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노벨 경제학상 - 1969-2025: 혁신을 이끈 41명의 경제학자들
김나영 지음 / 가나출판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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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공연전시조아를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받아 직관적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

처음 '최소한의 노벨 경제학상'을 펼쳤을 때는, 솔직히 약간 긴장했습니다. ^^;;; 노벨 경제학상이라는 말만 봐도 수식이랑 그래프가 먼저 떠오르니까요. 괜히 머리 아파질까 봐 커피부터 한 모금 마시고 읽기 시작했는데, 몇 장 지나지 않아 그런 걱정이 좀 무색해졌습니다. 이 책은 생각보다 훨씬 조용하고, 사람 이야기 쪽에 더 가까웠거든요. ^^

이 책은 크게 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 '일상 속 궁금증을 해결한 경제학자들'로 시작해서, 2장 '부자가 되는 법을 찾은 경제학자들', 3장 '평등한 사회를 연구한 경제학자들', 4장 '세상을 이롭게 만든 경제학자들', 5장 '경제 성장을 이끈 경제학자들', 그리고 마지막 6장에서 '국가의 역할을 제시한 경제학자들'로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음... 책에서는 익숙한 장면들이 자주 제시되는데요. 불법 주차를 할까 말까 망설이는 상황, 무료 체험에 끌려 결국 유료 구독을 계속하는 사람, 회사에서 언제든 대기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좋은 평가를 받는 풍경... 다 어디서 본 듯한 장면들이라, "이게 경제학 이야기라고?" 싶은 순간이 자주 왔습니다. 그런데 그 평범한 선택들 뒤에 경제학자들의 생각이 숨어 있다는 걸 알고 나니, 괜히 제 일상도 다시 보게 되더라고요.

특히 제일 앞에 소개된, 게리 베커 이야기가 오래 남았습니다. 주차 단속에 걸릴 확률과 과태료를 저울질해 차를 세운다는 그 일화요. 보통은 도덕적인 문제로만 생각했을 행동을, 그는 그냥 계산의 문제로 봅니다. 읽으면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저도 비슷한 계산을 얼마나 자주 하고 있는지 떠올랐거든요. 조금 비싼 보험에 드는 것도, 손해 본 주식을 끝내 못 파는 것도, 다 감정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꽤 계산적인 선택이었구나 싶었습니다.

카너먼의 '손실 회피' 이야기를 읽을 때는 묘하게 찔렸습니다. 우리는 얻는 기쁨보다 잃는 고통을 더 크게 느낀다. 그래서 이미 손해를 본 건 더 놓기 어렵고, 무료로 쓰던 건 돈을 내면서까지 붙잡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약점을 혼내지 않습니다. 그냥 "사람은 원래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말해주는 느낌이었어요. 이상하게 위로받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나만 유난히 약한 게 아니라, 다들 비슷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이요. ^^;;;

클라우디아 골딘의 연구를 읽을 때는 또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성의 능력이 아니라, '시간에 대한 보상 구조'가 격차를 만든다는 설명이었는데, 갑자기 회사 생활이 떠올랐습니다. 언제든 야근할 수 있고, 갑작스러운 호출에도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인정받는 구조... 그 안에서 누군가는 애초에 불리한 위치에 서 있다는 말이, 그냥 통계가 아니라 꽤 현실적인 이야기로 느껴졌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경제학이 돈 이야기라기보다 사람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공유지의 비극이든, 인플레이션이든, 결국은 우리가 어떻게 선택하고, 어떤 규칙 속에서 살아가는지를 묻는 질문이더라고요. 숫자와 그래프로 설명되던 것들이, 이 책 안에서는 아주 일상적인 장면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다 읽고 나니 뉴스에서 나오는 정책이나 시장 이야기가 예전과 조금 다르게 들립니다. 물가가 왜 오르는지, 격차가 왜 쉽게 줄지 않는지, 혁신적인 조직이 왜 특정 환경에서만 생기는지 같은 것들이, 막연한 담론이 아니라 누군가의 선택과 제도의 결과처럼 느껴졌습니다. '최소한의 노벨 경제학상'은 경제학을 이해시키려 하기보다는, 세상을 조금 다른 각도로 보게 만드는 책에 더 가까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 이순간에도,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하던 선택들을 떠올리며 "아, 이것도 경제학이었구나" 하고 혼잣말하게 되는 저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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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성 끊기 - 반복된 문제를 부수는 최소한의 행동 설계법
빌 오한론 지음, 김보미 옮김 / 터닝페이지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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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관성 끊기'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거였습니다. "아, 나는 문제를 너무 오래 설명만 하고 있었구나." 좀 뜨끔했습니다. 우울이나 관계 갈등, 반복되는 실패 같은 걸 마주할 때마다, 저는 늘 이유부터 찾았거든요. 왜 이렇게 됐는지, 어린 시절 때문인지, 성격 탓인지, 환경이 문제인지, 그런 분석이 곧 나를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믿어왔습니다. 그래서 일기에도, 메모에도, 머릿속에도 항상 원인 분석만 가득했던 것 같아요. 근데 이상하게, 그렇게 많이 이해했는데도 삶은 별로 안 바뀌더라고요. ^^;;;

