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의 끝머리를 향할 즈음, 5년만에 신간 이라며 한강작가의 신보소식이 들렸다. 반가웠다.누구네들처럼 난 5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으니..이 소설의 중반을 넘을때즈음 ˝제주 4.3 학살˝ 에 관한 책 이란걸 알게 되었다. 언제가 다큐로 본적이 있는. 미국명령으로 제주도민을 몰살한. 아직도 제주도 여기저기 동굴에서 찾지못한 시체들이 발견된다고 하는 다큐를..‘소년이 온다‘ 에서 받은 안타까움이 온전히 씻기지 않고 그대로 덮어씌어졌다. 사실 너무 힘들었다.일반적인 죽음이 아닌, 학살에 관한 책을 연달아 읽는다는건. .눈 앞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목도한..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을 평생 기다리며 살고 있는.유가족들을 국가는 보호해줘야 한다. 그것이 국가가 할일 아니겠는가..그 잔인한 기억에서 구출해 줄수는 없겠지만서도... .
P.25무슨 일입니까? 지금 저흰 교회에...양복 입은 남자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사람의 팔이 어떤 것인지 너는 보았다. 사람의 손, 사람의 허리, 사람의 다리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보았다...인간은 모두 잔인성을 가지고 있고, 정상적으론 숨기고 있다. 그 잔인성을 끄집어 내게끔 한 최고 명령권자를 벌해야 한다. 중간을 벌하는건 의미가 없다..국가를 위해선 같은 언어, 같은 역사를 공유하는 민족끼리 죽여도 되는것인가...그것이 진정 국가를 위한것이었을까, 한 개인이 본인의 권력을 보전하려는 것이었을까? 생각 좀 해봐야겠다..상황이 인간을 결정한다. 나는 저 상황에 과연 인간이었을 수 있었을까....
제게 자녀는 없지만, 조카도 있고^^...매일 아이들을 접하고 가르치는 직업이다 보니. 자연스레 이런 책에 손이 가네요..학대(신체적, 언어적을 통틀어)를 받고 자란 아이의 뇌는 특정부분이 쪼그라들거나 변형이 되는군요...어허....자녀들을 사랑한다면. 읽어야겠죵??
김진명 작가는 처음인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와 ˝고구려˝ 를 쓴 분이군요. (둘 다 아직 안 읽어봄).코로나 시대에 바이러스란 단어를 책에서 까지 만나고 싶진 않았어요. 이슈에 맞춰 쓰여진 기획소설인것 같기도 했고. 추천이 아니었다면 안 읽었을책..하지만 엄청 재미있네요~~ 호호지상최대 관심사이며 현재를 다루었기에 더 실감나고. 바이러스에 대한 지식도 쌓이고.책에서 제시한 해법이 실제로도 나타났으면 좋겠네요..P.S 지루하지 않게, 길지않은 호흡으로 구성되어 만화책 읽듯 쉽게 읽혀요. 책린이들도 읽을 수 있어요..P.S 2: 그간 외국소설만 읽다가 올만에 마데인코리아 소설을 읽으니 등장인물 이름부터 익숙해서 반가움! .P.S 3: 코로나가 창궐한지 1년이 조금 안되었는데. 그 짧은 시간에 어찌 이런 해박한 지식을 수집해 책으로 쓸까요.. 작가들 참 대단..
안톤 체호프는 다른책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작가라 읽어봤어요.특히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은 자주 만나는 제목인데.안톤 체호프가 세익스피어 다음으로 가장 많이 상연되는 극작가였을줄이야...러시아 작품은 접근이 쉽지 않아요. 일단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너무 이질적이죠.`알렉산드르 그리고리예비치 소콜스키`,`알렉세이 이바노비치 크류코프`..이런것처럼...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올때마다 겁이 난다는...체호프의 단편선 중. ‘굴‘ ‘진창‘ ‘구세프‘ ‘검은 수사‘ ‘로실드의 바이올린‘ ‘상자 속의 사나이‘ ‘산딸기‘ ‘사랑에 관하여‘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이렇게 9편으로 구성되어 있어요..의사 출신에다가 사회문제나 교육에도 공로를 많이했고 (훈장까지 탔으니).제일 부러운건 ˝이제 죽습니다˝ 라고 아내에게 말한 뒤 옆으로 돌아누워서 그대로 임종을 맞았다고 하네요..자기가 죽는 시점까지 알다니..대박 부러움..정갈하고 감정기복이 심하지 않은 문체를 가지고 있어요. 세련됐다고 하면 될래나? 등산처럼 높이가 있는 계단을 오르는 느낌이 아닌, 모던한 건물 낮은 높이의 잔잔한 계단들을 오르는 느낌이랄까..간만에 책다운 책을 읽는 즐거움을 줬네요..P.S: 풀네임은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인데. 중간 이름은 왜 빼는건가요?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동네이름까지 이름에 넣어서 불러줬으면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