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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 완역본 ㅣ 하서 완역본 시리즈 1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유성인 옮김 / (주)하서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꾸준하게 읽히고 있는 죄와 벌을 뒤늦게 보았고 마침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보고 말았다. 읽고 보는 행위 그것은 어떠한 차이점을 가져다 주는 것일까? 읽고 받아들이는 단계 그 속에 죄와 벌은 나에게 어떤 문제를 가져다주었을까? 심오한 문제와 여러가지 추론할 가지를 무수히 나열한 경우는 그 경우를 따라 풀어써야 하는 하나의 해결책이 되어줄 것이다. 나는 나로써 새로운 실마리와 갖가지 떠도는 유한한 삶속에 무엇을 깨닫고 무엇을 느꼈는지 상세하게 파헤칠수는 없을 것 같다. 죄와 벌에 제시되는 수많은 인물들과 수많은 이야기속에 단 한가지 진실이 있다면 그것은 '갱생'이 아닐까? 옛날에는 미처 알지 못했지만 이 상황이 일시단편적인 상황일지라도 러시아 문학에서 나오는 "갱생"은 새로운 시선과 전개를 가져다줄수 있는 포인트라 할수 있을 것이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19c를 주름잡는 러시아 문호가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는 문학에서 이런 표현과 주제를 풀어쓴다는 공통점을 살펴볼수 있었다. 그 시대 암울했던 배경을 적나라하게 나열함으로써 그 배경이 주인공에 미처 세상이 적막하고 암울할지라도 구원할길은 한가지밖에 없다는 정설. 구원은 곧 갱생이며 갱생끝에 찾아오는것은 새로운 삶, 희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의 주인공과 주변인물들 그 속에 관여된 삶 속의 유한성. 심리적으로 개개인의 인격을 파헤치는 죄와 벌은 주인공의 심리와 주변인물의 묘사가 적나라하게 들처보이는 문학이다. 간단하게 등장인물 설명과 책에 대한 내용을 간추려서 죄와 벌을 논하도록 하겠다.
- '죄와 벌' 등장인물 소개
라스콜리니코프(로지온 로마노비치, 로쟈) : 전 법과 대학생으로 인간의 생존 가치를 스스로 판단하는 우를 범한다.
소냐(소피야 세묘노브나 마르멜라도바, 소네치카) : 전직 관리의 딸이지만 가난 때문에 몸을 팔게 된다. 라스콜리니코프의 정신적 안식처.
플리헤리야 알렉산드로 라스콜리니코바 : 라스콜리니코프의 어머니. 헌신적이고 걱정 많은 전형적인 어머니다.
두냐(아브도챠 로마노브나 라스콜리니코바, 두네치카) : 라스콜리니코프의 누이동생. 신앙심이 깊고 전형적인 여인상. 자신을 희생해 가정을 꾸리고 있다.
라주미힌(드미트리 프로코비치) : 라스콜리니코프의 대학 친구. 다혈질이지만 뜨거운 우정을 보여준다.
포르피리 페트로비치 : 예심판사. 일찍부터 라스콜리니코프를 의심하고 있다.
스비드리가일로프(아르키 이바노비치) : 두냐가 가정교사로 있던 농장의 지주.
알료나 이바노브나 : 전당포를 운영하는 악덕 고리대금업자.
※ 러시아의 이름은 이름, 아버지 이름, 성 순으로 되어 있다. 대개 가운데 이름으로 그 아버지의 이름을 짐작할 수 있다. 또 지소칭의 이름도 함께 쓰는데 애칭이라고 보면 된다. 이 애칭의 경우 일정한 규칙은 없다.
'죄와 벌'은 라스콜리니코프의 삶과 주변반경, 주변인물과 관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속에 관여된 하나의 진실과 거짓된 문제거리로 심경에 문제가 생긴 라스콜리니코프는 세상의 부조리를 자기의 판단하에 없애버리면서 사건이 전개된다. 삶과 죽음, 인간과 이. 이 모든 대조적인것들을 나열하면서 자기가 행했던 일은 인간 이상의 일이자 인간 이하의 추악스러움이였다고 말하는 라스콜리니코프. 살아있으면서 살지못하는 자기자신을 바라보면서 끊임없이 생각을 표출하지만 갈피를 잡지 못한다. 그 속에 마르멜라도바를 만나고 소냐를 만나게된다. 만약 라스콜리니코프는 애당초 마르멜라도바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단순히 심경으로 불완전성을 내비친 라스콜리니코프는 구원과 갱생의 길을 걸어갈수 있었을까? 이야기의 모든걸 내포하고 이 서평에 담지 못하겠지만 '죄와 벌'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한 단어로 요약할수 있을 것이다. 그 단어는 바로 '갱생', '구원'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이야기의 모든것과 이야기의 속설을 내포하지 못하는 이 서평은 '죄와 벌'의 함축적이고 요약본이 될수 있을것이다. 많은 생각, 삶에 대한 유한함을 느끼게 해준 '죄와 벌'은 개개인에 주어진 삶에 충실하라는 속설과 많은 의미를 말해주는 문학임에 틀림없을것이다.
