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아닌, 동시에 십만 명인 어떤 사람 (구) 문지 스펙트럼 13
루이지 피란델로 지음, 김효정 옮김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세르반테스의 <모범소설>:세르반테스 특유의 풍자와 유머가 있고,작가의 말을 글 중간에 삽입하는 것도 자주 보이고,사실 어느 정도 재미가 있는 단편소설집이지만,좀 짜증이 났다.물론 시대를 고려해야겠지만 여성의 가치가 아름다움에만 있는 것 같이 서술했다는 것이 가장 그렇고.여성 캐릭터는 다들 비슷하고,강간한 여자랑 결혼했다는 이유로 모두 행복해졌다는 결말이 나질 않나,신분이 낮은 여인은 나중에 꼭 알고보니 지체 높았다는 스토리가 되고.중간에 사실 집어던지고 싶기도 했다.시대를 고려하자,시대를! 이라 외치며 화를 식히긴 했지만.

로마노 바딸리아<마법의 오두막집>:이것도 기대 이하.나는 다니엘 페낙의 <마법의 숙제>같은 어린이와 어른들을 위한 동화나 약간은 가벼운 소설을 생각했었는데,재미 자체도 떨어지고 번역도 엉망이다.아름다워 보이는 이야기이긴 한데 지루하고,뭔가 어색하고.

루이지 피란델로<아무도 아닌,동시에 십만 명인 어떤 사람>:이건 상당히 괜찮았음.한 사나이가 자신이 생각하는 나와 타인들이 보는 나가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고,각각의 타인들이 보고 있는 "나"를 하나하나 해체하기 시작하면서 광기에 휘둘리는 이야기인데,짧으면서도 독특하고,생각할 여지도 꽤나 있고.서술 방식도 독특.<드래곤 라자>의 무슨 숲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와,드래곤 로드와 샌슨의 대화를 연상시키는 이야기(연대로는 이쪽이 훨씬 앞이지만) 서술 방식이 의식의 흐름은 아니지만 제임스 조이스가 연상되기도.일단 추천.

성석제는 나중에 모아서 포스팅.
또 요새 읽은 것 중에,파스칼 키냐르의 <로마의 테라스>랑 스위프트의 <통 이야기>는 난해해서 도대체 뭔 소린지 잘 모르겠음.폴 오스터의 <뉴욕 삼부작>은 이야기 자체는 어렵지 않은데,서로 연결된 고리와 인과관계를 찾다가 머리 터지는 줄 알았음.
또 짧게 올릴 만한 것들이 꽤 있을 텐데,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폭소
권지예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권지예는 2002년 <뱀장어 스튜>로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으면서 갑작스레 주목받기 시작한 작가다.소위 주목받는 신인 중 하나.그리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이기도 하다.아직 작품 수가 많지는 않고,그 중 하나가 단편집 <폭소>.

<폭소>라는 단편집은 7개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누군가 베어먹은 사과 한 알>은 아버지와 어머니 세대를 바라보는 나의 이야기,<스토커>는 스토커에게 고통받는 한 여성과 그 숨겨진 진실,<폭소>는 자폐증인 아이와 섹스할 때마다 폭소를 터뜨리는 아내를 가진 가장의 이야기,<설탕><풋고추><내 가슴에 찍힌 새의 발자국><행복한 재앙>-대부분이 보험금을 타기 위한 나이롱 환자들인 한 병실의 이야기-까지.가장 기억에 남던 것은 <스토커>와 <폭소>,<행복한 재앙>이다.사실 이 책을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녀의 작품들 중 가장 재미있기 때문이다.순수문학치고는 상당히 재미있으며,완성도 또한 높다.

폭소
권지예 지음 / 문학동네
나의 점수 : ★★★★

전작보다 확실한 발전.

권지예 소설의 특징 중 하나는 너무 어둡거나 휘황해서 허전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녀의 작품들도 보통 도시의 사람들을 그리기는 하지만,최근 현대 소설의 평균 주인공들보다는 조금 더 생생하고 인간미가 느껴지는 사람들이다.주인공들은 또한 힘든 삶이지만 긍정하고 새롭게 시작하거나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그리고,재미있다.이것은 대단한 장점이다.

