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미국에 가지 말 걸 그랬어
해길 지음 / 텍스트칼로리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나 같이 미국이라는 나라에 약간 환상을 가진 사람들이 꼭 봤으면 하는 책이다. 그냥 미국 생각하면 가서 성공할거 같고 과거 아메리카 드림이라는 것도 생각나고 영어도 잘 배울수 있을거 같고 뭔가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보다 더 나은 세상이 펼쳐질거 같다.

저자 해길님은 한국에서 경제적으로 넉넉한(건물도 가지고 있는)부모의 외동딸인데 미국연수를 본인이 먼저 가겠다고 한것도 아니었다. 어느날 갑자기 먼 친척언니가 미국에서 사업을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아버지에게 제안하면서 부수적으로 해길님의 미국에서의 공부까지 연결되어 가족전체가 미국 조지아로 떠나게 된다.

‘행운을 가장한 불행‘ 우리도 살면서 행운인지 불행인지 그 순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렇게 희망을 가지고 떠난 미국, 알고보니 친척 형부가 사기를 친것이다. 형부는 그 돈으로 보험금을 노리고 거짓 사망신고까지 한것이다. 거기서부터 뭔가 예감이 불길하다. 외국에선 같은 한국사람을 조심하라고 했는데 외국에서 한국에 사는 사람한테까지 사기를 치다니.

이 책을 든 순간 다 읽을때까지 손에서 놓지 못했다. 안타까움, 그리고 딸을 위해 모든 희생을 감내하고 낯선 이국에서의 부모님의 힘든생활을 보면서 자식에 대한 무한한 사랑, 그 어떤 상황에서도 부모님은 딸을 믿고 있는 것이 그녀에게 큰 버팀목이다. 정말 미국에서 이방인으로서의 현실이 이러한 것인지 숨이 막힐것만 같았다.

지금 한국에 살고 있어서 향수병 따윈 느끼지 못하는데 외국인으로 낯선 나라에서 사는 사람의 고국에 대한 향수병을 극히 심할거 같다. 특히 어머니는 극심한 향수병에 시달린다. 영주권 취득이 어려워지자 미국의 하우스까지 포기하고 온가족은 귀국한다.

결국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고 미국생활 7년 만에 다시 한국에 왔지만 모든것이 미국보다 더 발전해 있는걸 발견한다. 그 상황을 한번 상상해 보았다. 내가 미국에서 몇년간 있다가 한국어 승무원이 있는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들어왔을때의 감격
이란 이루 말할수 없을거 같다.

가장 안타까운 7년 이라는 시간. 저자가 한국을 떠날때 취업을 앞두고 불안한 친구들을 뒤로 하고 부러움을 안고 미국을 떠났지만 영주권을 취득하지 못하고 돌아온 주인공은 각자 사회에서 전문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서 자괴감을 느낀다. 그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거 같다.

하지만 난 그 7년이라는 시간이 결국 헛되지 않았다고 본다. 어쩌면 그 경험이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든든한 바탕이 될수 있으리라. 저자 또한 결코 헛되이 그 시간을 보내지 않았기에 언젠가 보상 받을것이다. 결국 소중한 건 하나된 가족이고 그 가족이 마음 편하게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걸 깨닫는다.

이 책을 읽고 단순히 미국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저자 부모님 만큼의 경제력도 없는데 퇴직하면 한국을 떠야지 하는 공상 비슷한 걸 하고 있었는데 딱 나의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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