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허풍담 5 - 휴가
요른 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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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1편을 읽었을 때는 너무 허무맹랑하고 이상하기 그지 없는 분위기에 황당해하면서 읽다가, 어느 순간에는 그 말도 안되는 허풍에 빠져들어가 금새 다 읽었더랬다. 이번 5편에는 과연 어떤 허풍들과 황당한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내심 기대된다.

 

1편은 각각의 에피소드로 진행되는 반면, 5편은 이야기가 조금은 연결되는 느낌이다.

 

가장 빵 터지는 에피소드는 단연 빌리암과 매스 맨슨의 파이프 사건 !!!

쌍안경을 소유한 채 친구 빌리암에게 빌려줄 아량을 베풀 생각조차 하지 않고 뻐기기만 하던 매스 맨슨은 어느 날 파이프를 잃어버리게 된다. 추운 그린란드에서 이 파이프의 한 모금의 맛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큰 힘이 되어 주는데 이러한 파이프를 잃어버렸으니 어째.. 평소에 빌리암에게 쌍안경을 잘 빌려줬으면 좋았을 걸..빌리암이 기회는 이때다 하고 얄미운 매스 맨슨에게 튕기다 결국 쌍안경을 받고, 파이프는 토요일 단 하루만 빌려쓸 수 있는 조건을 성사시킨다.

토요일의 대여시간은 정하지 않았으니 또 이 문제로 매스 맨슨이 애걸복걸, 안달복달 하는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매스 맨슨이 아둔한건지, 빌리암이 영악한 건지는... 어쩌면 둘 다 일 수도 있겠다.

뒤의 스토리에서도 이 둘의 파이프 사건은 다시 터지는데..그래도 역시 친구는 좋은 것 !! 잘 마무리 되어 천만다행이다.

 

1편에서 닐스 노인을 잡아먹음으로써 섬뜩한 존재로 각인되어졌던 할보르가 다시 나타나서 놀랐는데, 5편에서는 이 할보르와 그의 주위를 맴도는 닐스 노인의 영혼이 꽤나 인상적이다.

어느 날 갑자기 아랫도리가 부풀기 시작해 가라앉을줄 몰라 고통에 시달리는 한센 중위가 참으로 안스럽기도 하고, 그런 중위를 위해 너도나도 도움을 주려는 친구들을 보면서, 북극 남자들의 투박하면서도 순수하고 따스한 마음을 지닌 성향을 느껴볼 수 있다.

 

이번 편도 역시나 황당하면서도 왠지 있을 수 있는 일일것도 같고, 그렇게까지 웃기지도 않은데 가끔 피식 웃게 만들고 자꾸만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아주 묘한 책이다. 이 시리즈는 10편까지 나왔다고 하니 등장인물들이 잊혀지기 전에 10편까지 다 읽어보고 싶다.

 

 

 

 

[ 열림원 출판사 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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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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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요청에 의해 10년만에 재출간한 천재 작가의 인장 같은 소설 < 미궁 > 을 나는 이제서야 만나보았다.

나카무라 후미노리의 작품은 < 악과 가면의 룰 > 만 읽어봤었는데 분위기가 어두웠던 기억이 난다.

이번 작품도 일단 등장인물들이 한결같이 우울하고 어둡고 미스터리하기만 한다. 살인사건을 다루는 추리미스터리물이 흔히 보여주는 그러한 어두움과는 다소 결이 다른 어두움이 이 소설에 전반적으로 깔려 있다.

 

22년 전 가족이 잔인하게 살해되고 12살 딸만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건이 있었다.

집에 침입한 흔적도 없었고, 지문도 없고, 화장실 창문만 유일하게 열려 있었지만 어린아이가 겨우 통과할 정도의 작은 틈새. 흔히 말하는 밀실살인사건인 셈인데 죽은 엄마의 사체는 수백 마리의 종이학이 나체상태의 온 몸을 덮고 있어 더 큰 충격을 자아낸다. 그러나 이 사건은 어떤 증거도 찾아내지 못하고 미궁에 빠진 채 22년이 흐른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신견은 우연히 알게 된 사나에라는 여성과 하룻밤을 지낸 후 주기적으로 찾아가는 사이가 되는데, 어느 날 자신을 찾아온 탐정을 통해 22년 전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일명 '종이학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가 바로 자신이 최근 알고 지내는 사나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탐정의 요청과 자신 스스로의 열망에 의해 이 사건을 파헤치게 된다.

