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찬 여행기
류어 지음, 김시준 옮김 / 연암서가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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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가장 근접한 두 나라..일본과 중국..두 나라의 문학을 자주 접하려고 하지만 어릴때부터 서양문학에만 길들여져 있어서인지 오히려 이 두나라의 문학은 생소하고 낯설기만 하다.
분위기도 무척 다르다. 특히 중국소설은 인간의 밑바닥 본능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무척이나 적나라하고 거칠다. 그리고 내가 읽은 소설은 90%가 문화대혁명을 배경으로 지어진 책들이었다.
그만큼 중국에 있어서 문화대혁명은 중국역사에 있어서 아주 큰 사건중 하나였으리라.

그러나 이번에 읽은 "라오찬 이야기"는 청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일단 책표지가 너무 맘에 든다. 배경도 고급스럽고 표지에 나온 사람들은 청나라말기의 부패한 관리들의 모습이라고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읽은 중국소설에 비해 굉장히 점잖은(?) 내용과 표현들이다. 비록 주제 자체는 부정부패한 관리들을 고발하는 결코 가볍지많은 않은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문장이나 언어 자체는 타 중국소설에 비해 그렇게 적나라하지가 않다.

저자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점도 이 책을 더 재미나게 하는 요소인듯 싶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온 부패한 관리들이 단순히 소설속에 등장하는 허구의 인물이 아니라 실제로 그 시대에 존재했던 관리였다는 점 또한 놀랍다. 이 소설을 저자는 1900년대초에 썼다고 되어 있는데 이 시대에 이렇게 고발성 소설을 쓸 수 있었던 작가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다른 작품을 뒤적여봤지만 아쉽게도 이 책 말고는 찾을수가 없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관리들은 대부분 청렴하게 표현된다. 아니 처음엔 청렴하고 어쩌고..이런식으로 표현이 되어서 읽다보면 헷갈리기도 했다. 바로 이러한 이중적 모습을 이 소설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듯 싶다.
[ 위 대인은 관리로서는 깨끗하고 사건처리도 열심히 하시지만 수단이 너무 엄하죠] 이런 식으로 처음엔 살짝 띄워주지만 결국에 가서는 그로 인해 백성들이 얼마나 숨을 죽이고 살아야 하는지..매우 혹독한 정치성격을 비판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청렴결백한 자부심만 가지고 백성들을 탄압하는 관리들을 탐관오리보다 더 나쁜 관리라고 이러한 관리사회의 병폐적 현상을 이 소설을 통해 고발하고자 하였다.

이 책은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부분은 바로 사람이름이다. 익숙치 않은 중국이름이 계속 나오는데 앞으로 다시 되돌아가 다시 찾아보곤 하기를 몇번이나 했는지..
그리고 쯔핑-선쯔핑. 둥자오-선둥자오...이런 이름이 계속 나오는데 이 문장에서는 쯔핑.다른 문장에서는 선쯔핑으로 표현이 되어있어 익숙해지는데 한참이 걸렸다.^^
한번 더 읽는다면 등장인물의 이름도 헷갈리지 않고 내용도 좀 더 잘 이해할수 있을것 같다.
간만에 무게감있는 작품을 접해서 나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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