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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렝게티의 낯선 자전거
정준오 지음 / 메이킹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아프리카하면 다들 무엇이 떠오를까. 내가 생각하는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두 번째 큰 대륙, 찌는 듯한 더위의 사막. 마라톤 잘하는, 동물의 왕국, 커피, 다소 여행하기 위험한 곳 등등 일테다.
여기 자전거 라이딩을 통해 130여일을 여행한 한 남자의 여행일기가 있다. 아시아나 유럽, 미주 등에 대한 여행기는 블로그나 카페 등을 통해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지만, 아프리카는 흔한 여행장소가 아니라 책을 읽기 전에 호기심이 앞섰다.
스무살 중국 배낭여행을 시작으로 역마살의 길로 들어선 작가가 오랜 준비 끝에 끝이 보이지 않던 그 곳, 아프리카의 11년전 여정을 글로 풀어내고 있다. 우선 '세렝게티의 낯선 자전거' 제목을 잘 지은 듯 하다. 낯선 이방인의 자전거 여행기가 제목에 제대로 녹아든 듯 하다.
이집트, 수단, 에티오피아, 케냐, 탄자니아, 잠비아까지. 지도를 검색해보니 북쪽에서 남쪽 끝이다. 그냥 여행하기도 힘든 아프리카를 자전거라는 수단으로 여행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텐데.. 6개국 7천키로라는 먼 거리를 자전거 하나로 횡단하다니 그 체력이 대단하다. 객기와 도전으로 점철된 정말 겁없는 폐달이 그동안 몰랐던 아프리카 구석 구석을 횡단하고 있다.
사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친절한 여행가이드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만났던 사람들의 실명이 거론되고, 좋고, 힘들고, 슬프고 하는 감정이 고스란히 들어나 있는 20대 중반의 청년이 생생하게 작성한 살아있는 일기라고 보는 게 무방할 듯 하다.
여행을 예쁘게 포장한 것이 아닌, 도움을 받았을 때의 감사함과 아이들의 몰려들었을 때의 당혹감, 몸이 아프거나 체력적으로 한계에 다다랐을 때의 피곤함 등이 고스란히 글을 통해 전달되었다. 중간 중간 찍은 사진들은 생동감있어서 좋았는데, 사전 정보가 없던 탓에 움직이는 경로들을 지도 등으로 설명해 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여행' 이 그리워지고 있다. 책을 읽자니 어디든 떠나보고 싶은 마음이 한 가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