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에 읽는 중용 - 2,400년간 내려온 잘 사는 삶의 이치
최종엽 지음 / 유노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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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 "균형"을 더 멋지게 살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오늘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운영하는 기술로 받아들이게 됐어요. "

요즘 '오십'이라는 단어가 단순한 나이가 아니라 생활의 압력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부모 돌봄과 자녀 지원이 겹치고, 일터에서는 역할이 바뀌는데, 마음은 예전보다 쉽게 지치더라고요. 실제로 최근 기사들에서도 한국이 초고령사회로 들어서며 돌봄, 일, 노후가 동시에 얽히는 현실이 강조되곤 했고, 40대 이후 경력과 삶의 방향을 놓치는 불안도 함께 언급되었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더 열심히"가 아니라 "어떻게 균형을 잡을지"를 찾고 싶었고, 그때 이 책이 말하는 '기준'이 궁금해졌습니다.

이 책은 크게 4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1강 '하늘이 나에게 인생을 묻는다 _ 오십의 소명', 제2강 '모자람도 지나침도 없도록 힘쓰라 _ 오십의 태도', 제3강 '타인이 아니라 자신에게 구하라 _ 오십의 인생', 마지막 제4강 '성실한 마음이 만사를 바로 세운다 - 오십의 정성'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죠.

책을 시작하면서 "흔들린다는 것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라는 문장을 만났을 때, 저는 그 말이 이상하게 현실적으로 들렸습니다. 오십의 불안은 무능의 증거가 아니라, 아직 삶을 붙잡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거죠. 이어 "하늘의 명을 성이라고 하고, 성을 따르는 것을 도라고 한다"라는 구절을 '마음의 앵커'로 제시하는 흐름도 인상 깊었어요.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며, 중용이 '양비론'이 아니라 내가 흔들릴 때 되돌아갈 중심점을 만드는 작업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이 책이 좋았던 건, 중용을 거창한 철학이 아니라 작은 실천의 누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이에요. "작고 소소한 일에 정성을 다하고 있는지"에서 시작해, 그것이 결과로 드러나고 선한 영향으로 확장되는 '변화의 7단계'를 스스로 점검하게 만드는 대목이 있습니다. 저는 이 문장을 읽고 나서 '인생 후반전'이라는 말을 더 이상 거창한 목표로 채우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중용 = 참는 것'이라고 오해했던 적이 있는데, 이 책은 그 오해를 많이 풀어줬습니다.  기쁠 때는 즐거워하되 혼자만 누리지 않고 나누고, 화가 날 때는 뜻을 분명히 하되 상대를 상하게 하지 않는 상태가 '중화'라는 설명이 마음에 남았어요. 그리고 감정이 "일어나되 지나치지 않고, 절도에 맞게 조화를 이루는 것"이 '화'라는 정의, 결국 중용이 무감정이 아니라 감정의 기술이라는 뜻처럼 들렸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건 "말의 무게"와 "성실"이었습니다. 오십 이후의 말은 '경험의 권위'를 띠기 때문에 누군가를 살릴 수도 꺾을 수도 있다는 경고는 읽는 동안 자꾸 고개가 끄덕여졌어요. 그리고 "도는 잠시도 떠날 수 없으니, 실생활과 동떨어진 이론은 올바른 도가 아니다"라는 문장은, 중용을 '현장에서 실천해야 하는 기준'으로 붙잡게 해줬습니다. 결국 책이 계속 돌아오는 곳은 성실이었습니다. 성실은 덕목이 아니라 "하늘이 준 본성"이며, 성실과 정성은 나를 성장시키는 동시에 다른 사람까지 성장하게 한다는 결론이 이 책의 마지막을 단단하게 잡아주고 있었고, 동시에 저의 마음에도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오십에 읽는 중용'을 읽고 나서 저는 "균형"을 더 멋지게 살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오늘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운영하는 기술로 받아들이게 됐어요. 흔들리는 날을 실패로 규정하기보다, 작은 일의 정성을 점검하고, 감정을 절도로 다루며, 말과 성실로 관계를 지키는 것이 '오십 이후의 기준'이 될 수 있겠다고 느꼈습니다. 이 책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내일의 말 한마디와 오늘의 정성 한 조각으로부터 저 스스로 달라질 수 있다는 확신을 조용히 남겨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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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악어 - 일상 네 컷 에세이
꿀김 지음 / 대원앤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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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 '#작은 악어'는 귀엽고 다정한 만화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어떻게 지금의 어른이 되었는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였습니다. "

