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두 주변에서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많아서 궁금해서 구입했다. 빨치산의 딸로 살아온 이야기들, 그런 빨치산이던 아버지가 갑자기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돌아가시며 그 장례식장에서 있었던 이야기들,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드러나게된 주변인물들 이야기가 무겁지 않게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유머로 풀러내는데 단 한권의 책에 3일간의 그 웃기고도 슬픈 이야기가 담겨있다. 과거 빨치산이라고 하면 빨갱이, 즉 연좌제로 호적에 빨간줄긋고 그런 시대가 있었다. 무겁기도 하지만 웃기기도 한 웃픈 이야기다. 전라도 사람이지만 생전 처음 전라도사투리로 도배된 소설을 읽어봐서 그런지 첨엔 읽기에 부담스러웠는데 책이 가벼우니 좀 다행인듯 싶었다. 206페이지 : 나는 그 여름 나의 은신처였던 늙은 살구나무 세그루를 일별하고는 천천히 기지개를 켰다. 빨치산의 딸로 살아온 지난 시간들이, 그 시간동안 축적된 나의 살이며 뼈 같은 것들까지 숨으로 화하여 내 밖으로 내던져지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 짧은 기도가 이루어진 듯 몸이 개운했다. 나는 가비얍게 바위 위에서 풀쩍 뛰어 내렸다. 그러고는 아버지가 잘 벼린 낫으로 베어놓은 밤 밭을 성큼성큼 걸었다. 몇걸음 걷다 뒤돌아봤을때 아버지는 넋을 잃은 표정이었다. 읽는 내내 아마 자서전적인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낸듯 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세밀하게 그 가족의 이야기를 써낼수 없다고 생각했다. 문체는 간결하면서도 해학적이고 깔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