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종이란 말이 좀 그렇죠 바통 5
김홍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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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평 작가의 [모자이크], 임선우 작가의 [빛이 나지 않아요]를 인상 깊게 읽었기에 이 두 이야기를 중심으로 느낀 점을 기록하고자 한다.

[모자이크]

이 이야기의 화자는 어느 날 TV에서 접시 위에 놓인 예쁘장한 초밥들이 레일 위를 빙글빙글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는, ‘나도 저렇게 화려하고 누군가에게 선택 받는 초밥 같은 인생을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마땅한 콘텐츠가 없어 고민하던 찰나, 자신을 드러내는 콘텐츠를 SNS에 올리기로 한다. 화상자국만 아니면 손 모델도 할 수 있을 만큼 손이 예뻤던 화자는 고민 끝에 보정으로 깨끗하게 된 손과 발을 영상으로 올렸고, 반응이 좋아지자 점점 거짓말이 늘어난다.

보정한 손으로 시작한 거짓말은 화자의 라이프 스타일, 목소리, 직업, 얼굴까지 현실과는 완전히 다르게 ‘꾸며내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모순적으로, 마음 한 구석에서는 꾸며내지 않은 자신의 모습도 누군가가 사랑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품고 있는 화자의 대조적인 모습을 통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관심을 갈구하기 위해 사람이 어디까지 ‘변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고, 그 관심이 좌절되었을 때 표출되는 ‘반발심’이 사람을 얼마나 모순적이고 추악하게 만드는 지도 함께 알 수 있었다.

[빛이 나지 않아요]

개인적으로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참 좋아하는데, 디스토피아를 현실적으로 잘 풀어낸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사람이든 동물이든 ‘해파리’에 닿으면 모두 해파리로 변해버리는 세상이 도래한다.

그런 세상에서 누군가는 해파리를 무기와 자살 도구로 사용하고, 해파리 신흥 종교가 탄생하고, 해파리를 제거하고 해파리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을 해파리로 만들어주는 직업이 새롭게 등장하기도 한다.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어떻게든 적응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현실의 팬데믹이었던 코로나 사태를 떠올릴 수 있어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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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조가 놓인 방 소설, 향
이승우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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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와 닿았던 부분은, 여자를 향한 남자의 ‘사랑’이었다. 남자는 여자에게 분명 호감을 느꼈지만, 그 이상이 되진 못했다.

애초에 남자는 파국에 가까운 결혼생활을 이어가던 자신의 권태로운 일상을 깨부숴 줄 ‘구원’의 존재로서 여자를 바라보았던 것이 아니었을까.

남자는 정작 신화적이고 운명적인 상황과 장소에서 여자를 만났지만, 그 장소를 벗어난 현실로 돌아온 뒤에는 이전처럼 여자에게 열정적이지 못했다.

게다가 남자는 자신이 구원 받기를 바랐지만, 자신도 ‘사별’이라는 아픔을 겪은 여자를 ‘구원’ 해야만 하는 본인의 처지에 자신이 없었으리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선뜻 여자의 ‘욕조’로 들어가 그 안에 담긴 물과 섞이지 못했던 게 아니었을까.

여자는 남자에게 기회를 주었지만, 남자는 또 다시 ‘회피’하고 말았다. 권태로움에도 차마 끝내지는 못하고 회피했던 남자의 결혼생활처럼 말이다.

그런 모습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건, ‘누군가의 아픔’ 즉, 그 아픔을 담은 ‘공간’이라고 볼 수 있는 욕조에 들어가 그 안에 담긴 ‘물’이라는 존재에 함께 잠겨줄 수 있을 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P.126에서, ‘완벽한 사랑은 두 사람만의 공간에서 가능하지만 두 사람만의 공간에서 유지될 수 있는 사랑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단순히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는 ‘사랑’할 수 없다. 두 사람의 주변을 둘러싼 상황이 잘 맞물려야 사랑도 비로소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어쩔 수 없이 흘려보내고 부수고 말았던, 지난 날 사랑이 되지 못한 인연의 파편들을 상기해본다.

이렇듯 실패를 알아도 여전히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바라게 되는 건 왜일까? 앞서 말했듯, 누군가가 자신을 구원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일까.

부디 그 마음이, ‘우리도 누군가의 구원이 되어주고자 하는’ 쪽으로 변모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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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어 1 - 신을 죽인 여자
알렉산드라 브래컨 지음, 최재은 옮김 / 이덴슬리벨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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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내용일까?

세계관을 간단히 정리하면, 고대 그리스 신인 제우스에게 반기를 든 아홉 신(아테나, 아르테미스, 아폴론, 포세이돈, 헤파이스토스, 아프로디테, 디오니소스, 헤르메스, 아레스)에게 ‘아곤’이라는 저주가 내려진다.

아곤은, 7년에 한 번 7일간 벌어지는 신과 인간의 대혈투이다. 신들은 이 기간 동안 인간의 몸이 되고, 인간들은 아곤 기간 동안 신들을 사냥한다.

인간이 신을 죽이면 불사의 몸과 죽인 신의 능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신을 사냥하는 인간 ‘헌터’들은 피와 살이 튀는 아곤을 노린다.

그러나 아무 인간이나 아홉 신을 사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위대한 그리스 영웅들의 후예인 ‘아홉 가문’의 후손만이 비밀 사회집단 조직 하에 신을 사냥할 수 있다.

주인공인 열일곱 로어는 그런 피튀기는 아곤의 구조에 완전히 질려 버린, 고대 그리스 영웅 ‘페르세우스’ 가문의 후손이자 마지막 일원이다.

