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종말의 허구
곽수종 지음 / 메이트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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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 책을 통해 얻은 배움은 우리가 할 일은 '공포'가 아니라 '준비'라는 점입니다."

이 책은 제목부터 묵직하게 다가왔어요. '달러의 종말'이라니... 언뜻 과장처럼 들릴 수도 있는데, 책은 그 표현이 단순한 선동이 아니라 "달러 체제가 왜 흔들리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더군요.

이 책은 총 4개의 Chapter로 구성되어 있는데, Chapter 1 '트럼프의 오독: 달러 패권이 불안하다', Chapter 2 '달러의 매력과 균열: 기축통화의 힘과 한계', Chapter 3 '달러 패권의 흔들림: 종말인가, 전환인가', 마지막 Chapter 4 '금과 암호화폐: 달러를 대체할 수 있을까' 입니다.

1장에서 언급한 "전쟁, 질병, 기술혁신"이 동시에 달러 패권을 흔드는 동력이라는 주장... 실제로 최근의 팬데믹, 미중 패권경쟁, 디지털 화폐 부상 같은 흐름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어요. 책에서 특히 끌렸던 대목이 이 부분이었어요. "경제는 성장과 번영을 위해 안정적 투자 환경과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필요로 한다." 이 말은 단순히 국가나 화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시장, 신뢰, 제도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묻는 말인 것 같았습니다.

이 책은 통화를 단순히 금융상품이 아니라 권력과 질서의 상징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2장에서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로 자리 잡은 것은 규모, 제도, 신뢰의 세 축 위에서였다"는 설명은 최근 데이터가 보여주는 그림과도 맞닿아 있다고 봅니다. 예컨대, IMF 자료에 따르면 달러가 외환보유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서서히 줄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있답니다. 하지만 동시에 달러가 국제 결제, 외환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다는 자료도 있지요. "지난 20년 동안 달러의 국제 화폐 사용 지표는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는 연준 보고가 그런 맥락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말하는 '종말'이란 "밤에 무너짐"이 아니라 "균열이 점차 누적되는 과정"으로 읽혔습니다. 3장, 4장에서는 금, 암호화폐, 채권 등 다양한 자산흐름을 살펴보면서, 달러를 둘러싼 '대안'이 쉽게 대체자로 자리잡기 어렵다는 현실적 고찰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컨대 "금은 유동성, 운송의 제약이 있고, 암호화폐는 신뢰, 제도 기반이 아직 약하다"는 설명은 현실감 있게 와닿았습니다.

책에서는 통화가 단순히 교환의 매개일 뿐 아니라, 거래, 제도, 경제질서에 대한 믿음이 담긴다고 말합니다. '안보, 신뢰, 제도'가 흔들릴 때 통화 위상도 같이 흔들린다는 건 최근 미 재정적자, 지정학 리스크 등을 보면 피부로 와 닿습니다.. 달러가 바로 무너진다면 세상이 당황하겠지만, 책이 보여주는 흐름은 '다극화'를 향한 천천히 움직이는 기울기였습니다. 최근 중앙은행들이 금, 위안화에 관심을 보인다는 기사도 이 흐름과 맞닿아 있어요.

음... 이 책을 통해 얻은 배움은 우리가 할 일은 '공포'가 아니라 '준비'라는 점입니다. 달러의 위협이 불안으로만 남아선 안 되고, 포트폴리오, 거버넌스, 제도 변화까지 포함하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제 머릿속에 오래 남았어요. 이 책이 상당히 폭넓게 사고하긴 했지만, 조금 더 깊이 있었더라면 좋았을 영역이 있어요. 예컨대, 디지털 통화(CBDC 포함)가 앞으로 통화 체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좀 더 상세히 전망했더라면 더 풍부했을 것 같았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돈'이라고 생각하는 것 너머에 있는 질서, 신뢰, 관계의 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달러라는 거대한 상징이 흔들린다는 건 단지 금융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서 있는 세계의 틀 자체가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었어요. 달러가 무너지는 날이 올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변곡점을 읽고 움직일 준비는 분명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읽고 나서 남는 건 질문이 아니라 행동의 단서였어요. 다음 단계는 말이 아니라 "어떤 제도와 자산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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