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각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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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주 뒤늦게 일본 미스터리물에 발을 담근 케이스이기 때문에 예전 작품들은 읽은 게 거의 없는데, 이번에 한스미디어에서 독자들로부터 재출간 요청이 끊이지 않았던 아야츠지 유키토 '관' 시리즈를 재출간하게 되면서 이 유명하다는 관 시리즈를 읽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처음에 관 시리즈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 관인줄 알고 섬뜩했는데, 건물을 뜻하는 관(館) 이구나.

 

이번 '십각관의 살인'의 배경은 제목 그대로 십각관으로 지어진 집이다.

하얀색 벽.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오로지 천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 뿐인, 비밀스런 어둠이 깃든 곳!! 각각의 열 개의 벽면은 정확히 144도의 각도로 접하고 있는 비뚤어진 모습으로 눈에 비친다. 이런 집에 잠시라도 머물면 너무 불안할 것 같은데 또 미스터리 사건의 배경이 되기에는 아주 어울리는 공간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들이자 희생자들은 10년 전 창설된 K대학 미스터리 연구회 멤버들인데, 미스터리 마니아들답게 회원 전부에게 유명 미스터리 작가 이름을 딴 닉네임을 붙여주지만 그 후 회원이 늘어나면서 이 이름이 부족해지게 되고, 대안으로 졸업하는 선배가 후배를 선택해 자신의 이름을 전수하는 방식을 따르게 된다.

이 부분은 실제로 교토대 미스터리 연구회 출신인 작가 자신의 경험을 살려, 자신이 몸담았던 연구회의 모습을 어느 정도 보여주는 듯 하다.

 

이 멤버들이 1년 전 미스터리한 사건이 벌어졌던 한 섬의 십각관이라는 집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 십각관에 머물면서 예전에 발생했던 미스터리한 사건에 대해 나름대로의 추론을 벌이며 하루를 보내는데, 그 다음날에 살인을 예고하는 표지판을 발견하게 되고 그 후 정말로 한 명씩 죽어나가는 살인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그리고, 육지에서는 또다른 인물들이 의문의 편지를 받은 후 예전에 발생했던 십각관 사건과 관련해서 그 당시의 사건의 진상을 조금씩 파헤치고자 하는데...

 

쉽게 빠져나갈 수 없는 고립된 섬에서, 그 밀실 안의 인물 중 누군가가 범인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상황.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하루하루 불안한 나날이 계속되고..

이런 설정은 예전부터 흔하게 만나볼 수 있어서, 이 소설의 진행과정 자체만 본다면 그다지 확 끌어당기는 뭔가는 없었다. 게다가 상황 자체만 놓고 본다면, 매일 한명씩 죽어나가고 신체부위도 잘려나가는 그 무시무시한 상황속에서도 남은 주인공들의 그 죽음에 대한 반응과 태도가 너무 태평하다고 해야할까..아무리 미스터리 연구회 회원들이라지만 이 정도라면...

 

그런데, 사건이 막바지에 달하고 피해자들의 범위가 내가 생각했던 방향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면서는 오!! 이 책이 1987년 그 당시에는 정말로 엄청난 인기를 받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왜 이 책을 '충격 데뷔작' 이라고 소개하는지 알 것 같다. (물론, 부분부분 시대의 차이를 느끼는 내용들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결말을 다 읽고 범인을 알고 나서 다시 앞장을 읽어보니 놓쳤던 단서들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이제와서 뒷북일수 있지만, 아야츠지 유키토 '관' 시리즈가 일본 신본격 미스터리의 시초가 되면서, 미스터리계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굉장히 큰 것 같다. 이 참에, 나머지 관시리즈도 다 읽어봐야겠다는 막중한 의무감 같은게 생겼다.

 

p.s : 대화의 대부분이 "소금은 아까 네가 거기 놔 뒀잖니." " 일부러 찾아왔니?" "그림은 잘 진행되고 있니?" 같이 ' 니' ..로 끝나는데 1987년대 작품이어서 원서 자체의 대화가 그래서 번역도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 한스미디어 출판사 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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