하지만 물론 큰 단점도 있다.너무 자기 자신의 이야기들만 담아내는 게 아닐까,너무 자의식이 강하지 않은가 하는 것.그녀의 주인공은 거의가 똑똑한 고학력의 여성들이다.젊은 날엔 가난을 겪고,종종 프랑스로 유학을 가고,결혼을 하고 나선 부부 모두가 방황한다.대부분 그녀 자신이 겪은 일들이다.그러므로 더욱 생생히 담아낼 수도 있겠지만,그런 이야기들이 반수 이상을 차지한다는 게 문제점으로 비쳐진다.

새로운 인물의 창조나 새로운 이야기의 창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그 자신의 틀을 벗어나야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물론 첫 단행본<꿈꾸는 마리오네뜨>보다 두번째 작품집인 <폭소>에서는 남성 주인공도 등장하고 소재의 폭도 조금 넓어졌으며,글의 기교나 구성의 묘,캐릭터의 형상화 등도 많이 나아졌다.그리하여 다음 작품을 기다리고 있었는데,최근작인 <아름다운 지옥>에서 상당히 실망한 것도 이 이유 때문이다.

최근작 <아름다운 지옥>은 그녀의 첫 장편소설(이래봤자 두 권이지만)이다.한 여자아이의 성장 이야기인데,물론 재미있고 글의 기교,몰입감,캐릭터도 좋았지만 많은 에피소드들이 전의 단편에서 등장했던 내용들과 상당히 유사하다.이 또한 자전적 소설이기 때문이다.<폭소>로 조금 테두리를 넓히는가 싶었더니 다시 자신으로의 회귀라니,사실 좀 실망했고 안타까웠다.독자 평에도 그런 이유로 이 책을 비판한 글이 상당수 있었다.나만이 느끼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그녀의 여러 가지 장점들과 이야기를 좋아하는 만큼,좀 더 시야를 넓혀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 주기를 바란다.

꿈꾸는 마리오네뜨
권지예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나의 점수 : ★★★★

권지예 최초?
아름다운 지옥 1
권지예 지음 / 문학사상사
나의 점수 : ★★★★

글쎄,약간 식상하지만 역시 잘 쓰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개를 위한 스테이크
에프라임 키숀 지음, 프리드리히 콜사트 그림, 최경은 옮김 / 마음산책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단지 조금 이상해 보이는 사람들>
은 로봇이란 개념을 가장 먼저 사용한 걸로 유명한 작가,카렐 차펙의 작품이다.(로봇이 등장하는 은 부끄럽게도 아직 못 읽었다.희곡은 영 읽기가 거북해서 꺼리기 때문.)한 마디로 말하자면 약간 오헨리틱하지만 마르셀 에메같기도 하고.유머 있고 따뜻한 장편(손바닥 장)소설들 모음집.인간애가 있고 진실이 있고,윤리 의식이 담겨있어서 더 좋은.따뜻하고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요새 꽤 작품이 나온 듯한데 구하기가 힘드네.

<개를 위한 스테이크>

는 에프라인 키션이라는 이스라엘 작가의 작품.가족들 때문에 여러 골치를 썩는 불쌍한(?)가장이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겪는 유쾌한 이야기들이다.위트있고 과장된 스타일.소소한 일상의 즐거움과 옆집 아저씨 얘기같은 수수한 캐릭터들이 공감도 준다.소위 일상의 행복을 보여주는 건데,그런 류의 너무 가벼운 이야기들이랑은 조금은 다르다.너무 가벼워 보이거나 식상하진 않다고나 할까.가끔씩은 킥킥거리며 소리내 웃을 만큼 웃기고.뭐 가끔 평범하게 평온하게 뒤끝없이 웃고 싶을 때.

<1001개의 거짓말>

시리아 출신의 작가 라픽 샤미의 작품.현대판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이라고 본다면 적당할 듯.하지만 허풍선이 남작만큼 심하진 않고,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부터가 거짓인지 허풍인지 분간이 힘든 이야기.작가는 확실히 "이야기꾼"으로서의 매력과 재능이 풍부하다.여러 이야기들 하나하나가 재미있고 아름답다.깊이가 얕지도 않고.제목처럼 주인공과 주인공 주변의 사람들에 관한 수많은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데,그 이야기들이 참 맘에 든다.

