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약사는 오늘도 안 된다고 말한다 - 의사 약사 친구가 필요한 당신에게
강준.조재소 지음 / 박영스토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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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나이를 많이 먹은 것은 아니지만, 한해 한해 달라지는 몸의 변화를 느끼게 된다. 잘 가지 않던 병원을 환절기 때마다 찾고 약국에 들러 약이 가득 든 봉지를 들고 서둘러 회사에 복귀한다. 백세시대라고들 하는 데,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닌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을 왠지 목표로 삼아야할 것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얼마 전 장염으로 근 한달 간 고생을 했다. 난생 처음으로 맞아보는 수액, 약을 복용한 뒤에도 차도가 없어 병원을 다시 찾을 정도였는데 증상은 ‘과민성 대장염’. 내원 전 검색창에 증상과 치료에 관한 검색을 했지만 너무 많은 정보가 나와 있어 과연 어떤 것이 나에게 맞는 지 가려내야했다. 이럴 때 의사나 약사 친구가 있었다면 편하게 물어봤을텐데 말이다.

 

‘의사와 약사는 오늘도 안된다고 말한다’ 라는 흥미있는 제목의 이 책은 주변 친구들의 육아와 건강 상담을 자처하고 있는 소아과 전문의와 건강과 심리상담에 관심이 많은 약사가 공저한 책이다. 질병 문의, 약에 대한 질문, 영양제 추천, 약 복용법 등에 대해 원서처럼 딱딱한 답변이 아닌 편하게 질문하고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는 말 그대로 ‘친구에게 해주던 건강이야기’ 의 정리판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이럴 땐 무슨 약 먹어?’ 에는 편두통, 불면증, 근육통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증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2부. 아이가 갑자기 아픈데 어떻게 해?’ 에서는 아이들을 키우며 부모들이 궁금해할 건강 상식에 대해 알려준다. 갑자기 아이들이 아플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항생제, 해열제 복용 등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이어진다. ‘3부. 누구나 한 번쯤 궁금해할 건강과 약 이야기’ 는 제목 그대로 한 번쯤 궁금했을 건강과 약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각 주제별로 약과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친근하게 접근하는 ‘친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주제에 대한 전문지식(사실 나는 비전공자라서 대충 흟어만 보었다)을 설명하는 ‘깊게 알아보기’, 각 장에서의 중요한 내용을 정리해주는 ‘핵심요약’ 으로 나누어져있다.


책의 특징은 각 장마다 약과 건강에 대해 독립적인 독립적인 주제를 담고 있기에 순서에 상관없이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서 선택적으로 읽어도 무방하다. 책에도 나와있지만, 저자도 약사가 된 후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어떤 영양제를 드세요?’ 라고 하듯 나도 최근에 영양제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영양제를 복용하기 전 고려사항이나 복용 시 주의할 점 그리고 저자가 복용하고 있는 영양제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나와있어서 선택지가 넓어진 듯 하다. 

평소 궁금했던 건강과 약에 관한 이야기를 한 권의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어서 무척 유익했다. 나와 가족의 건강관리를 위해 가까이 두면서 필요할 때 찾아볼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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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간의 유럽 자전거 여행기 2 -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ㅣ 90일 간의 유럽 자전거 여행기 2
심언석 지음 / 메이킹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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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에 읽었던 '90일 간의 유럽 자전거 여행기 1 - 헝가리에서 벨기에까지' 이후의 두번 째 이야기다. 작년 8월에 1편에 나온 후 올해 5월에 2편이 출간되었으니 약 10개월 만인듯하다. 자유로운 여행을 꿈꾸고, 그 꿈을 실행으로 옮긴 한 젊은이의 자전거로 유럽을 여행하는 5,000여 km의 대장정의 마지막을 함께할 수 있다. 

1편에서는 헝가리부터 시작하여 슬로바키아-오스트리아-체코-독일-네덜란드-벨기에에서의 여행을 만나볼 수 있다면, 2편에서는 2016년 5월부터 2016년 7월까지의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만날 수 있다.


책의 구조는 전편과 동일하다. 에세이형식으로 직접 찍은 풍경, 음식, 주요 유적 등 많은 사진들이 책을 채우고 있다. 전편에도 언급했지만 여행에 대한 정보, 특히 유럽은 많은 이들이 찾기에 책이나 블로그 등을 통해 정말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지만, 오롯이 자전거 하나로 여행하면서 겪은 일들에 대한 이야기는 찾기 어려울 듯 하다. 

