로 미쓰다 신조와의 첫 만남을 가진 후, 올해 < 흉가 > 로 조금씩 이 작가의 작품세계를 알아가는 중이다.
그런데 이번에 만난 < 하에다마처럼 모시는 것 > 은 앞서 2권과는 또 전혀 다른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일단 이 책은 표지에 반해서 읽게 됐는데, 전개방식을 몰라 각 장의 괴담이 전혀 다른 이야기인줄로만 알았고, 표지 속 여인 하에다마님은 작품 속에서 실체가 있는 인물인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왠걸, 하에다마님은 사람의 이름이 아니었다.
산과 절벽에 막혀 접근하기 힘든 바닷가 마을에서, 앞바다에 잘린 머리처럼 떠 있는 암초를 일컫는 명칭인데, 마을 사람들에게는 다가가기조차 두려운 존재로 여겨진다. 한편으로는 마을 산길 뒤편에서 온갖 괴이한 현상을 일으키는 요괴를 일컫는다고 한다.
초반에는 진도가 더디게 나간다. 등장인물도 많은데다가(첫장에 등장인물 소개가 큰 도움이 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일본 민속 용어도 생소하고 실제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등 그 어느 것 하나 익숙한 것이 없었기에 집중도가 다소 떨어졌다.
오싹한 네 가지 괴담이 소개되는 초반에는 우중괴담 같은 분위기인가 싶어 쫄기도 했는데, 주인공 도조 겐야와 자칭 그의 조수라고 소개하며 항상 졸졸 쫓아다니는 편집자 소후에 시노가 등장하면서는 분위기가 조금씩 완화되었다.
네 가지 괴담 중 현재진행형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괴담을 조사하기 위해 이들 일행은 한 마을을 방문하는데, 그들이 도착하는 시기와 맞물려 수수께끼 같은 괴이한 살인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하게 된다.

괴담을 소재로 하고 있다보니 무서운 공포와는 또 다른 차원의 공포를 느끼면서 읽게 되는데, 결말에 도달해서는 마을의 기묘한 분위기와 인물들이 섬뜩하다고 해야 할까, 기이하다고 해야 할까. 암튼 그런 공포가 전달된다. 자극적이고 빠른 전개의 장르소설에 익숙한 나에게 호러와 민속학이 접목된 이번 소설은 꽤나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미쓰다 신조는 의성어를 글로 참 잘 표현하는 작가인 것 같다. 우중괴담, 흉가에서도 이 점을 느꼈었는데 이 작품에서도 분위기를 더 오싹하게 만드는 의성어들이 등장한다. 다른 작품들에서도 이런 점이 동일한지 문득 궁금해진다.
예전부터 제목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너무도 괴이한 제목에 읽기가 꺼려졌던 염매, 잘린 머리, 산마, 미즈치...이 시리즈가 이제서야 마구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도조 겐야 시리즈도 새롭게 알게 되었고...
그나저나 요즘 읽는 책들이 다 시리즈인데 나는 그 끄트머리로 시작한 경우가 많아, 읽어야 할 전작들이 쌓이고 쌓이는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