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침과 기도
시자키 유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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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시일수록, 좁은 동네일수록, 그리고 어린 나이일수록 새로운 친구

사귀기가 수월합니다.

"혹시 누구 알아요?" "몰라요? 그럼 누구는요?"

넉넉잡아 질문 세 번이면 당연히 잘 아는 이름이 나오고, 그럼 그 친구는 

내 친구~ 내 친구는 니 친구~ 너랑 나랑도 친구~  쉽게 친구 먹는거죠.

 

2010 '일본 아마존 에디터가 뽑은 문학' 1위, 2010 '주간 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 2위, 2010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2위 등 나열하기만 해도

숨 가쁜 이 수많은 타이틀의 주인공은 단 하나의 작품집만을 낸 신인 작가

시자키 유.

<외침과 기도>는 첫 데뷔 단편집으로 수많은 미스터리 전문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2010년을 화려하게 장식한 시자키 유의 화제작이다.

이 책의 작가 시자키 유는 이 좁은 개념을 전세계를 무대로 확장시켰네요.

이 책은 모두 다섯 편의 단편이 수록된 단편집이며 각 작품의 배경이 되는 나라가 

다 다릅니다. 일본 작가지만 정작 일본이 배경인 단편은 한 편도 없구요.

다른 장소에서 다른 분위기로 즐기는 오색(五色)의 여행.

 

끝없이 펼쳐진 아프리카의 붉은 모래사막..

뜨거운 여름날 스페인의 풍차..

안갯속의 얼음처럼 고요한 러시아의 수녀원..

문명과 동떨어진 아마존의 원시밀림..

이국적인 풍경의 동남아 동굴..

 

각 단편들은 그 배경만큼이나 서로 다른 묘한 향기를 풍깁니다.

더불어 맛까지 묘해요. 뭐라 콕 찍어 설명하기 어려운 오묘함이에요.

특히 마지막 단편까지 다 읽고 나서의 그 낯선 여운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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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야성 불야성 시리즈 1
하세 세이슈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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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사이에 많은 재간작이 나왔지만 이 책만큼 다시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네요.

 

제목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뜨겁게 불타오르는 타락과 욕망과 환락의 도시

신주쿠 가부키초에서 단 3일 동안 펼쳐지는 사회 가장 밑바닥 인생들의

처절하고 잔인하고 비열한 생존기입니다.

 

1996년 발매 당시 일본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던 하세 세이슈의 데뷔작.

아시아 굴지의 환락가 신주쿠 가부키초를 배경으로 중국계 갱들이 벌이는 치열한

세력 다툼을 그리면서, 그 안에서 펼쳐지는 비열한 인간 군상의 흉계와 속임수,

음모와 모략이 적나라하게 묘사된 작품이다.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신인상, 일본모험소설대상을 수상하였으며,

금성우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주인공은 일명 반반이라 불리는 대만과 일본의 혼혈아. 이 사나이는 자신의

태생적 한계 때문에 어디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독고다이로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반면 그 한계를 자신의 장점으로 이용할 줄도 압니다.

말 한마디, 사소한 손발 짓 단 한번으로도 사람이 죽고 사람을 죽이는 이 무심한

도시의 정글에서 자신이 생존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한거죠.

그런 이 남자의 위기..

 

등장인물들은 짐승처럼 솔직하고 짐승만큼 본능적이고 짐승보다 훨씬 야비합니다.

약육강식의 묘사는 폭력적이고 직설적이며 음란합니다.

목숨을 건 암투와 투쟁은 뜨거우면서 차갑습니다.

 

지명, 이름, 그들의 문화가 낯설지만 이토록 읽는 이까지 타오르게 만드는 책은

흔치 않습니다. 어렸을 적 흠모했던 형님들이 생각나는 책이네요.

윤발이 형님.. 적룡 형님.. 자웅 형님.. 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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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요시키 형사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엮음 / 시공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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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본격 1세대로서 국내에 번역되어 나온 책이 상당수 있지만 거의 언제나

<점성술 살인사건>의 작가로만 불리우는 시마다 소지.

이제 이 작가의 새로운 대표작이 될만한 책이 나온 것 같네요.

 

본격이란 이름의 견고하고 빛깔 고운 접시 위에 사회파란 이름의 소소하지만

그안에 숨겨진 맛화려하기 이를 때가 없어서 가슴까지 찡하니 울리는 

일품 요리가 절묘하게 얹어져 있습니다.

 

대체로 본격의 맛은 트릭과 범인 찾기(누가, 어떤 방법으로)에 몰려 있죠.

이 부위 맛이 좋으면 다른 부위가 좀 떨어지더라도 전체적으론 맛이 좋았다고

평가를 내립니다. 그에 비해 사회파는 약간 다르죠.

범인이나 트릭을 미리 까발리고 시작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대체 그 사람이 왜? 무슨 이유 때문에? 여기에 더 많은 중점을 둡니다.

그런 점에서 볼때 이 책은 조금 색다릅니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도쿄 아사쿠사의 상점가에서 부랑자 노인이 소비세

12엔(우리 돈으로 약 160원)을 요구하는 가게 여주인을 칼로 찔러 죽이는 사건이

발생한다.

치매에 걸린 걸인이 우발적으로 저지른 살인이 분명하지만, 뭔가 석연치 않았던

요시키 형사는 단독으로 수사를 계속한다.

