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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바캉스 에디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평점 :
품절
책이 얇아서 몇시간이면 읽을수는 있지만 한번 손에 들면 끝을 봐야할 책이고 작은 분량이지만 내용이 밑줄그을 부분이 상당히 많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이 갈만한 내용이 가득차 있고 왜 여행을 좋아하고 떠나는지 여행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이유가 담겨있다.
그중 재밋는 부분을 하나 발견했다.
˝정년퇴직을 눈앞에 둔 늙수구레한 남자였다˝
대학시절 만난 공안 관련 형사를 가르키는 말이다.
그 사람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작가가 되지 못했을것이고 어떻게 살았을지..음....누구나 그렇게 은인이 있다. 지금 그분은 무엇을하고 지금도 만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서 궁금은 하다.
나 역시 여행을 좋아하긴 하나 시간적인 여유로 많이 다니지 못하고 남편과 취향이 틀리다보니 ,,접점을 찾기도 어렵고 해서 따로따로 즐기는 편이다. 아니 남편은 업무에 치여서 많이 못다니고 나와 아이들만 다니는 편인데 확실히 여행은 젊을때 다니란 말이 육체적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어떤 풋풋한 호기심같은것도 옅어져서 만사 심드렁해지기 떄문이다. 과거 여행이란 말만 들어도 설레였지만 두려움때문에 떠나지 못했던 나는 이젠 가도 별 재미를 못느낀다.
하지만 현실이 힘들땐 도피로 여행을 택한다면 리프레쉬 할수 있지만 어려운 상황에선 여행조차 버겁게 느껴질것이다.
이 책은 정말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공감할수 있는 이야기의 집약체라고 할수 있는게 , 나도 그 전에 생각해보지 못했던,,,‘그림자가 없는 상태‘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다
131페이지 ; 그러나 거기에 나의 그림자는 없었다. 이년을 넘게 (뉴욕) 살았지만 곧 자리를 털고 떠날 구경꾼에 불과했던 것이다. 나는 그 사회에 아무 책임도 의무도 없었다.
사실 우리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느끼는 생각 한토막, 그들은 우선 세금을 내지 않는다.
우리 역시 타국에 살면 영주권이 나오지 않는 이상 떠도는 여행자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무엇을 했건 아무도 궁금해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다. 그림자가 없는 사람에 불과하다. 그곳을 떠나도 아무도 서운해 하지 않는다. 이런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맞아...그곳에서 대접받고 인정받을려는 생각을 하면 안된다. 타국에서 살려면 어떤 것들 일부는 초월하고 살아야할지도 모른다.
2800년전에 호메로스의 이야기까지 인용했다. 오디세우스가 외눈박이 괴물에게 봉면을 다하는 이야기에서 여행자가 지녀야할 마음자세에 대한것도 말한다. 허영과 자만을 버리지 않으면 봉변을 당할지도 모른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나도 문득 여행을 하고 싶어졌다. 그냥 항공권 끊고, 숙박 예약해서 훌쩍 떠나면 되는것이다. 그곳에선 아무도 나를 모르고 일상을 리셋하면 된다. 하지만 그것도 싱글일때나 가능하지 이젠 남편 허락도 받아야하고 아이들까지 데려가지 않으면 안되는데 아이들도 스스로 자기 의견을 말하는 나이가 되어서 가자고 해도 안갈것이다.
작가처럼 그렇게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떠나서 타국의 호텔에 도착에 룸에 침대에 누웠을때의 안도감. 그것은 정말 현실을 잊기위한 최상의 방법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