역시 유쾌하지만 따뜻하고,사랑과 눈물,사람들,인생이 있는 이야기들.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 더욱 다가오는.잘 알려져 있지 않아 더욱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주인공 사딕은 <거짓말쟁이 사딕>으로 불리며 살아가고 있었는데,어느 날 마을에 서커스단이 찾아오면서 그곳의 여성과 사랑에 빠지고 그 인연으로 서커스단에서 <이야기꾼 사딕>이라는 이름으로 관객들에게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게 된다.책은 그의 생에 관련된 이야기들과 그가 서커스단에서 들려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는데,그의 독백 형식으로 글은 진행된다.음..여기까지.지금 라이프로그에도 있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려움과 떨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작가에 대한 추천사(?)라면,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좋아한다면 거의 취향에 맞을 듯.

그리하여 지금까지 읽은 그녀의 작품은 <이토록 아름다운 세살>,<오후 네 시>,<적의 화장법>,<두려움과 떨림>,<시간의 옷>이렇게 다섯 작품.(시간의 옷은 마지막 20쪽쯤 남기고 도서관 문이 닫혀서 덜 읽었지만)

그런데,하나같이 스타일이 주욱-일정해서,뭐 다른 것도 이럴 테니 꼭 안 읽어도 상관은 없겠지만,글솜씨나 재미나 문체 등등은 맘에 들어서 아무래도 구할 수 있으면 다시 몇 권 정도는 더 읽을 듯.

그녀는 아직 서른 정도의 젊은 작가로서,프랑스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상당한 대중적 인기와 어느 정도의 문학적 소양을 인정받고 있다.<바나나 신드롬>처럼 <노통 신드롬>도 몰고 다니는 모양.또 굉장히 다작을 하는 작가.열일곱 살 때부터 지금도 쉬지 않고 글을 쓰고 있으니.지금까지 번역된 것만 해도 한 열 권 되는 걸로 아는데.

유쾌하고 재미있지만 풍자적이고 인간에 대한 진실한,때로는 추악할 정도로 솔직한 단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평범한 사람이 비현실까지는 아니지만 독특한 상황에서 독특한 사람들을 만나며 겪는 이야기나,약간 비현실이 섞인 이야기가 주조.

노통은 프랑스 어와 벨기에 어가 공용어인 벨기에 인으로(그래서 그녀의 소설이 항상 프랑스 어로 쓰여지고,도서관 프랑스 소설칸에 꽂혀 있는 건지),어렸을 적부터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여러 문화를 접했다고 한다.특히 일본에서의 생활이 굉장히 기억에 남았고 그녀에게 큰 영향을 끼친 모양으로,일본에 대한 이야기들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일본이 배경인 소설도 읽은 다섯 권 중에만 두 권.

그래서,책 얘기는 안 하냐?라고 하신다면 뭐 해야지.하지만 워낙 소설들이 일정한 스타일이 확립되어 있어서 작품 하나하나보다는 작가인 그녀에 대한 이야기가 더 중요한 것 같이 생각되기에.




그래도,<두려움과 떨림>은 내가 읽은 작품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다.왜냐하면,뒤끝이 가장 덜 찝찝했으니까.아까도 말했듯이 그녀는 한없이 유쾌하고 탄복시키는 대화,이야기와 유머,위트를 선사하고 명확 적절한 단어들을 사용한 군더더기 없는 문장들을 보여준다.멋진 캐릭터들과 즐거운 사고의 반전과 일탈을 보여준다.강하지만 거북하지는 않은 자의식을 표현하지만(왜냐하면 모든 것이 그녀의 시선으로 각색되어 보여지니까),그래서 그녀의 글을 읽는 것이 즐겁기도 하지만,

인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아주 적나라하게.그래서 그녀의 작품들은 뒤끝이 그리 좋지는 않다.풍자와 유머로 포장되었지만 그 안에 있는 것은 (추악한 일면들을 가진)인간이니까.특히 오후 네시나 적의 화장법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비일상적 상황,캐릭터를 만나서 변화하고,아니 변화했다기보다는 지금까지 몰랐거나,무의식적으로 숨겨왔던 자신을 깨닫는 것은 상당히 불편한 감정을 안겨준다.드러나는 것은 <몬스터>적인 일면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살의나 강간의 욕구일 수도 있고(오후 네 시),자만심과 우월감,자기합리화일 수도 있고(시간의 옷),집단심리에 휘몰린 비굴함일 수도 있다(두려움과 떨림).뭐 그 외에도 많지만 그녀는 항상 작품들에서 그런 인간을,본성을 보여준다.그녀의 이야기속에 담긴 것은 인생이라기보다는 인간이다.