이 책은 3부 12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1장 '과도한 분석이 부른 무기력증'이라는 주제로 시작해서 1부 '문제 대응 방식 바꾸기'라는 타이틀 아래, 2장 '엉망인 채로 제자리걸음 중이라면, 3장 '해결 지향적으로 행동하기'라는 주제를 다룹니다. 2부는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바꾸기'라는 타이틀 아래, 4장 '인정과 가능성', 5장 '관심 대상 넓히기', 6장 '꿈꾸지 않으면서 어떻게 꿈을 실현할 것인가', 7장 '인생 이야기 다시 쓰기', 8장 '자신 넘어서기'라는 주제를 다루고, 마지막 3부에서는 '해결 지향적 접근법 구체적으로 적용하기'라는 타이틀로, 9장 '어느 신데렐라의 동반의존증', 10장 '이걸 하는 동안 대화해도 될까', 11장 '과거의 유령 몰아내기', 12장 '넘어졌다면 적어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뜻이다'로 마무리합니다.

읽다 멈추고 생각했던 시간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해는 충분히 했는데... 그래서 뭐가 달라졌지?' 이 책은 딱 그 지점을 찌릅니다. 저자 빌 오한론이 말하는 해결 지향 접근법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과거를 깊이 파기보다, 지금 이 순간 바꿀 수 있는 아주 작은 행동 하나부터 바꿔보라는 거죠.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문제의 패턴을 보라는 말이 특히 남았습니다. 같은 상황에서 늘 같은 반응을 하고,  늘 비슷한 결과를 얻고 있다면, 그건 성격 문제가 아니라 그냥 습관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 읽으면서 괜히 제 일상이 떠올랐습니다. 불만은 많은데, 행동은 거의 안 바뀌었던 순간들을 말이죠.

책에 나오는 사례들도 과장되지 않아서 더 와닿았습니다. 체중 조절이 안 된다는 사람에게 "그럼 왜 150kg까지는 안 갔나요?"라고 묻는 장면이나, 관계 갈등에서 상대를 바꾸려 하지 말고 내가 요청하는 행동 하나를 구체적으로 말해보라는 조언 같은 것들. 공통적으로 이런 메시지를 던지는 것 같았습니다. 당신은 이미 통제력을 조금은 가지고 있는데, 그냥 그걸 안 쓰고 있을 뿐이라고.

이 책이 기존 자기계발서랑 좀 다르게 느껴졌던 건, 위로나 공감보다 행동을 더 앞에 두기 때문이었습니다. "힘들었겠다"보다는 "그럼 다음엔 뭘 다르게 해볼까?"에 더 가까운 태도랄까요.  처음엔 솔직히 조금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감정도 충분히 복잡한데, 너무 바로 행동 얘기로 넘어가는 거 아닌가 싶기도 했고요. 근데 읽다 보니 오히려 그래서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정에 오래 머무르기보다, 지금 당장 실험해볼 수 있는 선택지를 하나 던져주는 느낌이었어요.

특히 오래 남은 문장은 이거였습니다. "나는 수줍은 사람이 아니라, 수줍어하는 법을 배운 사람일 뿐이었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제 안의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는 말들이 사실은 다 학습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격이라고 믿었던 것들 중에, 그냥 오래 반복해서 굳어진 습관도 꽤 많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렇다면, 배운 거라면 다시 배울 수도 있겠죠. 조금 다르게...

