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시작하지 못하는 당신을 위해 - 잘하고 싶어 시작을 망설이는 세상의 모든 완벽주의자들을 위한 진짜 완벽주의 활용법,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윤닥 지음 / 한빛비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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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흐트러진 것은 보지 못하고, 항상 물건은 본인이 원하는 곳에 있어야할 정도로 자신만의 기준이 있는 ‘결벽증’ 이 유독 심한 친구가 있었다. 군 입소 후에도 본인이 맡았던 파트가 식판 설거지 후 점검하는 거였다고 할 때 정말 잘 어울린다고 우스갯소리로 편지 답장을 주었던 기억이 난다. 이런 결벽증 역시 완벽주의적 성향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잘하고 싶어 시작을 망설이는 완벽주의적 사고에 갖혀 있는 듯 하다.


자존감과 자기효능감과 성취가 증가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하지만, 성취에 대한 압박으로 무언가를 완벽하게 완성하지 못한다면 애초에 손도 대지 않는 게으른 완벽주의자가 우리 주변에 살고 있다. 그 게으른 완벽주의자가 혹시 내가 아닐까.


‘오늘도 시작하지 못하는 당신을 위해’를 쓴 저자(윤닥)은 퍼포먼스 심리학과 인지행동 치료 기법을 활용해 불안과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목표에 집중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돕는 인지행동 치료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완벽주의자들을 위한 진짜 완벽주의 활용법’, ‘나를 괴롭히던 완벽주의로 더 나은 삶을 만드는 회복심리학’ 이라는 부제로 책을 통해 ‘완벽주의’ 에 대한 이론적인 부분과 사례적인 부분을 함께 다루고 있다.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1장. 완벽주의자의 탄생

2장. 완벽주의, 스스로 만든 정신적 감옥

3장. 완벽주의 성향이 높은 편입니다

4장. 완벽주의의 균형을 찾아서

5장. 완벽주의 극복 5주 프로그램

6장. 완벽을 내려놓고 완벽에 가까워진 사람들

 

당신은 완벽주의자라고 묻는다면 대개 ‘저는 완벽주의자가 아닙니다’ 라는 답이 돌아올는지 모른다. 사실 완벽한 상태가 존재한다고 믿는 신념이라는 실수는 용납지 않는 사뭇 부정적인 뉘앙스인지라 모두가 손사래를 칠테지만 저자는 어쩌면 대부분이 완벽주의자일수도 있다고 말한다. 

“잠깐만요, 아직 시작할 수 없어요” 같은 ‘회피형 완벽주의자’ 나 “다들 나만큼만 하면 소원이 없겠네” 의 ‘감독형 완벽주의자’, “잘하고 싶지만, 나를 믿을 수 없어” 같은 ‘자책형 완벽주의자’ 그리고 완벽에 가까운 ‘안정형 완벽주의자’ 까지. 책에 할애된 ‘생활 속 완벽주의 유형 체크 리스트’를 통하면 본인에게 해당되는 유형을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어느 범주에 속할까.

 

이론적인 내용과 함께 인지행동 상담 사례를 통한 피드백 내용이 이어진다. 상담을 하면서 직접 개발한 ‘완벽주의 극복 5주 프로그램’을 5장에서 소개하고 있는데 실습을 통한 다양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코너다.


1주차 : 인정하라(유지하고(득) 싶은 완벽주의와 버리고(실) 싶은 완벽주의 구분하기)

2주차 : 기준을 바꾸라(기준을 합리적으로 바꾸는 방법)

3주차 : 두려움의 뿌리를 찾아라(부정적인 감정 들여다보기)

4주차 :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계속 시도하기(자기 객관화)

5주차 : 완벽하지 않아서 행복한 사람들 : 시작을 방해하는 요인을 제거하는 연습)


5장의 내용은 부록으로 첨부되어 있는 ‘완벽주의 극복 5주 프로그램 워크북’을 통해 복습해볼 수 있다. 나의 심리를 워크북에 작성해보면서 기준과 생각을 어떻게 바꿀지, 실수에 대한 재인식 등을 실질적으로 해볼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한다. 이는 긍정적인 경험을 통한 변화가 수반되어야 함을 이야기한다.