그렇지만,이것은 칭찬이다.물론 그런 면이 거북스러움을 안겨주는 건 사실이지만 그것이 없었다면 그녀의 글은 그냥 약간 지적인,위트와 기지,발상의 전환으로 유희를 안겨주는 것에 머물렀을 테니.물론 그렇게 큰 문학성을 느낀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그녀의 글이 한번 읽어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했다.물론 내가 읽지 않은 모든 작품들까지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아차,<두려움과 떨림>이야기를 해야지. 이 글은 홀로 일본에 온 벨기에 여성이(100%는 아니라도 상당히 자전적인 이야기인 듯하다)취직한 일본 회사에서 겪는 이야기다.어렸을 적 살았던 일본에 대한 동경 때문에 일본까지 왔지만,회사는 그녀를 받아들이지 않는다.철저히 일본적인 가치와 집단 속에서 그녀는 외톨이가 되고,근처의 사람들의 행동 또한 철저히 배타적이다.

이야기는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데,주인공의 눈으로 본 상사들과 일본,그리고 회사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열하는 식이다.굉장한 나락의 상황까지 떨어져 가지만 그녀는 모든 상황을 오히려 유쾌하게 보려고 한다.그녀가 상황을 받아들이는 방법과 그녀가 보고 겪는 일본 사람들(상사들)에 관한 이야기는 굉장히 재미있다.독특한 사고방식 때문에 신선하기도 하고.그래서 그런 상황의 이야기이지만 읽으며 그리 우울하거나 어두워지지 않는다.마지막까지 그렇고,이 글은 상당한 해피 엔딩(?)이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도 여러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와 본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그나마 덜 어둡다거나 강도가 약하다고나 할까.그래서 뒤끝이 가장 깔끔했던 듯 싶다.
<오후 네 시>는 평온하던 생활에 찾아온 사나이,오후 네 시면 항상 집을 방문하는 사나이로 인한 주인공의 변화에 대한 야악간은 섬뜩한 이야기.
<시간의 옷>은 머언 미래로 잡혀간 작가가 미래에 대해서 알아가며 미래인과 토론하고,울분을 토하고,화를 내고,뭐 별별 감정을 뱉어내다가,미래인을 변화시키고,아마 돌아오는?(덜 봤으니까)이야기.미래인들의 관념과 사고가 상당히 신선하고 독특하다.

<적의 화장법>은 공항에서 자신에게 달라붙는 한 떠벌이 사내를 마주하게 된 비즈니스맨의 이야기다.개인적으로 두번째로 마음에 들었던.역자가 말하길 읽으며 황당하다가-역겹고-섬뜩하고-충격적이고-반전을 느꼈다는데 순서대로 따라가며 느꼈다.반전이 상당하긴 하지만 ,역시 척 팔라닉의 <파이트 클럽>이 생각나.
<이토록 아름다운 세살>은,세 살 어린아이의 세상에 대한 유쾌한 이야기인데 이런 패턴은 전에도 상당히 본 적이 있어 좀 시시.

뭐 여기까지 했으면 당연히 비판도 있어야지.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안 드는 건 너무 스타일이 똑같다는 거였다.물론 주인공도 다르고 상황도 다르지만,글쓰는 스타일과 주인공의 사고방식이나 성격에 묻어나는 작가가 너무 한결같아서.그래서 몇 개만 봐도 줄줄 꿰겠고 더이상 안 봐도 별 문제 없을 듯하고.처음엔 신선한 발상과 기지에 넘치는 문체가 상당히 좋아도 다들 비슷하니 익숙해지면 별 거 아닌 걸로 보여 버리고.순서 없이 뒤죽박죽으로 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글쓰는 데 큰 발전이 없고.작품별로 수준차가 꽤 있고.뒤끝이 그리 좋지 않고.