이 책을 읽게 된 건 귀여운 캐릭터 때문이었습니다. 네 컷 만화 형식이라는 점도 부담 없게 느껴졌고, '작은 악어'라는 제목이 왠지 작가의 어린 시절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어요. 사실 저는 꿀김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어떤 세계관의 일부인지도 모른 채, 오롯이 한 권의 이야기로 '#작은 악어'를 펼쳤습니다. 그리고 다 읽고 난 후, 역시 이 책은 특정 캐릭터의 과거이기 이전에 누구나의 어린 시절을 건드리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습니다.

책 속의 작은 악어는 갑작스럽게 낯선 환경에 놓입니다. 가족의 사정으로 인해 익숙하던 자리에서 벗어나, 큰아버지 댁에서 지내게 된 어린 존재입니다. 처음엔 그 상황 자체가 버겁고, 설명되지 않는 불안과 외로움이 그림 사이사이에 고스란히 배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이 특별했던 건, 그 외로움을 과장하지 않는 방식이었습니다. 작은 악어는 혼자였지만, 완전히 방치되지는 않습니다. 무심한 듯 챙겨 주는 어른들, 말없이 곁에 있어 주는 사람들, 그리고 어린 악어의 눈높이에서 다가오는 작은 다정함들이 반복해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 이야기들이 "수많은 다정한 손길과 따뜻한 마음의 기억에서 출발했다"고 말하는데, 그 문장이 책 전체의 분위기를 정확히 설명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읽다 보니 점점 '단순 이야기'라기보다는 '소중한 기억'에 가깝다는 감정이 들었습니다. 큰 사건이 벌어지지 않아도, 인생을 바꾸는 건 언제나 이런 사소한 순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큰어머니의 손길, 큰아버지의 태도, 주변 사람들의 조용한 배려는 작은 악어를 단번에 행복하게 만들지는 않지만, 버텨낼 수 있는 힘은 분명히 남겨 주고 있었습니다. 책의 후반부에서 작가는 이 시절을 "기억 속에 묻힌 온기들을 하나씩 꺼내 본 기록"이라고 말하는데, 저는 그 문장을 읽으며 저 자신에게도 그런 온기가 있었는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지만, 지금 돌아보면 나를 지탱해 주던 얼굴들과 장면들...

이 책을 덮고 나서 가장 오래 남은 감정은 울컥함이나 감동이라기보다, 조용한 '안도감'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나는 완벽히 보호받지 못했을지도 모르고, 늘 씩씩하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완전히 혼자는 아니었다는 감각 말이에요. '#작은 악어'는 귀엽고 다정한 만화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어떻게 지금의 어른이 되었는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책은 어떤 작품의 프리퀄로 읽지 않아도 충분했고, 오히려 아무것도 모른 채 읽었기 때문에 더 보편적인 이야기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혹시 요즘 이유 없이 마음이 조금 지쳐 있다면, 이 책은 큰 위로 대신 조용히 옆에 앉아 주는 온기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네요.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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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진화 - 그들은 어떻게 시대를 앞서갔는가
미하엘 슈미트잘로몬 지음, 이덕임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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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 이 책은 한 사람의 사상을 깊게 파고드는 책이라기보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믿는 것들을 다시 '배치'해주는 책처럼 읽혔습니다. "