평소 ‘완벽주의’ 라는 불안함에 시달리거나 완벽주의적 성향에 관한 공부를 하는 이들에게 유용하게 다가올 책이다. 쉽게 해결될 수는 없겠지만 나의 기준을 세우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여보자. 그리고 그 시작의 변화를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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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2 - 책과 일본 여행으로 만나보는 스물두 개의 일본 문화 & 여행 에세이 ㅣ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2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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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거리두기가 완화된 지난 6월에는 코로나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국제선 월간 탑승객이 1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최근 코로나 재유행에도 불구하고 여름 휴가를 맞아 억눌렀던 해외여행 소비가 늘고 있다고 하니 여행수요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방역 규제가 완화되고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지면 일본 여행을 떠나고 싶었지만 현재 일본은 2주 연속 코로나19 신규확진 세계 최다를 기록했다고 하니 쉬운 일은 아닐 듯하다.

 

그렇다면 잠시 책으로 만나보는 일본 문화이야기는 어떨 까.

일본인 작가가 쓴 책들과 한국인이 일본에 관해서 쓴 책 그리고 저자가 일본 여행을 하며 느꼈던 감정들을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는 일본 문화 전반에 대한 내용을 책 한권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사실 단편적인 여행으로는 문화 지식이나 문화의 이해력이 금방 마음 먹는다고 쌓이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이렇게 책의 힘을 빌려 저자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흡수하게 되는 듯 하다.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2년전에 발행되었던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1’ 에서는 책과 드라마, 일본 여행으로 만나보는 서른네 개의 에세이로 책 문화, 드라마, 장인정신 등을 다루었다고 한다. 다행히 이번 두 번째 책은 전편과 서사가 이어지지 않으니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듯했다.


책은 총 ‘책으로 만난 일본 문화이야기’ 와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총 2장으로 스물 두 개의 일본 문화와 여행에 관한 이야기로 꾸며져있다. 

1장에서는 책 속의 책처럼 일본 서적과 커뮤니티 상의 글을 읽고 이슈에 관한 내용과 저자의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만나볼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국내에서도 발매된 일본인 작가들의 책 ‘무인양품은 90%가 구조다’, ‘세상에 팔 수 없는 것은 없다’, ‘야마다 사장, 샐러리맨의 천국을 만들다’ 등과 이우광의 ‘일본 재발견’, 전영수의 ‘장수대국의 청년보고서’ 같이 한국인이 쓴 일본에 관한 책 리뷰를 통해 사회경제적 환경과 실상을 무겁지 않게 다루고 있다.


무인양품의 매뉴얼, 아마존 댓글로 알아보는 일본 워킹맘들의 속내, 일본 어린이집 수가 부족한 이유, 무라카미 하루키의 매력, 노벨상을 수상한 두 과학자의 사고법과 인생 이야기 등에 관한 내용을 읽어볼 수 있다. 2부에서는 저자가 가족과 함께 여행한 부분들을 기술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함께 가족여행을 다니는 듯한 기분으로 읽었다.

 

여행을 추억하는 시간은 식사 끝에 기다리는 디저트처럼 달콤하다고들 하는데, 책을 통해 예전 일본여행 추억을 들춰보는 듯 했다. 저자의 바램처럼 그동안 잘 몰랐던 일본 문화를 알게 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오늘도 주섬주섬 짐싸서 떠나고 싶은 마음만 적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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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사랑이라 말할 수 있다면
강송희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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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책을 한 번 보고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장시간동안 덮어주게 되는 편인데 따뜻한 색감의 책 표지와 책 띠지에 적힌 “두 번 세 번 읽어도 또 읽게 되는 마성의 책” 이라는 독자평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새벽산책과 간절기의 냄새, 그리고 올바르게 나이 들어가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니 무척 감성적인 작가임이 틀림없다.


그런 불안과 걱정으로 물든 밤에 문득 들여다보고 싶은 글들이 이 책안에 오롯이 녹아져있다. 에세이라고 명시는 되어있지만, 기존 에세이와 다르게 280여페이지 책 속에는 제법 짧은(시라고 불러도 무방할) 글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읽기는 수월하다.

 

총 4개의 챕터로 되어 있다.

Chapter 1. 온 밤은 한없이 너의 쪽으로 기울고

Chapter 2. 외로운 것들에지지 않으려면

Chapter 3. 상처가 스미는 시간을 위한 말들

Chapter 4. 사랑을 포기하지 말아요

 

그동안의 자기계발서나 인문학, 역사 등 지식을 추구하는 도서들을 접했었다면, 읽은 책은 힘을 빼고 마음을 돌보는 듯한 기분으로 ‘사랑’ 에 관한 단상들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내용에 따라 각자가 가진 연애, 이별 등 사랑을 기억하는 방식이 제각각이지 않겠는가. 그래서 글 하나 하나를 음미하다보면 과거와 현재가 함께 어우러짐을 느낄 수 있다.

