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딜 수 없는 사랑
이언 매큐언 지음, 한정아 옮김 / 복복서가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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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 매큐언의 소설 < 견딜 수 없는 사랑 > 은 시작부터 뭔가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분위기로 독자를 은근 긴장시킨다.

현대 영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 암스테르담 > 으로 부커상을 수상한 그의 작품들을 들여다보니 예전에 읽고 싶어서 찜해두었던

< 체실비치 > 에서의 그 작가였구나. 재미있게 봤던 영화 << 어톤먼트 >> 의 원작소설 작가이기도 하고..

 

놀라우리만치 섬세한 문체와 인간의 심리를 아주 잘 묘사하고 있어서, 스토리를 따라가는 건 둘째치고 문장 하나하나 음미해가면서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생각보다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했지만 그만큼 공들여 읽을 가치가 충분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린 소년이 미처 내리지 못한 헬륨기구가 돌풍에 갑작스럽게 하늘로 올라가는 사고가 발생하고, 우연히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있었던 5명의 인물이 이를 막기 위해 모두가 달려들었다가 순식간에 비극적인 사고를 맞이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사고와 관련해서 어떤 내용이 전개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가운데 이야기는 소설의 주인공인 조라는 인물의 입장에서 전개된다.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과학저술가 조와, 그 사고 현장에서 한순간 조를 사랑하게 되면서 점차 그에게 집착하고 광기어린 행동까지 서슴지 않는 20대 청년 패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데, 패리가 조에 대한 사랑은 일명 '드클레랑보 증후군'이라는 병으로 다른 사람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는 일종의 정신병이다.

 

이 광적인 사랑으로 인해 조의 일상이 어떻게 무너지고 주변인물과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어긋나게 되는지 그 과정이 서늘하게 다가온다. 조의 연인인 클래리사가 조가 받는 협박 사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마지막에는 조의 말이 사실이었음이 드러난 상황에서 보여지는 그녀의 편지는 조금 이해하기 힘들다. 일종의 변명, 회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조가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했으면 좋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런 끊임없는 협박과 스토커에 시달리는 피해자의 입장이 아니기에 쉽게 말할 수는 없을 듯 하다.

 

부록에는 이 병에 관한 실제 사례들도 나와 있는데,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이 부록까지 다 읽은 시점에서도 출판사에서 언급한 부록의 비밀을 완벽히 이해하진 못했다. 다시 꼼꼼히 읽어보고 싶어진다.

더불어 이 작품을 통해 이언 매큐언의 작품 분위기를 알게 되었고 자연스레 < 암스테르담 > 과 < 체실비치 > < 속죄 > 도 꼭 읽어보고 싶어진다.

 

 

 

[ 이 책은 책블로거 인디캣님 서평이벤트에서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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