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 리더십 - 누가 AI 챔피언이 되는가?
김경수 지음 / 라온북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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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기술이 흐르는 시대... 리더는 강물 위에서 방향을 잡는 노를 든 사람이 아닐까?"

AI가 "언젠가 올 변화"라 여겨졌던 때를 지나서, 지금은 'AI 전환(AI Transformation)'이라는 말이 조직과 리더십의 중심에 서 있는 시대라고들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시대에 기술이 아니라 리더의 역할이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담담하지만 명확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책의 머리말에 나오는 "AI는 예측하지만, 리더는 결단한다."라고 하는 이 한 줄의 문장이 책 전체의 흐름을 관통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그 활용과 방향을 결정하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시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으니까요.

이 책은 크게 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1장에서는 'AX 시대의 리더, 당신의 역량을 무엇에 집중할 것인가?'를, 2장 'AX 시대에 요규되는 리더의 논리적 프로세스는 무엇인가?'를, 3장은 'AX 혁신을 위한 리더의 3단계 실행력과 조직 통찰력'를, 그리고 마지막 4장은 'AX 혁신을 위한 리더의 단계별 실행 역할'을 다루고 있습니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1장 'AX 시대의 리더, 당신의 역량을 무엇에 집중할 것인가?'에서 "조직 내에서 'AI에 휘둘리는 리더'와 'AI를 활용하는 리더'의 차이"를 이야기하는 대목이었어요. 기술을 단순 도구로 보는가, 조직이 기술을 통해 무엇을 이루어야 하는가를 보는가의 차이가 곧 리더십의 판을 바꾼다는 말이었죠.

'AI를 어떻게 도입하느냐'보다 '조직 구성원과 리더가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함께 성장하느냐' 부분은 무척이나 공감이 갔습니다. 특히, "문제를 해결할 때 결과 이미지(Output Image)를 먼저 가정하라"고 이야기한 부분은 기존의 문제해결 방식을 뒤집는 통찰로서 인상깊게 다가왔습니다. 또한, 3장에서 언급하고 있는 '탐색(Explore) → 실험(Experiment) → 영향(Impact)'라는 3단계로 리더십을 구조화한 부분을 접하면서는, 이 흐름을 조직에 녹여낼 수 있다면 단순히 '기술 도입'이 아닌 '문화 전환'도 가능하겠구나 싶어져 호감을 가지고 읽었습니다.

책을 덮고, "기술이 흐르는 시대... 리더는 강물 위에서 방향을 잡는 노를 든 사람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AI Transformation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리더는 노를 젓는 사람이자 방향을 정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제 안에 깊이 남았습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당신이 조직의 리더이거나, 리더로 성장하고 싶다면 이 책은 단순한 기술서가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둔 리더십 교과서로 기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AI 기술이 빠르게 바뀌어도, 이 질문만은 변치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 조직은 AI 변화에 끌려가고 있는가, 아니면 우리가 그 변화를 이끌고 있는가?"...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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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코드 : 베타라이프 - 일상에서 답을 찾는 브랜딩 인사이트
프리퍼드(PRFD) 지음 / 유엑스리뷰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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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브랜드 전략은 기술이나 자본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와 공감에서 출발해야 한다"

요즘 "브랜딩"이라는 말은 어디서나 들리지만, 이 책은 단순히 "멋진 브랜드 만드는 법"이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 속 맥락에서 브랜드가 어떻게 살아남고 사랑받는가"를 이야기하더군요.  책이 제시하는 다섯 가지 브랜드 코드인 페브카페(FabCafe), 파크런(Park Run), 버시(Verci), 브뤼셀(Brussels), 몬타나(Montana) 등의 사례는 그저 트렌드를 좇는 게 아닌, 사람들의 변화하는 삶을 브랜드가 어떻게 담아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7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트렌드, 그 너머를 읽는 법'이라는 주제로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첫 번째 코드: 흔적의 효용성', '두 번째 코드: 데이터 리추얼', '세 번째 코드: 인스턴트 네트워킹', '네 번째 코드: 미숙함의 미학', '다섯 번째 코드: 나라는 공간', 그리고 마지막 '베타라이프 시대, 어떤 브랜드가 되어야 할까?'로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음...이 문장이 특히 마음속 깊이 남았어요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그들과 진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이 말은 브랜드 전략이 기술이나 자본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와 공감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걸 상기시켰면서 이 책을 대하는 제 생각의 방향을 정확하게 잡아주었습니다.

