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인까지 있는 작은 공간인 엘리베이터에서 가족끼리 사적대화를 나누는 것에 대한 나의 불편한 심리>

아파트 같은 라인에 전에 같이 근무한적도 있는 지인이 산다. 물론 현재 근무처는 서로 다르다. 한번 같이 근무한 적 있지만 전에 같이 근무할때 별로 성향이 맞지 않아 업무적인 트러블등으로 불편해져서 어쩌다 행사때 만나도 못본체 지나가기도 했다. 조직에서 본다면 내가 더 나이도 직위도 높지만 다만 내가 여기 토박이가 아니라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한다.

뭐 트러블도 상당히 미묘한 부분이 작용하고 복잡해서 간단히 표현하기 어렵지만 어쩌다 작년에 같은 라인 엘베에서 만난후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1평 남짓한 공간에서 이젠 이해관계고 없으니 그냥 간단히 인사만 하는 사이인데 자녀들과 함께 탈때 내가 애들에게 말을 걸면 애들은 무지 싫어한다. 사춘기려니 했고 애들은 엄마가 엘베에서 말하는건 다른 사람 생각을 안하는 것이라 했다.

그래서 자녀들과 엘베타면 무조건 모르는 사람처럼 석고가 되어 있다. 하지만 그녀는 그녀의 딸이 우리 애들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 학년이고 또 같은 여고인것으로 한다. 하지만 서로가 자녀에 어떠고 하는 걸 물어보지 않는다. 속으로 딸이구나 하겠지만 말이다. 서로가 관심없다는 뜻이기도 할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해할수 없는 부분은 그녀는 그녀딸과 타면 항상 무슨 말을 딸에게 건넨다는 것이다. 그녀딸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것이다. 그 남편도 알고있는데 남편과 딸이 타면 딸혼자 말하고, 그녀와 딸이 타면 딸과 같이 말을 한다.

그 좁은 공간에서 옆에 있는 사람들이 그런 내용을 안듣고 있을리가 없다. 그런데 상당히 불편하다. 왜 내가 저런 이야길르 듣고 있어야 하는지. 오늘이 시험인데 어디까지 공부했냐는둥, 머리를 잘랐냐는둥(아니 자기 딸이 머리가 짧아진걸 집에서 못보고 엘베에서 봤나)

그냥 아무것도 서로 모르는 남이라면 모르겠다. 아니 남이라도 보통 사람들은 엘베타면 타인이 있으면 가족간에 별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그 아주 작은 공간은 자기들만의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사적인 대화를 옆 사람이 듣고 있다는 것을 신경쓰게 된다.

집에서 충분히 할수 있는 이야기를 굳이 엘리베이터에서 아는 사람 앞에서 하는건, 나의 존재가 그렇게 주의를 할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 아닌가. 딸과의 친밀감을 일부러 드러내기 위해 엘베에서 누구 보라는 듯 이야기 하는것일까...내가 같이 근무해봐서 성향을 조금 어렴풋이 알것같기도 한데...뭔가를 과시하고 싶고 드러내고 싶은 것인가. 별별 생각으로 또 마음이 갑자기 어두워지고 불편했다. 이런 것들로도 마음이 불편해 질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한평 남짓한 공간에서 가족간에 지인앞에서 대화도 할수 있지라고 하겠지만 매번 침묵속에서 침묵을 깨며 그 꺼내는 말이 상당히 깨게 느껴진다.

난 이런것들도 무례함의 또다른 변형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그 여자를 엘베에서 만나는 일이 없길 바랬지만, 어김없이 그 층에서 엘베가 멈추면 그 가족들이 올라탄다. 결국 요가를 하면서도 계속 그 불편한 생각이 마음에 파동을 일으킨다. 이젠 그 층에 멈추면 약간의 두려움과 부담, 불편함이 먼저 든다. 정말 이해할수 없다. 내가 유별난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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