앞으로 저는 문제를 덜 분석해보려 합니다. ^^;;; 대신 아주 사소한 행동 하나를 바꿔보는 시도를 조금씩 하려구요. 음... 완전히 달라질거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인생이 자동 모드로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에서는 조금 벗어나 보려합니다. '관성 끊기'는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줄 책이라기보다는, 삶에 개입할 수 있다는 감각을 다시 돌려준 책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음... 최근 무언가 막힐 때, 이유부터 찾기보다 이런 질문이 먼저 떠오르더라구요. "지금 이 상황에서, 딱 하나만 다르게 해볼 수 있다면... 뭘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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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불행사회
홍선기 지음 / 모티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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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처음 '최소 불행 사회'를 펼쳤을 때는, 그냥 또 하나의 미래 예측서겠거니 했어요. 일본 이야기로 시작하길래 더 그랬고요. 솔직히 말하면 약간 거리 두고 읽었습니다. '그래, 남의 나라 얘기겠지.' 그런데 몇 장 넘기지 않아 마음이 좀 이상해졌습니다. 불안하다기보다는... 불편. 묘하게 찔리는 느낌이랄까요. 읽다 멈췄습니다. '행복? 그게 뭐지?' 이 책은 계속 그런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았어요.

이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다른 책과는 다르게 조금 독특하게 전개해 나갑니다. 먼저, 1부 ~ 2부는 문제 진단 단계로 1부 '일본이라는 거울(1985~1995), 2부 '거울 속 한국: 이미 시작된 파국(1996~2025)를 다룹니다. 그리고는 3부 '아무도 말하지 못한 9가지 금기된 해법'을 통해 거시적 해법을 이야기하며, 마지막 4부에서 '파국을 버텨내는 11가지 생존 매뉴얼'을 통해 미시적 생존법을 다루고 있습니다.

음... 저출산, 고독사, 무연사회, 프리터, 긱워커, 노노개호, 영케어러 같은 단어들이 나오는데, 처음엔 다 뉴스에서 보던 말들이잖아요. 근데 이상하게 책으로 읽으니까 갑자기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거의 불 꺼진 채로 혼자 사는 것 같던 옆 집 할머니... 그 집을 무심코 지나쳤던 기억이요. 그냥 스쳐간 장면인데, 책을 읽다 보니 옆 집이 자꾸 떠오르더라고요. 아, 이게 통계 속 숫자가 아니라 이런 얼굴들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좀 무거워졌습니다.

이 책이 더 불편했던 건, 일본을 구경거리로 만들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저자가 10년 동안 일본을 오가며 만난 사람들 이야기를 통해 사회를 보여주는데, 숫자보다도 사람이 먼저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도쿄 금융가의 화려한 풍경이 나오다가, 바로 지방 소멸 마을의 적막한 일상으로 넘어가고, 혼자 늙어가는 노인의 하루, 불안정한 일당에 흔들리는 청년의 얼굴이 이어집니다. 읽다 보면 사회 분석이라기보다, 다큐멘터리 보는 기분에 가까웠어요. 그래서 더 피곤했고, 그래서 더 잘 안 넘어갔습니다.

특히 멈칫했던 건, 이 책이 말하는 '행복'의 방향이었습니다. 우리는 늘 더 잘 살기, 더 성장하기 같은 말을 쉽게 하잖아요. 저도 그렇고요. 근데 이 책은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정말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아니면, 더 불행해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걸까? 처음엔 솔직히 너무 소극적인 말 같았습니다. "최소 불행"이라니, 너무 패배적인 거 아니야? 싶었죠.  근데 읽다 보니, 오히려 이게 지금 사회랑 더 잘 맞는 질문처럼 느껴졌습니다. 모두가 각자의 행복을 외치는 동안, 정작 사회가 보장해야 할 하한선은 계속 미뤄지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서요.

3부의 '금기된 해법' 부분에서는 진짜 커피 쏟을 뻔했습니다. 폐교 활용, 인터넷 실명제, 최저임금 차등제 같은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쉽게 고개 끄덕이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무시하기도 힘들었어요. 불편한데, 이상하게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이게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적어도 우리가 피하고 있는 질문인 건 확실하네. 그런 느낌이 계속 들었습니다.

4부의 '생존 매뉴얼'은 더 씁쓸했어요. 사회를 바꾸는 이야기라기보다, 바뀌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개인이 어떻게 버틸지를 말하는데, 그게 현실적이면서도 좀 서늘했습니다.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는 말 자체가 이미 각자도생의 시대에 들어왔다는 증거 같아서요.