책은 '베타라이프(Beta-Life)'라는 개념으로 이 시대를 나누고 있습니다. 완벽이 아니라 실험을, 결과보다는 과정을, 고정된 성공이 아니라 흐름 속 변화를 즐기는 삶의 태도를. 저자는 브랜드도 이 흐름 안에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읽으면서 제 머릿속에 떠올랐던 건 "나도 결국 브랜드로부터 응답받는 소비자가 아니라, 브랜드가 나의 삶에 응답하는 소비자,  사용자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브랜드가 나를 먼저 이해하고, 나의 일상에 스며들어야 한다는 말이 실제로 다가왔습니다.

책을 읽고 무엇보다 브랜드는 "사람이 먼저 쓰는 언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제품이 주목받으려면 기술이 좋아야 한다"는 통념보다는 "사람들이 왜 이걸 쓰고 싶어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마음 속 깊이 남았습니다.

변화의 시대에는 '실험'이 미덕이 된다는 점도 인상깊었습니다. '베타라이프'라는 말처럼, 브랜드도 완성품보다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줄 때 신뢰받는다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나와 브랜드의 거리가 좁아지는 순간이 브랜드로서의 진짜 성장이라는 점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책 속 '인스턴트 네트워킹' 코드는 "오랜 관계"보다 "지금 필요한 연결"이 더 가치 있다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데, 소비자 입장에서 곰곰히 생각해 보면 브랜드가 내 지금의 삶에 '필요한 친구'처럼 다가올 때 마음이 움직였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책을 덮으면서 "좋은 브랜드는 당신의 삶을 설명해주는 문장보다, 당신이 삶 속에서 던지는 질문에 함께 답하는 동반자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브랜드를 단순히 소비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흐름 안에 자리 잡는 경험의 틀로 다시 보게 했습니다. 만약 제 글을 읽으신 분들 중 브랜드를 기획하거나, 브랜드에 마음이 가는 분들이라면 이 책은 머릿속 아이디어보다 현장의 발걸음이 되어줄 거라 생각됩니다.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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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종말의 허구
곽수종 지음 / 메이트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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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 책을 통해 얻은 배움은 우리가 할 일은 '공포'가 아니라 '준비'라는 점입니다."

이 책은 제목부터 묵직하게 다가왔어요. '달러의 종말'이라니... 언뜻 과장처럼 들릴 수도 있는데, 책은 그 표현이 단순한 선동이 아니라 "달러 체제가 왜 흔들리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더군요.

이 책은 총 4개의 Chapter로 구성되어 있는데, Chapter 1 '트럼프의 오독: 달러 패권이 불안하다', Chapter 2 '달러의 매력과 균열: 기축통화의 힘과 한계', Chapter 3 '달러 패권의 흔들림: 종말인가, 전환인가', 마지막 Chapter 4 '금과 암호화폐: 달러를 대체할 수 있을까' 입니다.

1장에서 언급한 "전쟁, 질병, 기술혁신"이 동시에 달러 패권을 흔드는 동력이라는 주장... 실제로 최근의 팬데믹, 미중 패권경쟁, 디지털 화폐 부상 같은 흐름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어요. 책에서 특히 끌렸던 대목이 이 부분이었어요. "경제는 성장과 번영을 위해 안정적 투자 환경과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필요로 한다." 이 말은 단순히 국가나 화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시장, 신뢰, 제도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묻는 말인 것 같았습니다.

이 책은 통화를 단순히 금융상품이 아니라 권력과 질서의 상징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2장에서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로 자리 잡은 것은 규모, 제도, 신뢰의 세 축 위에서였다"는 설명은 최근 데이터가 보여주는 그림과도 맞닿아 있다고 봅니다. 예컨대, IMF 자료에 따르면 달러가 외환보유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서서히 줄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있답니다. 하지만 동시에 달러가 국제 결제, 외환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다는 자료도 있지요. "지난 20년 동안 달러의 국제 화폐 사용 지표는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는 연준 보고가 그런 맥락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말하는 '종말'이란 "밤에 무너짐"이 아니라 "균열이 점차 누적되는 과정"으로 읽혔습니다. 3장, 4장에서는 금, 암호화폐, 채권 등 다양한 자산흐름을 살펴보면서, 달러를 둘러싼 '대안'이 쉽게 대체자로 자리잡기 어렵다는 현실적 고찰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컨대 "금은 유동성, 운송의 제약이 있고, 암호화폐는 신뢰, 제도 기반이 아직 약하다"는 설명은 현실감 있게 와닿았습니다.