요즘은 정보를 많이 아는 것보다, 무엇을 믿고 어떻게 판단할지가 더 어려웠습니다. 확신에 찬 주장들이 넘쳐나는데도 오히려 길을 잃는 느낌이 들었어요. '생각의 진화'를 집어 든 건,  이 책이 "현대 세계관을 만든 10인의 사상가"를 통해 답을 주기보다 생각의 방향을 교정해보자는 쪽에 가까워 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책은 머리말 '머리는 혼자 생각하지 않는다'를 시작으로 총 10개의 장, 그리고 마지막 전망 '매를 향해_인류세의 인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1장은 '변화하는 것보다 영원한 것은 없다 _ 찰스 다윈과 진화의 발견', 2장 '발상의 전환으로 시공간을 뒤흔든다 _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자연의 법칙', 3장 '우주는 평화와 폭탄을 품고 있다 _ 마리 퀴리와 물질의 신비', 4장 '대륙과 함께 세상이 흔들리기 시작하다 _ 알프레트 베게너와 판구조론의 발견', 5장 '우리는 우주의 티끌 한 점이다 _ 칼 세이건과 지구 너머로의 모험', 6장 '오직 지금의 삶만이 존재한다 _ 에피쿠로스와 의미 찾기', 7장 '이 세계는 모래 위에 세워진 성이다 _ 프리드리히 니체와 도덕과의 작별', 8장 '우리에게는 사슬을 끊는 힘이 있다 _ 카를 마르크스와 사회의 발견', 9장 '우리는 오류를 통해 위로 올라간다 _ 칼 포퍼와 열린사회의 가능성', 그리고 10장 '모든 것은 진화로 이해할 수 있다 _ 줄리언 헉슬리와 미래의 인간'으로 이야기들을 풀어나갑니다.

책의 앞부분에서 다윈은 지식보다 먼저 양심의 고통으로 등장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이론이 가져올 파장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발표를 오래 주저했다고 했어요. 이 대목을 읽으며 '위대한 발견'은 천재성보다도 감당해야 하는 불편함을 견디는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어 "우리는 창조물의 정점이 아니라 내일의 네안데르탈인"이라는 문장은, 자존심을 꺾는 대신 시야를 넓혀줬어요. 기술을 자랑할수록 오히려 겸손해져야 한다는 말로 들렸습니다.

이 겸손은 칼 세이건 파트에서 더 선명해졌습니다. "우주의 거대한 어둠 속을 떠도는 고독한 알갱이"라는 표현을 읽고 나서는, 논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서로에게 친절해지는 쪽이 더 '합리적'일 수 있겠다는 감정이 남았습니다. 이 책이 말하는 '생각의 진화'는 똑똑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습관을 내려놓는 일처럼 느껴졌어요.

반대 속에서도 앞으로 가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방법’이라는 점도 인상에 남았습니다. 마리 퀴리의 장에서는 '재능'보다 '끈기'가 더 크게 보였습니다. 부고 기사들이 그녀를 "극도의 끈기"로 기억했다는 문장은, 성취의 역사가 곧 지속의 역사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했어요. 게다가 그녀가 방사선 연구를 박사 논문으로 삼았고, 그 연구가 물리학의 기초를 바꿔놓았다는 흐름은 "작은 질문 하나가 세계를 바꿀 수 있다"는 감각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베게너 파트도 비슷한 결을 남겼습니다. 그는 공격을 감정으로 받지 않고, 비판 일부를 수용해 모델에 통합했다고 했어요. 저는 이 문장을 읽으며 '강한 주장'이 아니라 강한 수정 능력이 결국 살아남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태도는 포퍼로 이어지며 더 날카로워졌습니다. 반박 불가능성이 강점이 아니라 약점이라는 깨달음은, 요즘처럼 단정이 쉽게 소비되는 시대에 특히 필요하게 느껴졌어요. "내가 옳다"가 아니라 "내가 틀릴 수 있다"를 품는 쪽이, 더 오래 가는 지성이라는 메시지처럼 읽혔습니다.

후반부의 철학자들은 제게 "생각의 뼈대"를 다시 잡아줬습니다. 에피쿠로스가 철학의 중심을 국가나 종교가 아니라 개인에 두었다는 대목은, '나의 삶'이 사상에서 얼마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지 새삼 느끼게 했어요. 니체는 더 거칠게 들어왔습니다. "모든 가치를 재평가"하려는 태도와, 이상이 현실을 보는 눈을 흐릴 수 있다는 경고는 불편했지만, 그 불편함이 오히려 생각을 맑게 만들었습니다. 마르크스의 문장도 오래 남았습니다. 인간을 "사회적 조건의 총체"로 본다는 관점은, 개인의 실패를 개인 탓으로만 돌리는 습관을 흔들어줬어요. 동시에 "그러면 나는 무엇을 바꿀 수 있나"라는 질문도 남겼습니다. 이 책이 좋았던 건, 어느 한쪽(개인, 사회)으로 결론을 급히 밀지 않고 렌즈를 여러 개 쥐여줬다는 점이었습니다.