책을 덮고 나서도 기분이 개운해지진 않았습니다. 대신 묘한 감각이 남았습니다. 마치 시험 문제 답지를 한 번 훔쳐본 느낌이랄까요. 일본이라는 거울 속에 비친 미래를, 이제는 모른 척하기 어려워졌다는 자각. 그래서 오늘도 다시 책을 한 번 더 펼쳤습니다. 정리는 안 됐고, 답도 없는데... 그냥 계속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최소 불행'. 이 말이 이렇게 오래 남을 줄은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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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열어주는 명당 풍수 - 음택과 양택의 정석
장현숙.김영기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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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운명을 열어주는 명당 풍수'를 읽기 전까지, 풍수는 제게 늘 '전문가의 영역'처럼 느껴졌습니다. 높은 산세나 기세, 혈과 명당 같은 단어들이 먼저 떠올랐고, 솔직히 말하면 제 삶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세계 같았죠. 이해한다기보다는 그저 외워야 할 개념들의 묶음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제가 풍수를 얼마나 단편적으로만 상상하고 있었는지 깨닫게 됐습니다. 그게 약간 민망하면서도, 한편으론 꽤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

이 책은 총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은 '좋은 터의 조건', 2장은 '부자 되는 현장 풍수', 3장은 '집안을 살리는 엄마 풍수', 그리고 4장은 '풍수지리 용어'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목차만 보면 여전히 조금은 딱딱하고 이론서 같은 인상을 주는데, 막상 읽어보면 분위기가 꽤 다릅니다. 설명을 주입하는 대신, 실제 사람들의 삶 속으로 풍수를 끌고 들어와서 에피소드처럼 들려주는 쪽에 더 가깝거든요. 그래서인지 읽는 동안에는 '공부한다'기보다는, 풍수를 잘 아는 친척 어른이 옛이야기 들려주는 느낌에 조금 더 가까웠습니다. ^^

풍수를 풀어내는 방식도 나름 독특합니다. 처음에 '아빠 풍수'와 '엄마 풍수'라는 표현을 봤을 때는, 솔직히 말해 약간 마케팅용 수사처럼 느껴져서 고개가 갸웃해졌습니다. 굳이 이렇게까지 나눌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고요. 그런데 장을 넘어가면서 사례들을 따라가다 보니, 왜 이런 이름을 붙였는지 어느 정도 감이 왔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며 길흉을 판단하는 시선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실제로 살아가는 사람의 몸과 감각으로 터를 바라보자는 제안에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마당의 방향, 안방에 스며드는 햇살, 부엌에서 느껴지는 온기 같은 것들을 풍수의 언어로 다시 설명해 줄 때, '아, 이건 내가 매일 스쳐 지나가는 감각들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순간부터 명당이라는 말이, 거창한 장소를 가리키기보다는 매일을 버텨내게 해 주는 공간의 균형에 더 가까운 말처럼 느껴졌습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도 쉽게 잊히지 않았습니다. 가문을 일으킨 할머니들의 삶,  여성 유학자 임윤지당의 생가, '음식디미방'의 저자 장계향, 궁궐과 묘역에 깃든 여성들의 흔적까지 차례로 따라가다 보면, 풍수의 무게 중심이 조금씩 이동합니다. 그동안 풍수를 남성 중심의 권력, 출세, 대업의 도구 정도로만 상상해 왔던 제 시선이 슬쩍 틀어지는 느낌이었달까요. 양육과 돌봄, 지속과 안정 같은 키워드가 풍수 안에 오래전부터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머리로만이 아니라 조금은 피부로도 느껴졌습니다. 물론 이 지점도 더 날카롭게 파고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없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풍수가 삶을 감싸 안는 지혜가 될 수 있다는 말을 공허한 수사로만 넘기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점은, 이 책이 이론만 나열하고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살기 힘든 터의 형태, 비보양생법, 살기 좋은 마을의 사례, 강남의 양택 이야기까지 이어지면서, 풍수가 추상적인 '믿거나 말거나'의 영역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계속 시험되고 조정되어 온 생활의 기술처럼 다가옵니다. 어떤 사례들은 솔직히 '이건 조금 과한 해석 아닌가?' 싶은 대목도 있었지만, 그런 부분까지 포함해서 "사람들이 이 언어로 세계를 해석해 왔구나"라는 감각이 생겼습니다. 뒤에 정리된 풍수 용어들도 처음부터 외워야 할 목록이라기보다는, 필요할 때 한 번씩 찾아보게 되는 작은 사전 같은 존재에 가까웠고요.