 

누가? 무엇 때문에? 어떻게? 이 모든 부분에서 궁금증을 유발하고 그것들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깊은 슬픔과 아쉬움, 그리고 가슴 아린 쓰라림을 던져 줍니다. 

우연과 필연이 만들어낸 쓰라림..

 

책을 다 읽고 나니 조금은 유치하게 보일법한 제목이 어쩌면 이리도 가슴속 깊이

와 닿는지요..

가볍고 깊이도 없는 추리소설을 왜 읽냐고 하는 분들에게 반문하세요.

"혹시 이 책 읽어 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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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페이지 미스터리
아오이 우에타카 지음, 현정수 옮김 / 포레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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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일본 기준)원고지로는 10장 이하, 글자 수로는 2,000자가 안 되게..

그러니까 페이지달랑 두 장만 넘기면 끝나는 쇼트 단편 미스터리 모음집입니다.

이런 특징을 가진 작품만 총 60편이 수록된 이 책은 미스터리 소설의 가장 기본이라

말할 수 있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중점을 두고 그야말로 여러 부류와 가지각색

인간군상들의 이면을 보여줍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자 이 책만이 가지고 있는 형식. '모든 작품이 4페이지 안쪽에서

끝난다.' 아무래도 이런저런 제한의 압박이 있다 보니 작가가 쓰면서도 여러 고민이

많았을 것 같아요. 완성된 작품을 글자 수 때문에 다시 줄여야 하고 재밌다고 쓴 대사도

압축해야 했을테니까요.  

 

그러나 작가는 이런 형식의 글쓰기에 아주 익숙하면서도 자신이 있는 듯 느껴집니다.

대부분의 품이 욕먹지 않을만한 수준의 기승전결을 보여주네요. 물론 재미의

만족도와는 별개지만요.

 

작품들의 편차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건 이 책을 한꺼번에 쭉 쓴게 아니라 긴 시간(7년)

동안 잡지에 연재됐었던 작품들 중에 추리고 추려 모았기 때문이겠죠. 어떤 형식인지

궁금하다구요?

 

음.. 그러니까 이런 식입니다.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일어나 내 입 냄새를 맡으니 갑자기 치킨이 먹고 싶다.

비싸고 양이 적은 삐삐큐 대신 오시기 두 마리 반 치킨이 땡겨서 그걸로 시켰지롱.

아~ 맛나게 잘 먹었다! 

근데.. 생각해보니 내 수중엔 100원짜리 세 개 밖에 없었는데??

 

무언가 촛점이 많이 어긋난 예문입니다만 대충 저런 식입니다. 생략하고 압축하고

제한적으로! 저 뒤로 당연히 더 있어야만 하는 결말(카드로 긁었다거나 배달 알바가 

고딩때 꼬붕이였다거나 옆집 사는 초딩한테 삥 뜯었다거나 하는..)은 독자 각자의 상상에

맡기는거죠. 

 

몇몇 단편은 결말의 애매모호함이 너무 심하기도 하지만..

출퇴근할 때나 찻집에서 차 한 잔할 때. 특히 화장실에서 세상 그 어떤 일보다 어렵고 

힘들다는 항문 학문에 힘 쓰고 있을때 한 편씩 읽기 좋은 책입니다.

그러나 연달아 서너 편 이상씩 쭉 읽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비슷비슷한

패턴에 질리기도 쉽고 무엇보다 한 편 읽고 다시 곱씹는 맛이 상당히 괜찮거든요.

 

 

사족 -

이 책의 특성상 가지고 다닐 때가 많을텐데 생각보다 판형이 큽니다.

아에 <아이 엠 넘버 포>처럼 포켓 사이즈 미니 북을 함께 냈으면 좋았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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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큰 윈도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8 링컨 라임 시리즈 8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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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바로 그 분. 형님으로 불리는 몇 안 되는 작가 중 한 명인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 8편 <브로큰 윈도>입니다.

1997년 시리즈 1편 <본 컬렉터>가 나온 뒤로 성실하고 꾸준하네요.

 

기존 작품들의 범인들이 아날로그적 성격을 띤 반면, 이번 작품에서는 시대의 급속한

변화에 따라 디지털형 범인이 등장한다.

열여섯 자리 숫자로 피해자와 가해자를 부르고 그들의 모든 것을 자신만의 창을 통해

관찰하며 사냥을 즐기는 범인은 현대사회의 현실과 가장 맞닿아 오싹함을 더한다.

브로큰 윈도는 사회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작은 일에 집중해야 하며 작은 것들을 잘

통제하면 큰 변화가 일어난다는 의미를 담은 사회학 이론이다.

작품 속에서 창문은 피해자, 범인, 경찰, 데이터 마이닝 회사 SSD의 로고 감시탑의

창문 등 다양한 인물의 시선과 배경으로 묘사된다.

 

링컨 라임이야말로 수많은 미스터리 스릴러 속 탐정 중에 가장 독특한 탐정이 아닐까

합니다.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서 온갖 사건을 해결한다?? 이 어처구니없는 설정은 

말 그대로입니다.

링컨이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신체 부위는 얼굴을 빼면 약지 손가락

단 하나뿐이죠. 이번에는 데이터를 이용하는 연쇄살인마와의 대결입니다.

대결도 대결이지만 둘의 로맨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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