줄리언 헉슬리의 "진화적 인본주의"는, 앞선 이야기들을 한 문장으로 묶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전통과 문화를 초월해 과학의 통찰에 방향을 맞추고, 개인의 완전한 발전을 진보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설명이었어요. 이 대목을 읽으며 저는 '인본주의'가 감상적인 위로가 아니라, 불확실한 세계에서 선택할 기준을 만드는 작업일 수도 있겠다고 느꼈습니다. 저자 자체가 독일의 철학자이자 진화적 휴머니즘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해온 인물이라는 점도, 책 전체의 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고요.

'생각의 진화'를 다 읽고 나서, 저는 "정답을 얻었다"기보다 내 확신을 다루는 태도가 조금 달라졌다고 느꼈습니다. 다윈의 주저함과 포퍼의 반증 가능성이 한 줄로 이어지면서, 확신은 결론이 아니라 과정이라는 감각이 남았어요. 세이건의 문장 덕분에, 논쟁의 기술보다 친절과 겸손이 더 강한 세계관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사상을 깊게 파고드는 책이라기보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믿는 것들을 다시 '배치'해주는 책처럼 읽혔습니다. 정보가 많은 시대에 오히려 생각이 얕아지는 느낌을 받았던 분이라면, 이 책을 천천히 따라가며 "나는 무엇을 근거로 믿고 있었지?"를 한 번쯤 점검해보셔도 좋겠다는 마음이 남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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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투자 - 2030~40년에도 성장이 멈추지 않는다
오카모토 헤이하치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지상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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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 미국 주식을 바라보는 질문의 방향이 달라졌습니다. 지금이 고점인가, 버블인가를 묻기보다,  이 기업과 이 나라가 앞으로도 어떤 방식으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요즘 미국 주식 이야기를 꺼내면 빠지지 않는 단어가 '버블'이었습니다. 매그니피센트 세븐,  AI, 엔비디아 같은 키워드는 이미 뉴스와 유튜브, 투자 커뮤니티에서 과열된 상태처럼 보였고,  닷컴 버블을 떠올리며 불안해하는 시선도 자주 보였습니다. '미국 주식 투자'를 읽게 된 건, 이 책이 그런 불안을 부추기기보다 "지금의 미국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출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단기 수익이나 종목 추천보다, 미국이라는 시장 자체를 다시 보게 해줄 것 같다는 기대가 들었답니다. 그리고, 미국 경제와 기업의 구조를 설명하는 책이라고 소개한 점도 이 책을 읽게 만든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이 책은 크게 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은 '저명한 투자자들은 지금, 미국 주식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할까?', 2장은 '미국 주식, 왜 투자해야 하는가', 3장은 '포트폴리오의 콘셉트는 'SNE'', 4장은 '이제 직접 투자에 뛰어들자', 그리고 마지막 5장은 '평생 함께할 외국 주식 & ETF 22선'으로 이야기를 풀고 있어요.

책 초반부에서 저자는 2000년 닷컴 버블의 과정을 꽤 구체적으로 짚습니다. 나스닥 지수가 급등했다가 붕괴했고, 고점을 회복하는 데 15년이 걸렸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지만, 이 책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도 비슷한 숫자와 열기가 보인다"가 아니라, 그때와 지금의 본질이 무엇이 다른가였습니다. 저자는 매그니피센트 세븐을 닷컴 기업들과 동일선상에 놓는 시각에 분명히 선을 긋습니다. 지금의 GAFAM과 엔비디아는 이미 확실한 매출과 수익 구조를 갖춘 기업들이고, 실체 없는 기대만으로 움직이던 과거의 닷컴 기업들과는 출발점이 다르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이 대목을 읽으며, '버블인가 아닌가'라는 이분법적 질문 자체가 투자 판단을 흐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서 여러 번 언급되는 인물은 워런 버핏입니다. "Never Bet Against America"라는 그의 말은 이미 유명하지만, 저자는 이 문장을 단순한 낙관론으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버핏이 미국을 신뢰하는 이유는 단기적인 주가 흐름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축적된 경험과 구조에 대한 이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AI와 로보틱스에 대한 버핏과 찰리 멍거의 시각이 인상 깊었습니다. AI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인간의 사고와 행동 자체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태도는 요즘의 과열된 기대와는 다른 온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기술의 발전과 기업의 지속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메시지가 또렷해졌습니다.

