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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 I Wish
영화
평점 :
개봉예정
추운 겨울에 마음을 따스하게 녹여줄 참 좋은 영화 한편을 만나보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원작의 제목은 '기적'인데 웬지 한국제목이 더 재밌고 정감있다.
이 영화의 배경은 가고시마이다. 활화산의 영향으로 매일 화산재가 쌓여 다소 우울한 분위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배경과는 달리,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유쾌하고 사람을 기분좋게 만든다. 특히 코이지와 류 형제.
밴드일에만 전념하면서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으로써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아빠로 인해 단란하고 재밌게 살아가던 코이지네 가족은 이별이라는 슬픔을 겪게 된다.
형 코이지와 엄마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같이 살고. 동생 류와 아빠가 같이 살게 되는데 형 코이지의 소원은 바로 이렇게 떨어져 사는 가족이 다시 뭉치는 것이다.
아무래도 맏이다 보니 어린 나이에도 지금의 상황의 심각성을 알고 부모가 다시 합칠 때까지 서로 바람피지 않도록 동생에게 감시를 소홀히 하지 말것을 신신당부하기도 하고, 6학년 나이에 비해 나름 심각한 표정도 잘 짓고 그런 코이지의 모습이 참으로 귀엽다.
반면 동생 류는 어린 기억에도 식사 때면 줄곧 부모가 다투던 모습이 싫었던지 지금의 생활에 그다지 불만스럽지가 않다. 무엇보다 어릴 때부터 잘 따르던 아빠의 밴드활동을 잘 도와나간다. 어린 나이에 너무도 기특하게 집안일의 대부분을 맡아서 하고 씩씩하게 혼자 등교하는 모습과 영화 내내 보여주는 티없이 밝은 모습은 보는 내내 미소를 띠게 만든다.
어느 날 코이치가 친구를 통해 기적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듣게 되면서 코이치와 류 그리고 각자의 친구들까지 동참하면서 기적여행이 시작된다.
어린 아이들답게 그 여행을 하기까지의 과정-비용을 마련하고 가장 중요한 당일 학교를 빠지는 방법-이 황당하면서도 그 순진함에 웃음이 난다.
이 영화에서 또 하나의 재미를 선사하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코이지의 외할아버지이다. 한때 카루칸떡을 만들어 파는 장인이었고 나이가 들어 그만두셨지만 다시 그때의 그 카루칸을 만들고자 시도하게 되고. 동네 사람들 하물며 어린 손주들의 평가에까지 신경을 쓰지만 예전만큼의 맛을 만들어내지는 못하신다. 손자의 무모한 외박을 뒤에서 협조해주는 멋진 할아버지.
시골아이들이라서 그런걸까. 이 영화에 나오는 아이들은 한결같이 순박하고 착하기만 하다. 사서선생님과 양호선생님과의 결혼을 꿈꾸기도 하고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한 기적을 믿고 무박여행을 감행하는 모습 등을 보면서 나 또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느낌이다.
그런데 애들이라 그런지 그냥 걸어도 될 것을 계속 뛴다.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를 가진 아이들이니 그렇게 뛰어도 지칠 줄을 모른다. 부러워~부러워~~~
영화 속 형제로 나오는 두 주인공이 실제로도 형제라는 사실에 놀라우면서도 어쩜 두 형제가 그렇게 똑같이 연기를 기가 막히게 잘 할 수 있을까 감탄하게 된다.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분위기의 영화~2시간 반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재미나고 참 많이 웃게 만든다. 음악마저 너무 좋아서 엔딩 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음악에 빠져 일어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