책을 덮고 난 뒤에는, 집을 바라보는 제 시선이 아주 극적으로 바뀌었다고까지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약간의 균열은 생겼습니다. 이 집이 얼마나 비싼지, 어느 방향을 향했는지 따지는 습관보다도, '여기서 숨이 편한가', '하루를 마쳤을 때 몸이 좀 누그러지는가', '가족이 함께 머무를 때 기운이 괜히 쓸려 나가지 않는가' 같은 질문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이 책이 말하는 '엄마 풍수'라는 개념이 가진 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운명을 열어주는 명당 풍수'는 운명을 단번에 뒤집어 주는 비법서라기보다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을 다시 훑어보게 만드는 책에 더 가깝습니다. 풍수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는 "아,  이런 식으로도 내 집을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새로운 프레임을, 이미 풍수에 관심이 있던 사람에게는 조금 더 생활에 밀착된 질문들을 던져 줍니다. 크게 감탄하며 인생책이라고 부르기에는 조심스럽지만, 문득 집 안 공기를 의식하게 되는 순간마다 한 번씩 떠올릴 것 같은, 그런 종류의 책으로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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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범의 다시 만난 음악 나의 두 번째 교과서 시즌 2
조윤범 지음, EBS 제작팀 기획 / 영진.com(영진닷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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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 이 책을 통해 클래식을 공부하라고 말하기보다는, 그냥 즐겨보라고 권하는 듯했습니다. 학창 시절 시험용으로만 스쳐 지나갔던 음악 교과서를, 이제는 취미나 사유의 도구로 다시 만나는 느낌이었습니다. "

'조윤범의 다시 만난 음악'을 읽고 나니, 클래식이 어렵고 멀게만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 음... 아직도 뭔가... "교양 있는 사람들만 듣는 음악" 같은 이미지였는데, 이 책을 통해 조금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 솔직히 말하면 저는 클래식을 좋아한다고 말하기는 애매한 사람입니다. 관심은 계속 가지고 있지만, 제목도 낯설고 작곡가 이름도 헷갈리고, 곡 길이도 길어서 늘 중간에 멈추곤 했거든요. 그래서 항상 "언젠가 제대로 들어봐야지"라고만 생각하고 넘어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조윤범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그 막연한 거리감이 조금씩 풀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총 10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강 '클래식 음악의 비밀'을 시작으로, 2강 '음악의 시대', 3강 '오케스트라_하나의 음악을 위한 악기들의 하모니', 4강 '실내악_작은 공간을 채우는 선율의 대화', 5강 '협주곡_오케스트라와 솔리스트의 만남', 6강 '오페라_바로크에서 벨칸토 시대로', 7강 '오페레타와 베리스모, 그리고 후기 낭만 오페라', 8강 '공연장과 관객_아름다운 교감의 시간', 9강 '역사 속의 음악', 그리고 마지막 10강에서 '음악의 역사와 미래_AI와 음악의 동행에 대한 대담'까지 클래식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고 있어요. ^^

이 책은 클래식 이론을 딱딱하게 설명하기보다는, 왜 우리가 이 음악을 지금도 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삶의 언어로 이야기해줍니다. 강의를 듣는 것처럼 흘러가는 구성이라서, 읽다 보면 괜히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라고요. 오케스트라나 협주곡, 실내악 같은 기본 개념부터 시작해서, 오페라 속 인물들의 감정과 갈등을 하나의 드라마처럼 풀어내는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클래식이 결국 인간이 지닐 수 있는 모든 감정을 전부 표현한 음악이라는 저자의 말이, 읽는 내내 마음에 남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점은 QR코드였습니다. 책 속에 소개된 곡들을 들으면서 읽다 보니, 단순히 정보를 아는 걸 넘어서 "아, 이런 소리였구나" 하고 체감하게 되더라고요.(무려 76곡이나 들을 수 있습니다. ^^) 평소엔 음악을 틀어놓고도 그냥 배경처럼 흘려버리는 편인데, 이번에는 한 곡 한 곡 멈춰서 듣게 됐습니다. 마치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가는 기분이랄까요. 클래식을 '이해하며 듣는 경험'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알게 되었습니다.

책 말미에 나오는 AI와 음악에 대한 대담도 꽤 흥미로웠습니다. 요즘 AI가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는데, 과연 클래식 작곡까지 가능할까 하는 질문이 나오는데요. 그 대화를 읽다 보니, 음악이 단순히 기술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인간의 역사와 감정이 쌓여서 만들어진 예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클래식을 조금 더 인간적인 언어로 받아들이게 된 것 같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클래식을 공부하라고 말하기보다는, 그냥 즐겨보라고 권하는 듯했습니다. 학창 시절 시험용으로만 스쳐 지나갔던 음악 교과서를, 이제는 취미나 사유의 도구로 다시 만나는 느낌이었습니다. ^^;;; 이 책을 덮고 나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틀어보게 되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클래식은 나랑 좀 거리가 있지"라고 생각했을 텐데, 지금은 "그냥 한 곡 들어볼까?"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아마 이 책 덕분에, 클래식이 조금은 제 삶 가까이에 내려온 것 같습니다. ^^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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