책의 중반부에서는 미국 기업이 왜 장기적으로 강할 수밖에 없는지를 국가 구조 차원에서 설명합니다. 다민족 & 다종교 국가라는 점, 이민자의 역사 위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유입되어 왔다는 점, 그리고 위기를 겪으며 오히려 시스템을 단단하게 만들어 왔다는 분석이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에너지와 식량이라는 현실적인 기반도 짚어줍니다. 미국이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이며, 식량 자급률 역시 120%를 넘는다는 사실은 투자 이야기라기보다 국가의 생존력에 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대목을 읽으며, 주식시장을 단순히 숫자의 움직임으로만 보던 시선이 조금은 넓어진 것 같았습니다.

후반부에서 다뤄진 애플 사례는, 이 책이 특정 종목을 추천하기보다는 기업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꾸려 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주었습니다. 애플이 구축한 에코시스템 덕분에 한 번 사용자가 되면 쉽게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 그리고 그 위에서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는 설명은 익숙하면서도 다시 곱씹게 만들었습니다. 아이폰16과 함께 탑재된 Apple Intelligence 이야기는, AI를 '유행하는 테마'가 아니라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도구로 바라보는 시선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온디바이스 AI라는 방향성이 프라이버시와 연결된다는 설명은, 기술과 시장의 연결 지점을 생각해 보게 했습니다.

'미국 주식 투자'를 읽고 나서, 당장 어떤 종목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미국 주식을 바라보는 질문의 방향이 달라졌습니다. 지금이 고점인가, 버블인가를 묻기보다,  이 기업과 이 나라가 앞으로도 어떤 방식으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낙관도 비관도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단기 뉴스와 테마에 흔들리기 전에 구조를 먼저 보자는 태도를 반복해서 보여주었습니다. 미국 주식이 늘 불안하게 느껴졌던 사람이라면, 혹은 막연한 기대와 막연한 공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었다면, 이 책을 통해 생각의 기준점을 하나 세워볼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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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사생활 - 이토록 게으르고 생각보다 엉뚱한 프린키피아 6
알베르 무케베르 지음, 이정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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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공연전시조아를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내가 흔들리고, 자주 틀리고, 확신에 집착하는 이유가 의지의 문제라기보다 뇌의 기본 설정에 가깝다는 사실이 조금은 위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그 설정을 그대로 따를지, 한 걸음 물러나서 바라볼지는 선택의 문제라는 점도 분명해졌습니다."

요즘 유독 사람들 사이의 대화가 잘 어긋난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습니다. 같은 뉴스를 보고도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하고, 사실이 확인되어도 쉽게 입장을 바꾸지 않습니다. 저 역시 "왜 저렇게까지 확신하지?"라고 생각하면서도, 돌아보면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뇌의 사생활'을 읽게 된 건, 이 책이 그런 현상을 도덕이나 성격 문제가 아니라 뇌의 작동 방식 자체에서 설명하려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책은 총 2부 10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우리는 어떻게 세상을 인식하는가?'에서는 1장 '우리는 정말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까?', 2장 '뇌는 어떤 식으로 우리에게 거짓을 들려주는가?', 3장 '우리는 왜 그토록 자주 어림짐작하는가?'라는 주제로 이야기하고, 2부에서는 '나의 뇌, 타인의 뇌 그리고 세상'이라는 대주제로 4장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친구이자 적, 스트레스', 5장 '확신이라는 이름의 환상', 6장 '거짓말이 필요할 때: 인지 부조화', 7장 '내가 좌우할 수 있는 일과 내가 어쩔 수 없는 일', 8장 '뇌가 자주 근거 없는 자신감에 빠지는 이유', 9장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거나 악마가 되거나: 맥락의 중요성', 마지막 10장에서는 '정신적으로 더 유연해지기 위한 기술'을 이야기하면서 마무리합니다.

