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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 - 2023 브라게문학상 수상작
프로데 그뤼텐 지음, 손화수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월
평점 :
새벽 5시 15분, 닐스 비크는 눈을 떴고 그의 삶에 있어 마지막 날이 시작되었다. 평소 그는 침대에 누운 채 꿈과 생시의 중간쯤 되는 곳에 한동안 머물다가 다시 잠에 빠지곤 했다. 그는 고개를 돌려 방안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적어도 오늘은 베개에서 핏자국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머리카락을 스치던 손, 뺨을 어루만지던 손가락, 어둠 속에서 그의 귓전에 찾아들던 목소리를 꾸었다. 나는 여기 아래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그는 차가운 바닥에 발을 딛고 욕실로 가서 잠옷 바지를 내린 다음 간밤에 쌓였던 오줌의 무게를 털어냈다. 오줌이 긴 한숨처럼 변기에 쏟아졌다. 그는 여전히 아침의 의식을 효과적인 움직임으로 해낼 수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찾아 입고, 커피를 끓이고, 아침 식사를 마련하고, 궃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배를 탈 것이었다. 이 움직임들은 긴 여생을 통해 기계적으로 몸에 밴 습관과도 같았다. 그는 샤워를 하며 종잇장처럼 하얀 피부 위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를 보았다. 세면대 앞으로 다가가 뺨과 턱, 목과 울대뼈 위로 면도날을 움직였다. 그의 오른손이 살짝 떨렸기에 조심해야만 했다. 그는 애프터셰이브를 생략할까 고민했다. 하지만 이런 날이라고 해서 전날이나 그 전날, 또는 그 이전의 날들과 달라야 할 이유는 없었다.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를 읽으면서 닐스 비크의 마지막은 죽음으로 끝났지만 슬프다고 생각했다. 평범하면서도 우리의 일상과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했다.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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