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나의 집
한동일 지음 / 열림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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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초대권(도서)을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오래된 내 집 천장에는 쥐가 살고 있다. 그 쥐는 밤마다 나무 천장을 긁어대 내 잠을 방해했다. 나는 잠결에 침대에서 일어나 주먹으로 천장을 두드렸다. 얇은 판자 위의 쥐는 숨죽인 채 나의 발걸음을 추적하는 듯했고, 나는 쥐가 그대로 침묵에 빠지길 고대했다. 정적이 내 방을 온전하게 차지하길 기다렸다. 하지만 그 고요함은 살얼음처럼 쉽사리 깨졌다. 쥐가 부스럭거렸다. 내 생각을 영양분 삼았는지 다시 찾아온 쥐의 발걸음은 육중해지고 둔탁해졌으며 더욱 소란스러워졌다. 나는 키가 작았다. 지금은 겨우 평균에 가깝지만, 항상 왜소했다. 그렇다고 동급생들이 덩치 작은 나를 괴롭힌 것은 아니었다. 나는 그저 공부 잘하고 존재감 없는 병약한 여자 아이였다. 학교 아이들은 동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들의 야생적 행위가 끝나면 교실은 잠잠해졌다. 하지만 고학년이 되자 학생들의 다툼과 더불어 어른인 선생이 휘두르는 일방적인 구타가 추가됐다. 내게 어렴풋이 남아있는 흔적은 반장인 친구와 부반장인 내가 교탁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서있었던 모습이었다. 불 꺼진 나의 집을 읽으면서 자살하는 장면이 있는데 자살을 하지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안타까웠고 불쌍했다. 6편의 소설 모두 재미있게 읽었고 불 꺼진 나의 집 표지는 초록색에 집모양인데 잘어울린다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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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향수 - The Dreamer 향기를 따라
진노랑 지음 / 바른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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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공항 도착. 분명 방금 전까지 공항의 통유리 창 너머로 햇볕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우중충한 잿빛 구름이 몰려들더니 비가 한 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평일 오후여서인지 비교적 여유 있는 공항 안에서 탑승 게이트 주변 의자에 앉아 또다시 오늘 아침의 꿈에 대한 생각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누군가 시연의 어깨를 흔들며 소리치는 바람에 생각에서 빠져나왔다. 어색하게 웃으며 후배 유진이에게 대충 둘러댔다. 비행을 할 때, 늘 긴장한 상태로 꼼꼼하게 체크하는 모습만 보다가 탑승 게이트 주변 의자에 멍한 상태의 손님으로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많이 낯설고 걱정되었나 보다. 향수며 와인이며, 이제는 제주도 특산물이 되어버린 인기 캐릭터의 제주에디션 열쇠고리와 블록, 각종 굿즈까지 양손으로도 버거운 꾸러미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이제야 막막해졌다. 탑승구 주변에 제일 먼저 앉아있던 시연은 가장 마지막 차례가 되어서야 김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기억의 향수를 읽으면서 향수를 통해 기억을 하면서 발향된다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사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있다면 말이다. 어디까지나 허구이니 가능한 얘기지만 어쨋든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는 남색에 향수를 그려넣었는데 잘어울린다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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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 - 2023 브라게문학상 수상작
프로데 그뤼텐 지음, 손화수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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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15분, 닐스 비크는 눈을 떴고 그의 삶에 있어 마지막 날이 시작되었다. 평소 그는 침대에 누운 채 꿈과 생시의 중간쯤 되는 곳에 한동안 머물다가 다시 잠에 빠지곤 했다. 그는 고개를 돌려 방안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적어도 오늘은 베개에서 핏자국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머리카락을 스치던 손, 뺨을 어루만지던 손가락, 어둠 속에서 그의 귓전에 찾아들던 목소리를 꾸었다. 나는 여기 아래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그는 차가운 바닥에 발을 딛고 욕실로 가서 잠옷 바지를 내린 다음 간밤에 쌓였던 오줌의 무게를 털어냈다. 오줌이 긴 한숨처럼 변기에 쏟아졌다. 