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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시간 1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5월
평점 :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2년여 만에 만나는 존 그리샴의 두툼한 분량의 신간으로, 이번 소설은 의붓 아버지를 총으로 쏴 죽인 16살 소년의 이야기이다.
14살 여동생, 엄마와 함께 의붓 아버지의 잦은 폭력에 매일을 두려움으로 살아가는 드루는 어느 날, 술에 만취한 의붓 아버지가 자신의 엄마를 구타한 후 죽은 줄로 오해하고, 자는 아버지를 총으로 쏴 죽인다.
이 의붓아버지는 표면상으로는 작은 마을에서 꽤나 인기있고 능력있는 경찰관이었지만, 이면은 폭력, 도박 등을 일삼는 타락한 경찰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행위는 윗선에 보고되지 않은 채 묵인되는 분위기였다.
그렇기에 경찰들과 주민들 대부분은 그의 범죄에 분노하며 사형을 대놓고 얘기하는데, 이러한 마을의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소년의 변호를 맡는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고 모험을 감수해야 하는 행위이다.
주인공인 변호사 제이크 또한 그의 변호를 맡는 것을 탐탁치 않아 했고 일단 임시로 맡는 걸로 판사와 약속하지만, 곧 그를 향한 주민들의 협박과 따돌림이 시작된다.
흔히 미성년자가 살인을 저지르고 소년법의 보호를 받는 경우, 부당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이번 소설의 경우 비록 주인공 드루는 명백히 1급 살인이 적용될 수 있지만, 그가 처한 상황을 본다면 드루 또한 가정폭력의 큰 피해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의 피해에 대해 그 어느 누구도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았고, 사건 이후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정의 눈길조차 주질 않는다.

변호사들은 변호기간동안 의뢰인에게 자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일반적인 것일까?
제이크가 드루의 가족을 위해 병원비, 월세, 그 외 소소히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빌려준다는 명목하에 그가 다 부담하는 사실들이 대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꽤나 답답한 마음도 없지 않다.
제이크 또한 현재 진행중인 또 다른 소송으로 인한 대출금이 상당한 데다가, 새로 맡게 된 드루 사건으로 자금압박이 큰 상황인데, 드루의 엄마는 너무 대놓고 제이크에게 돈을 부탁한다거나 자신에게는 물론 가엾은 아들이지만, 엄격히 따지자면 일급살인자에 해당하는데 그에 대해서는 엄마로서 어떠한 책임감 같은 것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모습이 이해하기 힘들다.
물론 그녀 또한 지나온 삶이 평탄하지만은 않았기에 이러한 의존적, 이기적인 모습들이 생존본능으로 자리잡았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자신의 아들이 그런 살인을 저지른 데에 대해서는 엄마의 책임도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암튼, 존 그리샴의 소설 답게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내용에 빨려 들어가듯이 도저히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흡입력이 대단하다.
1편 뚝딱 끝났고, 얼른 2편에서 본격적인 제이크의 변호를 만나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