이 책은 뇌를 '논리적인 판단 기계'로 이상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뇌는 불확실성과 불안을 줄이기 위해 현실을 단순화하고, 때로는 다정한 거짓말까지 만들어낸다고 말합니다. 이 책이 ' 인지 편향을 비난하지 않고 이해하게 만드는 책"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초반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이원적 사고 모델'에 대한 문제 제기였습니다. 카너먼의 '직관 대 고찰' 모델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저자는 최근 연구들을 바탕으로 뇌가 그렇게 단순한 이분법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우리가 이 모델을 쉽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복잡한 현실을 두 개의 범주로 나누는 것이 훨씬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흥미로웠습니다. 이 대목을 읽으며, 우리가 세상을 선과 악, 맞고 틀림, 옳고 그름으로 빠르게 나누고 싶어 하는 이유가 단순한 성향이 아니라 인지적 부담을 줄이려는 전략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전략이 편리한 만큼, 오해와 단절도 함께 만들어낸다는 점이 조금은 씁쓸하게 다가왔습니다.

중반부에서는 우리가 얼마나 쉽게 속아 넘어가는 존재인지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드러납니다. 특히 포러 효과를 설명하는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성격 묘사를 '나만을 위한 설명'이라고 믿게 되는 이유가 개성화 편향, 권위 편향, 선택 편향의 결합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성격 검사, 심리 테스트, 심지어 일부 자기계발 콘텐츠들이 왜 그렇게 강하게 설득력을 가지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속는다는 사실보다, 속고 싶어 하는 마음이 이미 준비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심리를 부끄러워하기보다, 인간이라면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읽는 내내 방어적인 마음이 덜 들었던 것 같습니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저자는 '통제'라는 주제로 생각을 확장합니다.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과 아무것도 통제할 수 없다고 느끼는 사람, 이 둘 모두가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집니다. 특히 과도한 내적 통제 위치를 지닌 사람일수록 완벽주의와 이분법적 사고에 빠지기 쉽고, 그 결과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경직된 태도를 보이게 된다는 분석이 인상 깊었습니다. 여기서 저자는 중요한 균형점을 제시합니다. 세상이 전적으로 내 책임도 아니고, 완전히 내 손을 벗어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상황마다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판단이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알고 있다는 환상'에 자주 빠지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 문장을 읽으며, 확신이 강해질수록 오히려 사고는 좁아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래 남은 부분은, 자신의 믿음을 다루는 태도에 대한 제안이었습니다. 저자는 "내가 무엇을 믿고 있는가"보다 "왜 그렇게 믿고 있는가"에 집중하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지식과 판단에 신뢰 지수를 부여해 보라는 제안도 인상 깊었습니다. '나는 안다, 모른다'가 아니라, '나는 어느 정도 안다'라는 단계적 사고를 연습하자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방법은 단순한 사고 훈련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타인과의 관계를 부드럽게 만드는 장치처럼 느껴졌습니다. 확신을 내려놓는다는 건 패배를 인정하는 일이 아니라, 생각을 업데이트할 여지를 남겨두는 일이라는 점에서요.

'뇌의 사생활'을 다 읽고 나서 가장 크게 남은 감정은 안심에 가까웠습니다. 내가 흔들리고, 자주 틀리고, 확신에 집착하는 이유가 의지의 문제라기보다 뇌의 기본 설정에 가깝다는 사실이 조금은 위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그 설정을 그대로 따를지, 한 걸음 물러나서 바라볼지는 선택의 문제라는 점도 분명해졌습니다. 이 책은 "뇌를 조심하라"고 경고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뇌를 이해하면, 조금 덜 휘둘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판단이 자주 충돌하는 시대에, 누군가를 설득하기 전에 먼저 내 확신을 점검해 보고 싶어졌다면, 이 책을 한 번쯤 천천히 읽어보는 경험이 꽤 의미 있게 남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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