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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가 꿈꾼 나라 - 250년 만에 쓰는 사도세자의 묘지명, 개정판
이덕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1월
평점 :
우리의 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그나마 있던 얕은 지식조차 손에서
교과서를 놓은 뒤로 야금야금 지워지더군요.
그래도 일부러 찾아서 읽고 공부하진 않지만 관심은 유지하고 있구요.
사극은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재미와 흥미 위주로 보면 모르겠지만
오히려 왜곡된 역사 지식이 생길 거 같거든요.
이런 점에서 <사도세자가 꿈꾼 나라> 같은 책이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딱딱하고 지루한 서술체 위주도 아니고 저자의 주관적인 견해만으로 주입식
역사관을 주장하는 것도 아니고 사실을 요상하게 꼬아버린 팩션 소설도 아닌
이런 책을 읽다 보면 그동안 우리가 배우고 익힌 역사(과거)를 항상 같은
위치에서 같은 눈으로 바라보는 고정된 시각이 심히 잘못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게 얼마나 위험한 시각인지도 알 수 있구요.
조선왕조 500년 역사 중에 결코 있을 수도, 있었지만 쉽게 믿을 수도 없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더운 여름에 한 남자를 좁디 좁은 뒤주에 가둬서 음식은
커녕 물도 주지않고 말려 죽인 사건이 그것입니다.
더 놀라운 건 그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신분, 그리고 그 두 사람의 관계입니다.
가해자는 현재 왕이며 그에게 죽임을 당한 남자는 바로 그의 아들이자
다음 왕위를 이을 세자..
이 사건에 대해서 현재까지도 갑론을박(甲論乙駁)이 있는걸로 압니다.
기록은 변함이 없는데 기록을 풀이하고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서 그렇겠죠.
역사 전공자가 아닌(설사 전공자라 해도) 일반적인 독자는 그중에 어떤 이의
어떤 시각과 어떤 주장이 올바른지 판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 책은 도대체 왜 왕실에서 저런 일이 일어났는지, 왜 당시의 많은 신하들은
세자를 구하려고 하지 않았는지, 게다가 세자의 가장 든든한 우군이어야 할
세자비는 왜 침묵하고 있었는지 묻고 묻고 또 묻습니다.
계속해서 묻지만 그 물음을 듣는 독자에게 결코 대답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또한 저자의 답이 정답이라고 우기지도 않습니다. 저자는 독자와 함께 물어보고
싶을 뿐입니다.
우리들이 역사(과거)를 보는 이유는 과거를 똑바로 바라보고 현재를 올바로
판단하여 미래를 희망으로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과거는 여전히 현재와 이어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