- 책속의 책
"나 좀 보세요" 하고 라스콜리니코프는 경관에게 말했다. "이 돈으로" 그는 주머니를 뒤져 20코페이카를 꺼냈다. 자기가 가진 돈의 전부였다. "마차를 불러 이 소녀를 집에까지 좀 데려다 주십시오. 그런데 집을 알아야지."
- P 69
그는 자기도 모르게 외마디 소리를 지르면서 사람들을 헤치고 죽어 넘어진 말에게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피투성이가 된 말의 목덜미를 끌어안고 그 눈과 입에 키스를 퍼부었다. 그리고 나서 그는 주먹을 불끈 쥐고 미코르카에게 덤벼들었다. 그러나 그 순간 아까부터 뒤를 쫓던 아버지의 손에 붙들려 구경꾼들 밖으로 끌려나오고 말았다.
- P 83
"당신은 제 말을 못 알아듣는군요!" 카테리나 이바노브나는 한쪽 손을 흔들며 안타까운 듯이 외쳤다. "누가 보상을 한답디까? 그이가 술에 취해 스스로 마차 아래로 뛰어들었단 말이에요! 수입이란 또 뭐죠? 이 사람은 돈벌이는커녕 그저 우릴 고생만 시켰습니다. 술꾼이라 그저 마시기만 했을뿐이에요! 집안 물건도 훔쳐다가 팔아서 술을 마셔버렸어요! 모든 것이 술때문에 망쳐졌습니다. 저 사람이 죽으니 오히려 다행이에요! 이제 손해가 적어질 테니까요!"
- P 244
"죽었습니다" 하고 라스콜리니코프는 말했다. "의사도 와주었고 신부님도 오셨으니 할 일은 다 한 셈이죠. 몹시 가엾은 부인이니까 너무 괴롭히지 말아주십시오. 그렇잖아도 폐병을 앓고 있거든요. 될 수 있으면 용기를 복돋아 주는 것이 좋겠어요. 당신은 친절한 분이니까요." 그는 상대방의 눈을 빤히 쳐다보며 쓴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 P 247
아마 루진은 이런 결과를 가져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한 듯했다. 그는 자기 자신과, 자기의 권력과, 의지할 데 업는 두 사람의 처지에 너무나 기대를 가졌던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도 그걸 믿을 수가 없었다. 그는 창백해지며 입술이 바르르 떨렸다.
- P 405
자유와 힘, 특히 중요한 건 힘이지! 전전긍긍하는 인간들에 대해서 그리고 개미떼 같은 무리들에 대해서 권력을 잡는 것이오! 이게 목적이오!
- P 441
"이거 보게, 이제야 속이 드러났군!" 레베쟈트니코프는 큰 소리로 "거짓말 말아. 경찰을 불러보라지, 내가 증인 선서라도 할 테니. 다만 한 가지 모를 것은 무엇 때문에 이 녀석이 그런 비열한 짓을 했는가 하는 점입니다! 아아, 치사하고 야비한 녀석 같으니!"
"어째서 이 자가 일부러 그런 짓을 했는가에 대해, 나라면 설명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필요하다면 나도 선서해도 좋습니다!" 하고 라스콜리니코프는 단호한 어조로 말하며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는 보기에도 단호하고 침착했다. 얼핏 보아도 여러 사람들은 그가 정말 사건의 진상을 알고 있으며, 따라서 이걸로 사건도 결말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았다.
- P 538
결국 한 마디로 말해서 범인이 깨끗이 자수했다는 것과 그 밖에 약간의 정상을 참작하여 겨우 8년의 제2급 징역형이 언도되었던 것이다.
- P 730
그는 또, 어째서 그때 자기가 자살하지 않았던가 하는 생각으로 괴로워했다. 어째서 그때 강가에 서 있으면서 자기는 자수를 택했던가? 살려고 하는 욕망에는 그토록 힘이 있고 그 욕망을 이겨내기란 그토록 어려웠던가?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던 스비드리가일로프도 이겨내지 않았던가?
- P 740
그러나 여기에는 이미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다. 그것은 한 인간이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천천히 옮겨 여태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현실을 알게 되는 이야기인 것이다. 그것은 새로운 이야기의 주제로도 될 수 있으리라. 그러나 지금의 우리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났다.
- P 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