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피 페이지터너스
이렌 네미롭스키 지음, 이상해 옮김 / 빛소굴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통해 빛소굴이라는 이름의 출판사와 '페이지터너스' 라는 이름의 흥미로운 시리즈를 처음 알게 되어서 반갑다.

무엇보다 '이렌 네미롭스키' 라는 작가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는 기쁨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이 작가의 작품을 앞으로 많이 만나지 못할거라는 안타까움이 공존한다. 저자는 나치 시대 때 겨우 39살의 나이에 강제수용소에 보내진 지 2주만에 사망했고, 이 작품은 작가가 소설 초안과 원고들을 다른 곳에 보관해 둔 덕분에 사후 60년이 지난 후에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160여페이지의 얇은 분량에 금새 읽힐 꺼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긴 호흡이 필요했고 여운이 꽤나 많이 남는 책이었다.

쉬운 듯 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색깔이 담겨 있고 사랑에 관한 인간의 본성을 굉장히 리얼하게 파헤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프랑스의 작은 시골 마을에 홀로 살아가는 외로운 남자 실비오. 그를 찾아오는 유일한 벗은 사촌 엘렌과 그의 남편 프랑수아, 그리고 조카 콜레트 뿐이다. 엘렌의 이복언니가 입양해서 키운 딸 브리지트는 돈많고 나이차 많이 나는 남편과 살면서 행동이 꽤나 자유분방하고 방탕하다고까지 할 수 있는데, 이들 가족과는 담을 쌓고 지내는 사이이다. 어느 날 콜레트의 새신랑이 사고로 죽는 비극이 벌어지고, 몇 년 후 우연히 이 사고의 진실이 밝혀지면서 이들 모두의 관계가 드러나게 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처음 잔잔한 분위기로 시작하다가 중간에 사고가 나면서 그 사고와 연관지을 수 있는 치정이 언급되면서 살짝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보여주다가, 뒤로 갈수록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 소설에서는 욕정, 욕망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랑이 여럿 등장한다. 그리고 타오르는 불꽃처럼 한순간에 피어올랐다가 또 한순간에 사그라드는 사랑도 등장하고, 오랜 세월 은은하게 이어가는 사랑도 등장한다. 나이 들어 고독한 남자 실비오도, 한눈에 반해 결국 결혼에 성공하고 나이 들어서까지 서로를 아껴주는 엘렌과 프랑수아 부부도, 항상 밝고 정숙한 콜레트도, 그리고 그녀와는 반대인 브리지트도...색깔과 강도는 달라도 각자가 경험했고 어쩌면 죽을 때까지 비밀로 간직할 수도 있었던 사랑과 욕망에 대한 비밀들이 점차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 어느 쪽이든 사랑이라는 감정 안에는 ' 뜨거운 피 '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한 것 같다.

 

이 ' 페이지터너스 ' 시리즈 꽤 매력적인 것 같다. 출간된 나머지 시리즈도 급 관심 가는 중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