 

‘사랑에는 순서가 없다. 내가 상대를 더 사랑하든, 상대가 나를 더 사랑하든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나에게 주어진 마음을 온전히 다 써버리는 것. 그래서 충분히 나를 사랑에 담가둘 수 있는 것. 그 뿐이다.’ 

- p.38 ‘사랑에는 순서가 없다’

 

‘그러니까, 단추를 한 개만 풀어서는 옷을 벗을 수 없잖아. 그런데 말이지. 옷을 벗으려면 우선 단추 한 개를 풀어야만 해. 그러니까 내말은, 사랑에도 그게 필요하단 말이야. 딱 한 걸음.'

- p.41 우선 단추 하나

 

'이별이 힘든 이유는, 너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어느 곳도 네가 없었던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이제 현실이하는 것을 마주하기에 아직은 아프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능하면 아주 오래, 앓고 싶다. 아픔으로나마 내 곁에, 묶어두고 싶어서. 아픈 대로 두고 싶기, 때문이다.' 

- p.119 이별이 힘든 이유

 

'아무도 없는 곳에 혼자 있고 싶은 순간이 있다. 사실 그러한 날은 모순되게도, 지독히 혼자 있기 싫은 마음이 함께한다. 솔직해지자면, 내 이야기를 늘어놓을 힘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정말로 혼자 있고 싶은 것이 아니라,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바라는 것인지도, 모른다.' 

- p. 131 ‘혼자 있는 마음’

 

'어쩌면 사람 살아가는 것들이 끝자락에는 결국 같은 냄새가 나서, 우리는 또 하루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나만 고되지는 않을 거라는 막연한 위로 덕분으로.' 

- p.208 ‘삶의 냄새’

 

'행복하자. 그러지 않을 이유가 단 한 가지도 없으니. ‘지금을 사랑하기.’ 우리는 이미 그렇게 암묵적으로 합의하지 않았는가. 지금 이 순간을 미치도록 애달파하기, 애틋해하기, 그래서 비로소 소중함을 온몸으로 깨닫기. 이것이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 

- p.235 ‘지금을 사랑하기’

 

바쁜 일상에 감정이 메말라있다면 한 템포 쉬어가며 책 속 문장들을 조용히 음미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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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동네 아는전주 ㅣ 아는동네 9
어반플레이 지음 / 어반플레이(URBANPLAY)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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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보라빛 표지의 직사각형의 책이 배달되었다. 책 위를 감싸고 있는 비닐이 마치 학창시절 학교 앞 서점에서 갓 발매된 만화책 단행본의 겉 포장처럼 제거하기 아쉬운 기분이랄까. 큼지막하게 써 있는 'Jeonju' 와 책 오른쪽 상단의 '아는동네 아는전주' 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매거진 형태라 일반적인 책 사이즈는 아닌 듯 보였다.

로컬 콘텐츠를 기반으로 매력적인 브랜드와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 도시 콘텐츠 전문 기업 어반플레이가 발간하는 '아는동네' 시리즈의 아홉번째 도시 편이라고 한다. 


'사람은 공간을 만들고, 공간은 지역을 바꾸며, 지역은 다시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라는 생각을 담아 동네를 움직이는 사람, 공간, 브랜드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미디어라고 한다. 그동안 아는 연남을 시작으로 을지로, 이태원, 성수, 강남 등 다양한 지역의 모습을 소개했다고 하는데 찾아서 읽어보고 싶어졌다. 물론 '전주' 이후로 나오는 장소도 찾아보지 않을까.


전주하면 무엇이 떠오르는 가. 한옥마을, 전주비빔밥이 먼저 떠오르고 전주국제영화제, 전동성당이 뒤를 그 뒤를 이었다. 전주여행을 두 번 정도 다녀왔는데 지금 같으면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처럼 SNS가 활발하여 맛집이나 관광지처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을텐데 그 당시에는 책이나 먼저 다녀온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간 기억이 있다. 나에게 있어 '전주' 는 고즈넉함과 뭔지 모를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곳이었다.


도시에 사는 이들의 생생한 삶을 궁금해하는 '로컬 탐험가형', 핵심 스폿 위주로 즐기는 '실속 여행가형', 확고한 취향의 '힙스터형', 맛집 탐방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배불리형' 이렇게 4가지 취향 지수 테스트에 따른 여행법에 대해 책 서두를 장식하고 있다.