 

이 신견이라는 남성은 자신의 내면에 'R' 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품고 수시로 그와 대화하곤 하는데, 이 'R' 의 존재는 실제로 저자가 경험했던 내면의 인물이라고 한다. 어린 시절 복잡한 가정환경 속에서 자신의 내면에 가공의 친구를 만들 정도로 힘들었던 저자의 삶이 투영되면서, 소설 속 신견이라는 인물의 분위기에 저자의 모습이 살짝 오버랩되기도 한다.

 

사나에라는 여성은 성인이 된 후에도 그렇지만, 어린 시절 또한 다소 어두운 분위기이다. 그 당시의 그녀의 오빠 또한 어두운 자아와 표출하지 못하는 성이 맞물리면서 굉장히 암울한 분위기를 뿜어낸다. 이처럼 소설 속의 인물들은 앞서 얘기했듯이 우울 그 자체 !!

어릴 때 끔찍한 사건 속에서 살아남은 사나에가 신견에게 들려주는 그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사건의 실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열쇠가 된다. 그리고 거기서 끝나지 않는 또다른 사건의 실체가 조금은 충격적이다.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우울해서 그닥이지만,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이나 마무리까지 한 방을 먹이는 방식 덕분에 꽤나 흥미롭게 읽혔고, 독특한 소설로 기억될 듯 하다.

 

 

 

 

[ 놀 출판사 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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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뉴욕 산책 - 뉴욕을 배경으로 한 46편의 명화, 그 영화 속 명소를 걷다
정윤주 지음 / hummingbird(허밍버드)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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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멋진 장소를 책과 함께 만나볼 수 있는 행복한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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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뉴욕 산책 - 뉴욕을 배경으로 한 46편의 명화, 그 영화 속 명소를 걷다
정윤주 지음 / hummingbird(허밍버드)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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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에 이런 문구가 나온다.

 

' 뉴요커는 영화를 닮아 멋있는 걸까. 아니면

뉴요커가 영화를 멋있게 하는 걸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 저자가 글을 너무도 감성적으로 잘 쓰는 걸까. 아니면

뉴욕이라는 도시가 원래 이렇게 글과 사진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뛰게 하는걸까. '

 

진짜 이 책을 읽으면서 뉴욕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내가 왜 이리고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지 모르겠다.

 

< 영화 속 뉴욕 산책 > 이라는 제목만 보면, 어쩌면 영화의 내용이 주를 이룰 수도 있을 듯한데 이 책은 영화 소개와 장소 소개가 적당한 분량으로 적절히 어우러져 읽는 재미도 솔솔하다.

영화 속 장면과 실제 장면을 비교해 놓은 사진들도 인상적이다. 아하!! 실제 장소가 영화 속에서는 저렇게 연출되어졌구나.

 

너무나 좋았던 영화들, 위대한 유산, 대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떄, 인턴, 뉴욕의 가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레옹,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을 스크린이 아닌 책 속에서 다시 만나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그리고, 왠지 책 속의 영화가 다 재미있을 것처럼 느껴지는 건 책이 주는 힘이겠지 !!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이렇게나 많았다니.. 책 속에 소개된 영화들을 분명 봤었는데 이렇게 멋진 뉴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는 사실은 그 당시에는 전혀 모르고 스쳐 지나갔던 것 같다. 책 속의 명소들을 느끼면서 다시 한번씩 감상해보고 싶어진다.

 

넓은 미국땅 중에서 뉴욕만큼은 정말 그렇게 큰 관심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아이구..뉴욕 진짜 꼭 가보고 싶어졌다. 여기저기 거치치 않고 오로지 뉴욕 뉴욕만 !!! 그런데....책을 읽는 동안에는 굳이 뉴욕을 안가도 사진만 봐도 너무 힐링된다.

책도 너무 감성적이고 분위기 있게 만들어졌고 특히, 영화 '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의 한 장면으로 장식한 책표지 넘 잘 골랐다 !!!!!!

