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악어 - 일상 네 컷 에세이
꿀김 지음 / 대원앤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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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 '#작은 악어'는 귀엽고 다정한 만화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어떻게 지금의 어른이 되었는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였습니다. "

이 책을 읽게 된 건 귀여운 캐릭터 때문이었습니다. 네 컷 만화 형식이라는 점도 부담 없게 느껴졌고, '작은 악어'라는 제목이 왠지 작가의 어린 시절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어요. 사실 저는 꿀김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어떤 세계관의 일부인지도 모른 채, 오롯이 한 권의 이야기로 '#작은 악어'를 펼쳤습니다. 그리고 다 읽고 난 후, 역시 이 책은 특정 캐릭터의 과거이기 이전에 누구나의 어린 시절을 건드리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습니다.

책 속의 작은 악어는 갑작스럽게 낯선 환경에 놓입니다. 가족의 사정으로 인해 익숙하던 자리에서 벗어나, 큰아버지 댁에서 지내게 된 어린 존재입니다. 처음엔 그 상황 자체가 버겁고, 설명되지 않는 불안과 외로움이 그림 사이사이에 고스란히 배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이 특별했던 건, 그 외로움을 과장하지 않는 방식이었습니다. 작은 악어는 혼자였지만, 완전히 방치되지는 않습니다. 무심한 듯 챙겨 주는 어른들, 말없이 곁에 있어 주는 사람들, 그리고 어린 악어의 눈높이에서 다가오는 작은 다정함들이 반복해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 이야기들이 "수많은 다정한 손길과 따뜻한 마음의 기억에서 출발했다"고 말하는데, 그 문장이 책 전체의 분위기를 정확히 설명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읽다 보니 점점 '단순 이야기'라기보다는 '소중한 기억'에 가깝다는 감정이 들었습니다. 큰 사건이 벌어지지 않아도, 인생을 바꾸는 건 언제나 이런 사소한 순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큰어머니의 손길, 큰아버지의 태도, 주변 사람들의 조용한 배려는 작은 악어를 단번에 행복하게 만들지는 않지만, 버텨낼 수 있는 힘은 분명히 남겨 주고 있었습니다. 책의 후반부에서 작가는 이 시절을 "기억 속에 묻힌 온기들을 하나씩 꺼내 본 기록"이라고 말하는데, 저는 그 문장을 읽으며 저 자신에게도 그런 온기가 있었는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지만, 지금 돌아보면 나를 지탱해 주던 얼굴들과 장면들...

이 책을 덮고 나서 가장 오래 남은 감정은 울컥함이나 감동이라기보다, 조용한 '안도감'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나는 완벽히 보호받지 못했을지도 모르고, 늘 씩씩하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완전히 혼자는 아니었다는 감각 말이에요. '#작은 악어'는 귀엽고 다정한 만화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어떻게 지금의 어른이 되었는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책은 어떤 작품의 프리퀄로 읽지 않아도 충분했고, 오히려 아무것도 모른 채 읽었기 때문에 더 보편적인 이야기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혹시 요즘 이유 없이 마음이 조금 지쳐 있다면, 이 책은 큰 위로 대신 조용히 옆에 앉아 주는 온기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네요.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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