다소 다듬어지지 않은 글들일지는 몰라도, 몸으로 기억하는 내용들인지라 더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게 아마 이 책이 지닌 장점이 아닐 까 싶다. 전편이 다양한 나라와 도시들을 돈 여행기라면 이번 편에서는 나라 수는 적지만 좀 더 그 나라에 대한 매력을 더 드러낸 듯한 느낌이었다.


오래 전 프랑스 파리와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행을 했던터라 관련된 내용이 나올 때 기억이 되살아나곤 했다. 프랑스 샹젤리제 거리를 걸으며 보았던 수 많은 인파들, 늠름하게 서 있던 개선문, 바토무슈에서 즐겼던 프랑스 야경과 에펠탑, 몽마르뜨 언덕에서 내려다 본 파리 시가지 등이 떠올랐다. 소매치기 조심하라는 이야기에 어찌나 꽁꽁 싸매고 다녔던지. 

11월이었음에도 온화했던 스페인 날씨는 어떠했는 가. 사그리다 파밀리아, 카사 밀라, 구엘 공원 등 바르셀로나 도심을 찾아다니며 느꼈던 세계적 건축가 가우디의 흔적들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92년 올림픽 영웅인 황영조 선수가 뛰었던 '몬주익 언덕' 까지 그 역사적인 장소까지 함께 했다. 몬주익이라는 명칭이 '유대인들의 산' 이라는 것은 책을 통해 알게된 사실. 


'나는 과연 무엇을 위해 그 길고 긴 길을 달려왔는다,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이 길을 통해 딱 하나 제대로 깨우친 것이 있었다. 실상 나 자신이 변화하지 않으면 내 주변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내가 먼저 변화해야 내 삶이 변한다. 내가 폐달을 굴려야 자전거가 앞으로 나아가지, 옆 사람이 아무리 폐달을 굴려봤자 나의 자전거는 그대로 멈춰 서 있을 뿐이다. 이 짧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 나에게는 그토록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p.362


익숙한 유명 관광지를 비롯해서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지나치는 작은 마을의 스토리까지.. 그 생생한 90일간의 여행 일기가 최근에 읽었던 스페인 반년살기를 통해 다양한 나라의 여행기를 보여주었던 책과 비슷한 듯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6년이 흐른 지금, 저자가 90일간의 여행을 통해 얻은 동력으로 멋지게 생활하고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마 또 새로운 여행을 준비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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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만드는 마음 - 보는 사람에서 만드는 사람으로
서해인 지음 / 문예출판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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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잠들기까지 우리는 수 많은 콘텐츠를 접한다. 매체가 전달하는 정보라는 뜻의 ‘컨텐츠’ 는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스스럼없이 사용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로 빠르게 변화는 세상처럼 콘텐츠 역시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창작과 소비 등 다양한 변화를 동시에 가져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삶의 방식을 언택트로 바꾸면서 그에 적응하고 변화하는 매체와 취향, 트렌드(1인 미디어, 구독하는 콘텐츠 등) 를 보고 듣고 즐기고 있는 듯하다. 냉정한 콘텐츠 소비시장에서 나는 콘텐츠를 보는 사람인지, 만드는 사람인지 혹은 일하는 사람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 있다. 나는 아직 100% 보는 사람이다.

 

도서 ‘콘텐츠 만드는 마음’의 저자는 오랫동안 콘텐츠는 머리로 만든다고 믿었으나 이제는 마음으로 콘텐츠를 살피고 있다고 한다. 책, 음악, 드라마, 영화 등한 달에 평균 120여개의 콘텐츠를 본다고 하니 거의 모든 콘텐츠를 아우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그에 더해 10일마다 메일함으로 찾아오는 대중문화 전반을 다루는 뉴스레터를 보내면서 보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 사이를 모가며 부지런히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짧게는 하루 내, 길게는 며칠간에 걸쳐 일어나는 일련의 콘텐츠 소비 과정, 흔적(여기서는 ‘소비 궤적’ 이라고 표기하고 있다)을 구독자에게 왜곡이나 과장없이 그대로 전달한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보는 사람’ 으로 책, 영화, 팟캐스트 등 뉴스레터에 담아낼 재료들에 대한 이야기가, 2부 ‘만드는 사람’ 은 보는 사람이 어떻게 만드는 사람이 되 지에 대한 내용들(만드는 사람이 된 계기, 코너 소개, 뉴스레터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제언) 이 이어진다. 마지막 3부 ‘일하는 사람’ 은 책과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을 접하며 쓴 리뷰를 담아낸다.