그는 여전히 아침의 의식을 효과적인 움직임으로 해낼 수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찾아 입고, 커피를 끓이고, 아침 식사를 마련하고, 궃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배를 탈 것이었다. 이 움직임들은 긴 여생을 통해 기계적으로 몸에 밴 습관과도 같았다. 그는 샤워를 하며 종잇장처럼 하얀 피부 위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를 보았다. 세면대 앞으로 다가가 뺨과 턱, 목과 울대뼈 위로 면도날을 움직였다. 그의 오른손이 살짝 떨렸기에 조심해야만 했다. 그는 애프터셰이브를 생략할까 고민했다. 하지만 이런 날이라고 해서 전날이나 그 전날, 또는 그 이전의 날들과 달라야 할 이유는 없었다.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를 읽으면서 닐스 비크의 마지막은 죽음으로 끝났지만 슬프다고 생각했다. 평범하면서도 우리의 일상과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했다.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북유럽, #닐스비크의마지막하루, #프로데그뤼텐,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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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수명
루하서 지음 / 델피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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삑. 오늘의 수명은 73세입니다. 작은 측정기에서 흘러나온 기계적인 음성에 순간 움찔하고 말았다. 얼마 전에 측정했을 때만 해도 분명 75세였다. 최근 들어 연달아 술을 마시긴 했지만, 그렇다고 2년이나 줄어들다니••••••. 느는 건 한참 걸리는데, 줄어드는 건 이렇게 한순간이다. 괜스레 측정기를 노려봐도 무심한 기계는 답이 없다. 애꿏은 내 속만 타들어 갈 뿐. 매일 아침 수명을 진단한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여전히 적응이 안 된다. 손가락보다 작은 이놈의 측정기가 덩치가 20배도 넘는 나의 심장을 단숨에 쫄깃하게 만드니까. 그래도 처음 진단했던 날보다는 수명이 꽤 연장된 편이다. 혼자 투덜거리던 그때, 시끄러운 벨 소리가 알람처럼 울려댔다. 휴대폰 화면에 뜬 이름은 내 수명이 줄어들게 만든 장본인. 죽마고우인 정우였다. 내 말이 끝났는데도 수화기 너머로 녀석의 목소리가 곧바로 들려오지 않았다. 한참 후 들려온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타인의 수명을 읽으면서 수명을 나눠준다는 게 쉽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나눠주는걸 보며 그리고 결국엔 하늘나라로 가지만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복수를 하면서까지 싸우는 어른들의 모습이 불쌍했다. 표지는 시계가 그려져있는데 나름 멋있고 잘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타인의수명, #델피노, #루하서,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컬처블룸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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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인, 홍단영
이은비 지음 / 북레시피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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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택을 위한 인태리어 - 성종 9년, 음력 1월 11일 잎사귀가 윤슬처럼 빛나는 날이었다. 꽃바람이 나무의 잔가지를 흔들면 소르르르 떨리는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고, 아무도 모르게 날아든 화분이 도처에 꽃향내를 심었다. 입을 헤벌린 채 늘어선 나무를 보길 한참, 어린아이들이 으레 그러하듯 단영은 별안간 휙 돌아 집으로 달려갔다. 사주문을 밀고 들어간 단영은 앙증맞은 걸음을 따라 백토를 깐 아담한 앞마당이 자글자글한 소리를 내었다. 공연히 작은 돌들을 발끝으로 놀리고 있는데 사랑채를 휘감던 춘풍이 다정한 목소리를 싣고 돌아왔다. 단영은 살금살금 마당을 가로질러 툇마루에 엉덩이 한짝을 붙여 걸터앉았다. 바닥에 콩댐을 먹인 지 얼마 되지 않아 고소한 향이 솔솔 풍기는 가운데, 살짝 열린 여닫이문 너머로 아버지의 진중한 음성이 이어졌다. 벌컥 사랑채 문을 연 어린 단영이 해맑게 웃으며 답을 가로채었다. 세월만 다른 얼굴로 미소를 띤 아버지와 오라버니를 보며 소녀는 한 번 더 또박또박하게 답하였다. 가인, 홍단영을 읽으면서 건축이라는 게 어렵다고 느껴졌으며 여자로서도 집을 짓는다는게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정과의 사랑도 있지만 너무 아름다워보였다. 표지를 보며 옛날 사람들은 참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인홍단영, #북레시피, #이은비,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컬처블룸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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