음..이런 단점들이 있지만,위에 열거한 장점들도 물론 많으니까,좀 인기 있다고 해서 웬지 싫어!이러면서 밀어버리기엔 좀 아깝다.한번은 읽어볼 가치 있음.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건<두려움과 떨림>,<적의 화장법>,<오 후 네 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러시아 인형 대산세계문학총서 15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지음, 안영옥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1월
평점 :
품절


원래 순수문학을 꽤 좋아하는 편이었고,그 중에서도 프랑스나 러시아,남미,일본의
소설들을 가장 좋아하던 터라 <아르헨티나>작가에서 3점,<단편선>에서 한 3점,<환상문학>에서 2점.읽고싶어지는 점수 10점 만점에 8점.

1960년대와 70년대쯤,미국과 유럽에서 남미문학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다.그 흐름
덕분에 좀 지나서 우리나라에서도 남미문학들이 번역되었었고,그 이후 잠잠하다 몇 년 전에 마르케스가 노벨문학상을 타면서 또 남미 번역의 자그마한 붐이 불었다.

나야 좋지.마르케스와 보르헤스의 (약간 핀트는 다르지만 )마술적 리얼리즘은 상당히 독특하게 여운을 남기는 터라 좋아했었다.꼭 이 작가들이 아니더라도 남미에는 자신들 민족과 국가의 현실과 전통,신화와 전설을 잘 조합하여 글을 쓰는 작가들이 많다.그래서 이국적이고 현실적이면서도 환상적인 느낌을 내는데,그게 남미 문학 특유의 매력으로 느껴지는 것.

뭐 요정도로 서론은 접고,작품 설명.
<러시아 인형>은 9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단편집인데,표제작 <러시아 인형>이 가장 재미있기도 하고 구성 등도 좋고,표제작으로 삼을 만했다.주인공이 어느 휴양지의 호텔에 와서 옛 친구를 만나는데,그 친구가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평범한 듯 진행되다 환상적인 것이 섞이고,다시 현실로 돌아온 이야기인데,환상소설을 많이 읽어봤지만 상당히 이야기 엮는 솜씨가 뛰어나고 분위기가 독특하다.

그 외에 <물 아래에서>라는 단편도,휴양을 간 변호사가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게 되는데,그녀의 옛 연인의 비밀(연어의 분비선을 이식하다 수중인간이 되어버린) 을 알게 되고,벌어지는 이야기들인데,이것도 묘한 매력을 풍긴다.
<카토>는 그 역 자체로만 기억될 정도로 굉장한 연기력의 배우가 정치 상황에 휘말려 들어가 삶을 마감하게 된다는 이야기.추리소설 중에 이런 트릭(?)을 이용한 것도 있었는데.읽고 나면 꽤 씁쓸.이거 말고도 비슷한 내용의 남미 문학 하나 읽었었는데 그것도 기억이 안 나네.

그 외에도 <세 편의 짧은 환상 작품>도 모두 독특한 향취를 풍긴다.작가의 상상력과 구성력,표현력에 감탄.작가 카사레스는 보르헤스의 문학적 동지이자 제자(?)로 유명하다고 한다.하지만 그 간판(?)이 아니라도 충분히 가치있구만.

이 작가의 가장 큰 매력이자 장점은 상상과 현실의 기막힌 조화에 있다.과학적 지식에 바탕을 둔 실제적 배경과 인물로 현실감을 주면서 비현실적이고 초자연적인 요소들을 삽입하는데,그 삽입되는 요소들이 현실과 조화를 이루고 그 삽입방법,버무리는 솜씨가 참으로 자연스럽단 것이다.

현실 속에서 나타나 그 상상력은 더욱 섬뜩하고,지적이고 시니컬한 유머감각도 일품.
하지만 이야기들은 사랑이나 인간관계,교류 등의 보편적 정서를 담고 있어 보편적인 것 속에서 환상적 요소를 느끼게 된다고나 할까?

뭐,결과적으로 상당히 괜찮았다.남미 문학 특유의 느낌에다 보편적 정서+환상적 이야기.그걸 엮어내는 표현 좋고.오랜만에 발견한 순수문학 작가.가장 유명하다는 <모렐의 발명>도 나와줬음 좋겠다.작가는 아르헨티나 최고문학상과 세르반테스상 수상..이란다.대산세계문학총서니까 거의 모든 도서관에 있을 테고,딴 사람들 잘 빌려가지도 않을 테니 읽어보기도 쉬울 테니,독특한 스타일을 맛보고 싶다면 읽어보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