 

‘진짜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그 정보를 닿게 할지 고민해야 하는 ’의무‘ 가 더해진 것이다. 구독자가 아무리 늘어나도 그들 안에서만 빠르게 돌고 도는 ’그들만의 리그‘ 가 되지 않을 방법을 찾아보아야 한다.' p.157

 

‘효율이나 안정성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믿음을 지니는 것. 그리고 그 사실로 인해 마음의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 것. 이 두 가지는 혼자서 무언가를 만드는 나 역시 실감하는 바이다.' p.171

 

완성된 콘텐츠를 시청하고 감상하는 수동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직접 참여하는 적극적인 행태의 생산자형이 늘고 있다. 원하는 트렌드를 캐치하는 위해 지금 이시간에도 수많은 콘텐츠들이 올라오고 그것을 즐기고 있다. 다소 나에겐 생경했던 분야에 대해 저자가 담담하고 솔직한 필력이 부담없이 읽히게끔 한다. 보고, 만들고, 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책 제목 그대로 ’콘텐츠 만드는 마음‘을 느낄 수가 있다.

내 메일로 들어오고 있는 누군가가 열심히 만들었을 ’뉴스레터‘ 에 더 관심을 가지고 응원을 보내야겠다. 참, 저자의 뉴스레터도 구독하기로 했다. 10일마다 어떤 콘텐츠를 만나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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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괜찮은 사람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 어느 지방 방송작가가 바라본 노동과 연대에 관한 작은 이야기
권지현 지음 / 책과이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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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한다는 것은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어디 말할 곳도 기댈 곳도 없어 외면받던 삶에서 공감과 이해가 있는 삶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어느 지방 방송작가가 바라본 노동과 연대에 관한 작은 이야기가 에세이 형식의 글로 풀어가고 있다. 

'노동' 과 '연대' 라는 단어에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닐 까 생각했지만, 20년차가 방송작가가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방송으로 전하면서 느끼는 뿌듯함과 즐거움 그리고 공동체적 연대와 희망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을 담담하게 적어내려가고 있다.


예전에 읽은 매일 오프닝을 쓰는 20년 차 라디오 작가의 일의 기쁨과 슬픔에 관한 에세이는 라디오 작가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 생각, 추억들을 담으며 라디오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면, 이 책에서는 일하면서 느끼는 감정들과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소신있게 일하는 현장의 모습들을 그려내고 있다. 

방송국이라는 공간이 주는 화려함 뒤에는 가혹한 노동환경과 열악한 처우가 있었다는 것을 글을 통해 마주했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과 제일 큰 고용불안이라는 그늘이 숨어있음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었다. 노동자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방패막인 계약서 작성없이 방송국의 말 한마디에 해고되는 작가들이 존재하고, 특히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방송작가들은 더더욱 본인들의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울 듯 싶었다. 


'누군가는 1등만 바라보고 좀 더 화려하고 큰 무대와 세상을 만들어길 바랄지 모르지만, 나는 묵묵히 세상의 저변을 지키는 많은 이들의 힘을 믿는다. 지방방송의 역할이란 그런 믿음을 지켜가는 것이고, 그런 방송에서 이야기를 만들고 글을 쓰는 나는 비록 지방 방송작가이지만, 그래서 참 즐겁다.' p.41


'시간이 쌓이고 쌓여 결정이 되기까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아 많이 흔들리고 의심하게 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시간 속을 걸어가다 보면 우리 모두는 먼지가 모이고 모여 별이 되듯 각자의 자리에서 반짝이는 무언가가 되어 있지 않을까. (중략) 오늘을 살아가는 모두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다.' p.69~70


'진짜 중요한 건 눈에 끼는 안경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마음의 안경일지도 모른다. (중략) 모두가 같은 안경을 끼고 한곳을 바라보며 갈 필요는 없는 것 아닐까. 각자의 삶이 다르듯 저마다 바라보는 풍경도 다른데, 굳이 남의 것까지 보려 애쓰면서 살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자신에게 맞는 안경으로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가끔씩 내 마음을 돌아보며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한 일 아닐까. 그렇게 나는 지금 이 순간 끼고 있는 안경을 다시 고쳐 쓰고 제대로 삶을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p.114~115


'나는 어디서 누구와 일하건 더 많은 사람들이 노동의 고단함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마음을 나누며 씨줄과 날줄로 촘촘히 엮이길 바란다.' p.242


방송을 통해서 내가 누군가를 도와줬을 때의 보람과 열악하지만 가장 익숙한 구조라는 양날의 검을 안고 살아가는 방송작가들이 관행이란 이름으로 기본도 지키지 않는 업계에서의 고군분투를 책을 통해 여실히 느낄 수가 있었다.  