7년 전, 로어는 지난 아곤에서 가족을 모두 잃고 그 충격으로 인해 아곤에서 도망쳤다.

그러던 어느 날, 이제는 아곤과는 관계 될 일이 없다고 생각한 로어에게 피투성이가 된 여신 ‘아테나’가 나타난다. 그리고는 로어에게 자신을 받들라고 하는데…….

* ‘로어’의 장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캐릭터의 개성과 존재감이 생생하다.’

이야기를 읽어가는 동안 인물들이 살아 숨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비단 주인공인 로어 뿐만 아니라, 다른 조연들도 마찬가지이다.

‘세계관이 흥미롭다.’

그리스 신화와 현대 배경의 조합이라는 독특함은, 독자가 이야기에 몰입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 책을 추천하고 싶은 대상

1. 그리스 신화를 좋아하는 사람
2. 배틀로얄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
3. 헝거 게임을 본 사람
4. 피땀이 낭자하는 소설을 원하는 사람
5. 강한 여주인공을 보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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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상처받은 기억은 사라지지 않을까 - 불편한 기억 뒤에 숨겨진 진짜 나를 만나다
강현식 지음 / 풀빛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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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 PICK

…(중략) 과거의 그 사람 때문에 지금 자신과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을 놓치지 마세요. 과거의 그 일 때문에 지금 내가 마주해야 하는 작은 행복을 외면하지 않길 바랍니다. -P.7

너무도 당연한 말이겠지만, 대개 사람들의 마음은 앞선 말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특히 상처 받은 기억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이런 말이 버겁게 느껴지기까지 할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단순히 말 뿐인 위로와 격려에 그치는 것이 아닌, ‘심리학적 관점을 통해 의식적으로 상처의 기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과학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 인상 깊었던 내용

‘역조건형성’.

편안한 상태에서 내게 두려움을 주는 존재를 반복적으로 노출시킴으로써, 두려움을 극복한다는 방법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본인은 한때 발표 공포증이 있었는데, 말을 해야하는 근로를 통해 지속적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며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발표하는 것을 좋아하게 됐는데, 이러한 경험이 ‘역조건형성’에 포함이 되는 사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이러한 본인의 사례와 관련된 개념을 명확히 짚고 넘어갈 수 있어 좋았다. ‘아, 내가 이래서 이랬구나’, 이럴 땐 이런 마음이 들겠구나’라며 다양한 상황을 미리 숙고할 수도 있었다.

더불어 본인이 겪었던 상처의 기억을, 어떻게 하면 잘 어루만져서 딛고 일어날 수 있을지 총 7개의 사례와 심리학적 관점으로 본 과학적 개념을 통해 깨달았다.

덕분에 지난 상처의 기억들과, 다가올 상처에 더욱 단단히 대비할 수 있는 마음을 얻어낸 것 같다.

* 책을 추천하고 싶은 대상

1. 매일 밤 찾아오는 상처의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사람
2. 내 안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고 싶은 사람
3. 상처를 비롯해 두려움은 왜 일어나는 것인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지 궁금한 사람
4. 심리학적 관점에서 과학적으로 상처의 기억을 되짚어보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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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다정해지기로 했습니다 - 잠들기 전,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
디아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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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 다정해지기로 했습니다’의 저자 디아

마음 여행 가이드이자, 명상-요가 안내자. 북에디터로서도 일했다. ‘디아’라는 이름(diya)은 소원을 빌면서 물에 띄우는 작은 불에서 따온 이름이다.

스무 살부터 영적인 방황을 많이 겪고, 명상과 요가로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기업체•공공 기관 등에서 이와 관련한 수업을 해 왔고, 현재는 온-오프라인의 작은 수업에서도 사람들과 만나는 중이다.

* 문장 PICK

‘사람이 깨우치고 변화하기 위한 필요조건은 바로 자립이다.’ -P.31

이 문장 하나가 전 책을 통틀어 아우르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것도, 그 내용을 받아 들여 실생활에 적용하고자 하는 것도 다 개인의 ‘자립’에서 비롯된 힘이라고 보았다.

* 인상 깊었던 내용

책의 후반부에서, ‘성냄’과 ‘탐냄’을 다룬 파트가 인상 깊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불만족으로 성냄이 일어나면, 이를 채우기 위해 탐냄이 일어난다. (폭식, 과소비, 과수면과 같은 일차적 욕구)

마음을 혼탁하게 만드는 이 두 가지의 요소를 처음으로 ‘인식’하고, 뒤이어 이를 털어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

더불어 우리의 관념은 그저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내용도 인상 깊었다. 행복이니, 불행이니, 부자니, 가난이니 ‘개념으로 만들어진 생각 속에 갇혀 스스로를 괴롭히지 말라’는 이야기에 머리를 쿵 맞은 것 같았다.

이렇듯 우선 실천에 이르기 전에, 문제를 ‘자각’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다. 이렇듯 이 책은, 우리의 마음에 깊숙이 자리한 틀어진 마음의 척추를 올바르게 천천히 바로 잡아준다.

이런저런 상념에 잠들지 못하는 밤, 머리맡에 두고 오래도록 읽고 싶은 다정한 책을 알게 된 것 같다.

* 책을 추천하고 싶은 대상

1. 쉽게 화를 내고 금방 후회하는 사람
2. 자책이 습관화 된 사람
3. 어지러운 마음을 잔잔히 가라 앉히고 싶은 사람

총체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다정하게 감싸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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