책에서는 통화가 단순히 교환의 매개일 뿐 아니라, 거래, 제도, 경제질서에 대한 믿음이 담긴다고 말합니다. '안보, 신뢰, 제도'가 흔들릴 때 통화 위상도 같이 흔들린다는 건 최근 미 재정적자, 지정학 리스크 등을 보면 피부로 와 닿습니다.. 달러가 바로 무너진다면 세상이 당황하겠지만, 책이 보여주는 흐름은 '다극화'를 향한 천천히 움직이는 기울기였습니다. 최근 중앙은행들이 금, 위안화에 관심을 보인다는 기사도 이 흐름과 맞닿아 있어요.

음... 이 책을 통해 얻은 배움은 우리가 할 일은 '공포'가 아니라 '준비'라는 점입니다. 달러의 위협이 불안으로만 남아선 안 되고, 포트폴리오, 거버넌스, 제도 변화까지 포함하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제 머릿속에 오래 남았어요. 이 책이 상당히 폭넓게 사고하긴 했지만, 조금 더 깊이 있었더라면 좋았을 영역이 있어요. 예컨대, 디지털 통화(CBDC 포함)가 앞으로 통화 체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좀 더 상세히 전망했더라면 더 풍부했을 것 같았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돈'이라고 생각하는 것 너머에 있는 질서, 신뢰, 관계의 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달러라는 거대한 상징이 흔들린다는 건 단지 금융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서 있는 세계의 틀 자체가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었어요. 달러가 무너지는 날이 올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변곡점을 읽고 움직일 준비는 분명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읽고 나서 남는 건 질문이 아니라 행동의 단서였어요. 다음 단계는 말이 아니라 "어떤 제도와 자산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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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필사 : 헤르만 헤세 《수레바퀴 아래서》 편 ㅣ 생각이 깊어지고, 마음이 단단해지는 문장들
헤르만 헤세 지음 / 코너스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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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하루 한 장, 문장을 쓰고 마음을 쓰다 보면 어느새 나의 틀도 조금은 덜 벅차게 느껴지지 않을까..."

이 책을 펼쳤을 때, 문장 하나하나가 '멈춰 서서 다시 생각해보라'는 초대처럼 느껴졌습니다. '필사'라는 형식 자체가 이미 애써 바쁜 마음을 내려놓고, 글을 쓰는 손끝과 눈길을 맞추는 시간이겠죠. 그리고 이 책은 그 시간을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라는 깊고도 서글픈 이야기 속 문장들로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수레바퀴 아래서'에서 주인공 한스는, 사회가 정해놓은 틀 속에서 자신을 잃어가는 소년이에요. 권위와 기대, 규율이라는 수레바퀴에 조금씩 짓눌리며 그의 삶의 궤적은 '살아남음'이 아니라 '버텨냄'으로 바뀌고 말죠. 이 필사 노트는 그 여정을 손으로 따라가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나는 어떤 수레바퀴 아래 서 있나?" 묻게 만듭니다.

