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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노벨 경제학상 - 1969-2025: 혁신을 이끈 41명의 경제학자들
김나영 지음 / 가나출판사 / 2026년 1월
평점 :
[ 이 글은 공연전시조아를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받아 직관적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
처음 '최소한의 노벨 경제학상'을 펼쳤을 때는, 솔직히 약간 긴장했습니다. ^^;;; 노벨 경제학상이라는 말만 봐도 수식이랑 그래프가 먼저 떠오르니까요. 괜히 머리 아파질까 봐 커피부터 한 모금 마시고 읽기 시작했는데, 몇 장 지나지 않아 그런 걱정이 좀 무색해졌습니다. 이 책은 생각보다 훨씬 조용하고, 사람 이야기 쪽에 더 가까웠거든요. ^^
이 책은 크게 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 '일상 속 궁금증을 해결한 경제학자들'로 시작해서, 2장 '부자가 되는 법을 찾은 경제학자들', 3장 '평등한 사회를 연구한 경제학자들', 4장 '세상을 이롭게 만든 경제학자들', 5장 '경제 성장을 이끈 경제학자들', 그리고 마지막 6장에서 '국가의 역할을 제시한 경제학자들'로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음... 책에서는 익숙한 장면들이 자주 제시되는데요. 불법 주차를 할까 말까 망설이는 상황, 무료 체험에 끌려 결국 유료 구독을 계속하는 사람, 회사에서 언제든 대기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좋은 평가를 받는 풍경... 다 어디서 본 듯한 장면들이라, "이게 경제학 이야기라고?" 싶은 순간이 자주 왔습니다. 그런데 그 평범한 선택들 뒤에 경제학자들의 생각이 숨어 있다는 걸 알고 나니, 괜히 제 일상도 다시 보게 되더라고요.
특히 제일 앞에 소개된, 게리 베커 이야기가 오래 남았습니다. 주차 단속에 걸릴 확률과 과태료를 저울질해 차를 세운다는 그 일화요. 보통은 도덕적인 문제로만 생각했을 행동을, 그는 그냥 계산의 문제로 봅니다. 읽으면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저도 비슷한 계산을 얼마나 자주 하고 있는지 떠올랐거든요. 조금 비싼 보험에 드는 것도, 손해 본 주식을 끝내 못 파는 것도, 다 감정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꽤 계산적인 선택이었구나 싶었습니다.
카너먼의 '손실 회피' 이야기를 읽을 때는 묘하게 찔렸습니다. 우리는 얻는 기쁨보다 잃는 고통을 더 크게 느낀다. 그래서 이미 손해를 본 건 더 놓기 어렵고, 무료로 쓰던 건 돈을 내면서까지 붙잡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약점을 혼내지 않습니다. 그냥 "사람은 원래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말해주는 느낌이었어요. 이상하게 위로받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나만 유난히 약한 게 아니라, 다들 비슷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이요. ^^;;;
클라우디아 골딘의 연구를 읽을 때는 또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성의 능력이 아니라, '시간에 대한 보상 구조'가 격차를 만든다는 설명이었는데, 갑자기 회사 생활이 떠올랐습니다. 언제든 야근할 수 있고, 갑작스러운 호출에도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인정받는 구조... 그 안에서 누군가는 애초에 불리한 위치에 서 있다는 말이, 그냥 통계가 아니라 꽤 현실적인 이야기로 느껴졌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경제학이 돈 이야기라기보다 사람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공유지의 비극이든, 인플레이션이든, 결국은 우리가 어떻게 선택하고, 어떤 규칙 속에서 살아가는지를 묻는 질문이더라고요. 숫자와 그래프로 설명되던 것들이, 이 책 안에서는 아주 일상적인 장면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다 읽고 나니 뉴스에서 나오는 정책이나 시장 이야기가 예전과 조금 다르게 들립니다. 물가가 왜 오르는지, 격차가 왜 쉽게 줄지 않는지, 혁신적인 조직이 왜 특정 환경에서만 생기는지 같은 것들이, 막연한 담론이 아니라 누군가의 선택과 제도의 결과처럼 느껴졌습니다. '최소한의 노벨 경제학상'은 경제학을 이해시키려 하기보다는, 세상을 조금 다른 각도로 보게 만드는 책에 더 가까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 이순간에도,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하던 선택들을 떠올리며 "아, 이것도 경제학이었구나" 하고 혼잣말하게 되는 저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