 

 


 

 

 

 

 

 

[ 허밍버드 출판사 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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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각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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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주 뒤늦게 일본 미스터리물에 발을 담근 케이스이기 때문에 예전 작품들은 읽은 게 거의 없는데, 이번에 한스미디어에서 독자들로부터 재출간 요청이 끊이지 않았던 아야츠지 유키토 '관' 시리즈를 재출간하게 되면서 이 유명하다는 관 시리즈를 읽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처음에 관 시리즈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 관인줄 알고 섬뜩했는데, 건물을 뜻하는 관(館) 이구나.

 

이번 '십각관의 살인'의 배경은 제목 그대로 십각관으로 지어진 집이다.

하얀색 벽.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오로지 천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 뿐인, 비밀스런 어둠이 깃든 곳!! 각각의 열 개의 벽면은 정확히 144도의 각도로 접하고 있는 비뚤어진 모습으로 눈에 비친다. 이런 집에 잠시라도 머물면 너무 불안할 것 같은데 또 미스터리 사건의 배경이 되기에는 아주 어울리는 공간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들이자 희생자들은 10년 전 창설된 K대학 미스터리 연구회 멤버들인데, 미스터리 마니아들답게 회원 전부에게 유명 미스터리 작가 이름을 딴 닉네임을 붙여주지만 그 후 회원이 늘어나면서 이 이름이 부족해지게 되고, 대안으로 졸업하는 선배가 후배를 선택해 자신의 이름을 전수하는 방식을 따르게 된다.

이 부분은 실제로 교토대 미스터리 연구회 출신인 작가 자신의 경험을 살려, 자신이 몸담았던 연구회의 모습을 어느 정도 보여주는 듯 하다.

 

이 멤버들이 1년 전 미스터리한 사건이 벌어졌던 한 섬의 십각관이라는 집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 십각관에 머물면서 예전에 발생했던 미스터리한 사건에 대해 나름대로의 추론을 벌이며 하루를 보내는데, 그 다음날에 살인을 예고하는 표지판을 발견하게 되고 그 후 정말로 한 명씩 죽어나가는 살인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그리고, 육지에서는 또다른 인물들이 의문의 편지를 받은 후 예전에 발생했던 십각관 사건과 관련해서 그 당시의 사건의 진상을 조금씩 파헤치고자 하는데...

 

쉽게 빠져나갈 수 없는 고립된 섬에서, 그 밀실 안의 인물 중 누군가가 범인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상황.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하루하루 불안한 나날이 계속되고..

이런 설정은 예전부터 흔하게 만나볼 수 있어서, 이 소설의 진행과정 자체만 본다면 그다지 확 끌어당기는 뭔가는 없었다. 게다가 상황 자체만 놓고 본다면, 매일 한명씩 죽어나가고 신체부위도 잘려나가는 그 무시무시한 상황속에서도 남은 주인공들의 그 죽음에 대한 반응과 태도가 너무 태평하다고 해야할까..아무리 미스터리 연구회 회원들이라지만 이 정도라면...

 

그런데, 사건이 막바지에 달하고 피해자들의 범위가 내가 생각했던 방향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면서는 오!! 이 책이 1987년 그 당시에는 정말로 엄청난 인기를 받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왜 이 책을 '충격 데뷔작' 이라고 소개하는지 알 것 같다. (물론, 부분부분 시대의 차이를 느끼는 내용들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결말을 다 읽고 범인을 알고 나서 다시 앞장을 읽어보니 놓쳤던 단서들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이제와서 뒷북일수 있지만, 아야츠지 유키토 '관' 시리즈가 일본 신본격 미스터리의 시초가 되면서, 미스터리계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굉장히 큰 것 같다. 이 참에, 나머지 관시리즈도 다 읽어봐야겠다는 막중한 의무감 같은게 생겼다.

 

p.s : 대화의 대부분이 "소금은 아까 네가 거기 놔 뒀잖니." " 일부러 찾아왔니?" "그림은 잘 진행되고 있니?" 같이 ' 니' ..로 끝나는데 1987년대 작품이어서 원서 자체의 대화가 그래서 번역도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 한스미디어 출판사 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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