필사는 기억이 아닌 감각을 새겨 넣는 작업입니다. 읽는 것만으로 지나가는 문장을, 손으로 직접 써 내려가면 "느낀다"로 바뀌게 되죠. 이 노트가 다루는 건 단지 문장이 아니라 '나와 제도(학교, 가정, 사회)'의 관계입니다. 필사가 이 관계 위에 선 나를 잠시 불러내고, 손끝으로 질문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수레바퀴는 어디에 있는가?"... 꾸준히 쓰는 일은 작지만 의미 있는 저항 같아요. 한스가 맺지 못한 대화와 정상화를, 문장을 써 내려감으로써 조금씩 풀어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이 필사하는 데에 매우 친절하게 구성되어 있지만, 정작 필사 이후의 사유 과정이 독자에게 덜 열려 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예컨대, "이 문장을 써본 뒤 내 삶에서 어떤 장면이 떠오르는가?"라는 질문 관련 여백이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더불어, 한스의 이야기나 헤세의 배경을 좀 더 간략히 재현해주는 미니해설이 있으면 이 필사가 좀 더 풍성해질 수 있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책을 덮으며 뒷 표지에 적힌 "앞으로는 성실히 노력하겠다고 약속해 주겠나? ... 다만 너무 지치지 않도록 하게나. 안 그러면 수레바퀴에 깔리고 말 테니."라는 문장이 정말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필사는 단지 글씨를 옮기는 행위가 아니라, 나의 하루를 들여다보고 질문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하루 한 장, 문장을 쓰고 마음을 쓰다 보면 어느새 나의 틀도 조금은 덜 벅차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해봤네요. 만약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고 싶거나, 나라는 사람이 조금 더 단단해지고 싶다면 이 책은 정말 좋은 동반자가 될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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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필사 :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 편 ㅣ 생각이 깊어지고, 마음이 단단해지는 문장들
헤르만 헤세 지음 / 코너스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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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고 싶거나, 나라는 사람을 조금 더 단단히 세우고 싶다면 이 책은 좋은 친구가 될겁니다."

이 필사 노트, 아니 책을 펼치는 순간, 손끝이 문장과 맞닿는 느낌이 참 새로웠어요. 필사라는 행위는 '읽음'과는 다르게, 글자를 따라 손이 움직이고 머리와 마음이 잠시 멈추는 시간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이 책은 바로 그 멈춤의 순간을 '싯다르타'속 문장들로 안내해주었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는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치열한 여정입니다. 주인공 싯다르타는 권위와 제도로 짜여진 세상에서 벗어나, 고행도 해보고 세속도 경험하고, 결국에는 강물처럼 흐르면서 자기 속으로 내려갑니다. 이 필사 노트는 그 여정을, 제 손으로 한 줄씩 옮기게 만들었습니다. "내 안에 흐르는 물결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조용히 떠올랐습니다.

필사의 힘은 느림 속에서 생기는 자각이라 생각합니다. 읽기만 하면 흘러가지만, 쓰면 머물고,  머물면 생각이 자라나죠. 이 책이 제게 준 건 "잠깐 멈춤의 힘"이었습니다. 필사는 단지 문장을 베끼는 게 아니라 내 삶의 문장으로 바꾸는 일일거예요. 이 책에서는 40개의 문장이 엄선되어 있는데, 각각이 싯다르타가 경험한 '고행, 세속, 깨달음'의 한 조각이었습니다. 제가 그 문장을 필사할 때, 문득 '내 이야기'로 바뀌는 순간이 왔음을 느꼈답니다. 이 책은 또한 관계와 시간과 자아에 대한 묵직한 사유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싯다르타가 강가에서 배운 '듣기'와 '흐름'이라는 가르침은, 제 삶의 고요한 순간들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은 형식과 구성 면에서 매우 친절하다고 봅니다. 가볍고 휴대하기 좋고 구성도 쓰기 좋게 되어 있지요. 다만, 필사 이후 내가 쓴 문장이 내 삶에 어떤 울림을 줬는지 기록할 공간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컨대, "이 문장을 쓰고 내가 떠올린 하루의 한 장면"이나 "이 문장이 내게 던진 질문" 등을 적는 작은 칸이 있었으면 아마도 더 풍요로웠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또, 싯다르타의 여정 속 사회적, 문화적 배경 등에 대한 미니해설이 조금만 더 들어갔다면 필사의 깊이가 좀 더 확장됐을 거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

이 책을 덮으면서 한 문장이 떠올랐어요. "나의 길은 다시 나를 어디로 이끌까? 이 길은 어리석고, 구불구불하고, 어쩌면 원을 돌 듯 맴돌아야 하는 길인지도 몰라. 순리를 따르자. 결국 나는 그 길을 가게 될 테니까." 필사는 단순히 글씨를 옮기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30여일간 제 하루를 들여다보고, 손끝이 머물렀던 자리에서 마음이 머무는 일이 삶의 한부분으로 채워질거 같네요. 만약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고 싶거나, 나라는 사람을 조금 더 단단히 세우고 싶다면 이 책은 좋은 친구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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