책 내용은 단순히 여행가이드 수준을 넘어 라이프, 아티스트 소개, 동네 서사, 도시 리폼 등 다양한 방면을 소개한다. 전주라는 동네의 매력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들을 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들이 생생하게 실려있다. 

환경오염, 기후 변화를 몸소 느끼며 착한 소비를 외치는 이들을 위한 제로 웨이스트, 우아하고 호쾌한 동네를 사랑하고 있는 전주 사람들에 대한 내용들이 흥미롭게 읽혔다. '멋' 과 함께 '맛' 이 빠질 수 없듯이 가맥 생활(슬기로운 음주 문화), 전주비빔밥 로드, 객사의 맛 역시 체크 체크!!


단편적인 기억으로 점철되어있던 '전주' 를 조금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였다. 모두 다 둘러보는 것은 욕심이겠지만, 날씨가 선선해지면 가방 하나 매고 이 책을 벗삼아 한국의 멋이 살아있는 이 멋진 도시를 거닐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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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수련 마음 단단 - 검도 인생 20년 차, 죽도를 죽도록 휘두르며 깨달은 것들
이소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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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27년전인 1995년에 방영된 드라마 '모래시계' 는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90년대 최고의 드라마이다. 드라마를 본방사수하기 위해 일찍 집에 들어간다고하여 귀가시계라고 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지금 다시 한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배우 이정재씨가 뒤에서 묵묵히 여주인공을 지켜주는 보디가드로 나왔다. 

극 중에서 이정재 배우가 보였던 검도 액션 때문에 때 아니게 검도장이 호황을 누렸다는 소리가 있을 정도로 '검도' 에 대한 관심도 높았던 걸로 기억한다. 안타깝게도 우리집 부근에는 태권도장들만 있어서 검도장 찾기가 어려웠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이것이 내가 태어나서 처음 접한 '검도'에 관한 추억이다.


내가 읽은 '매일 수련 마음 단단' 이라는 책은 검도를 통해 일상의 많은 부분이 바뀐 콘텐츠 제작 프리랜서이자 생활 검도인인 저자가 쓴 생활밀착형 에세이다. 검도 용어나 예법, 기술 등을 기술하거나 대회에 나가 상을 거머쥐었다는 식의 무용담 대신 프롤로그 글에 적힌 것처럼 스스로 볼품없다고 생각해온 한 사람이 검도를 통해 차근차근 생각과 마음 그릇을 넓혀온 과정들에 대해서 담담하게 적어놓고 있다. 180여페이지 정도의 책이라 부담감없이 읽히며 중간 중간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도 함께 할 수 있다.


차례는 '장' 이나 'PART' 가 아닌 입문, 응용, 실전, 종합으로 마치 한 권으로 끝내는 수준별 학습서 느낌으로 구성된 점이 독특하다. 별 기대없이 시작했던 취미생활이 이제는 검도 인생 20년차 4단 사범이 되었고, 검도를 수련하는 과정을 통해 기쁨과 슬픔을 느끼며, 더 나아가기 위해 지금 좋아하는 것을 더 오랫동안 좋아하기 위해 매일 수련하면서 마음을 단단하게 먹고 있는 듯 했다. 


'회사에 있는 동안 '직장인인 나' 를 연기해야 한다. 그게 나에겐 버겁다. 하지만 도장에서는 어떤 역할을 잘해내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하루 중 조금이라도 나 다울 수 있는 시간이 바로 그때다. 퇴근 후 도장으로 기어코 달려가 땀을 쏟아낸 건 시간의 길고 짧음보다 나일 수 있는 시간 자체를 지키고 싶어서, 그 마음에 충실해지고 싶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p.44~45


'죽도로 흠씬 두들겨 맞는 순간이 와도 마음을 비우고 싶다.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벽처럼 무너진다면 좀 더 회복 탄력성이 생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깨지고 또 새로워질 수 있기를. 잘되지 않지만 꼭 잘되는 것만 바랄 필요는 없지 않을까. 부서짐과 단단해짐의 반복, 그 어디쯤에서 일희일비하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얻을지 모르니까.' p.112


검도라는 매개체를 통해 완성형이 아닌 되어가는 사람(아마도 진행형이겠지) 으로써의 자신의 그릇을 확장해가는 모습이 내심 부럽기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 그 무언가를 위해 저렇게 꾸준할 수 있는 마음 근육을 한 번 키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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