불안한정한 자리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더 좋은 원고와 방송을 먼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뒤에 오는 작가들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제법 괜찮은 사람이 되어가는 중인 저자의 바램처럼 프리랜서와 근로자라는 사이에서 편견과 차별을 받지 않길 바라며 처우 역시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연락이 소원해진 서울 소재 대학 국문과를 나와 방송작가로 일하던 후배가 있다. 라디오 작가로 밤낮이 바뀌어 일하고, 봄, 가을 개편이면 프로그램이 갑자기 없어질 까봐 노심초사하며 청취율을 신경쓰던 모습들이 생각났다.

글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방송이 재미있다고 말하던 그 후배가 아직도 이 일을 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맡은 자리에서 본인의 목소리를 내고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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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은 짧고 일 년은 길어서 - 레나의 스페인 반년살이
레나 지음 / 에고의바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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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은 사람은 책의 한 페이지만 읽은 것이다.' - 성아우구스티누스 -

 

나는 한 권의 책 중 몇 페이지를 써내려가고 있는걸까. 가슴 두근거리는 일을 하고,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길을 읽을 자유가 있음에도 용기내지 못하고 주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에세이, 특히 여행에 관한 에세이를 읽으며 내심 여행을 다니는 것 이상으로 그렇게 떠날 수 있는 용기가 있다는 것에 대한 부러움이 생겼다. 돈만 있다면, 시간만 허락한다면 차일피일 미루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여튼 이번에 읽은 책은 ’한 달은 짧고 일 년은 길어서‘ 라는 책이다.

 

’레나의 스페인 반년살이‘ 라는 부제로 스무살 시절부터 5대륙을 넘나들며 세계 21개국, 50여개의 도시를 여행한 10년차 경력의 패션브랜드 MD인 작가가 어학연수 차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머물면서 다양한 나라들(벨기에, 스위스, 이탈리아, 모로코, 오스트리아, 독일까지)을 여행하며 겪은 일들에 대해 들려주고 있다. 

소설도 아닌 에세이임에도 불구하고 책 서두에 등장인물 소개(마르타, 시모나, 로씨오, 서여사 등 각 나라별 친구들을 사귀게 되어 헷갈릴 수 있을텐데 출신과 성격에 대한 소개) 를 해주는 데 읽는데 유용하다.

 

책은 총 3개의 Chapter 로 되어 있다. ’Chapter1. 길을 잃기로 하다‘ 에서는 ’발렌시아-벨기에-발렌시아-마드리드-스위스‘, ’Chapter2. 한여름 속으로‘ 는 ’발렌시아-이탈리아‘, 그리고 ’Chapter3. 또 다른 세계로‘ 에는 ’발렌시아-모로코-오스트리아&독일-발렌시아‘에서 있었던 여행기를 이야기한다. 

몇 해전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행을 했던 나에게 빠에야와 오렌지 등으로 유명한 스페인 제3의 도시 ’발렌시아‘에 관한 이야기인줄 알았지만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래도 다른 나라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어서 덤이었던 듯.

 

300여 가까운 책 페이지 속에 사진을 비롯, 직접 그린 사진 그리고 저자가 머릿 속 어딘가에 저장했던 여행의 기억들로 가득 차 있다. 글들이 제법 많았지만, 같이 여행다니는 기분으로 쫒아가다보니 가독성있게 다가왔다. 만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비롯하여 장소, 음식, 예술가 등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서 먼저 경험한 이로써 여행의 묘미를 제대로 전달한다.

 

'각자 걸어가던 여정의 한 접점이었던 곳. 어쩌면 방향이 서로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하고 함께 어울리며 즐기게 하는 것이 축제의 원래 목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릿 속을 스쳐지나갔다. 그렇게 각자 만들어낸 선들이 모여 하나의 점이 생겨났다. 이런 점들이 계속 모여 또 다른 선이 만들어지기를!' p.282

 

'세상의 많은 말들이 여행을 막는다. 그 돈으로 저축을 해라, 그럴 시간에 무얼 더 배워라, 위험하니 가지 마라, 혼자 왜 굳이 가야 하냐고도 한다. 그럼에도 계속 떠날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새로운 무언가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중략) 우리는 여행을 떠날 때마다 조금씩 바뀌어 있다. 그게 어떤 방식으로든지 말이다. 그러니 일단 떠나시기를!' p.295~296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여행자의 길을 선택할 수는 없지만, 하루하루를 더 유의미하게 보내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항상 나 자신으로 살기를‘ - 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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