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소
권지예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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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예는 2002년 <뱀장어 스튜>로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으면서 갑작스레 주목받기 시작한 작가다.소위 주목받는 신인 중 하나.그리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이기도 하다.아직 작품 수가 많지는 않고,그 중 하나가 단편집 <폭소>.

<폭소>라는 단편집은 7개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누군가 베어먹은 사과 한 알>은 아버지와 어머니 세대를 바라보는 나의 이야기,<스토커>는 스토커에게 고통받는 한 여성과 그 숨겨진 진실,<폭소>는 자폐증인 아이와 섹스할 때마다 폭소를 터뜨리는 아내를 가진 가장의 이야기,<설탕><풋고추><내 가슴에 찍힌 새의 발자국><행복한 재앙>-대부분이 보험금을 타기 위한 나이롱 환자들인 한 병실의 이야기-까지.가장 기억에 남던 것은 <스토커>와 <폭소>,<행복한 재앙>이다.사실 이 책을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녀의 작품들 중 가장 재미있기 때문이다.순수문학치고는 상당히 재미있으며,완성도 또한 높다.

폭소
권지예 지음 / 문학동네
나의 점수 : ★★★★

전작보다 확실한 발전.

권지예 소설의 특징 중 하나는 너무 어둡거나 휘황해서 허전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녀의 작품들도 보통 도시의 사람들을 그리기는 하지만,최근 현대 소설의 평균 주인공들보다는 조금 더 생생하고 인간미가 느껴지는 사람들이다.주인공들은 또한 힘든 삶이지만 긍정하고 새롭게 시작하거나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그리고,재미있다.이것은 대단한 장점이다.

하지만 물론 큰 단점도 있다.너무 자기 자신의 이야기들만 담아내는 게 아닐까,너무 자의식이 강하지 않은가 하는 것.그녀의 주인공은 거의가 똑똑한 고학력의 여성들이다.젊은 날엔 가난을 겪고,종종 프랑스로 유학을 가고,결혼을 하고 나선 부부 모두가 방황한다.대부분 그녀 자신이 겪은 일들이다.그러므로 더욱 생생히 담아낼 수도 있겠지만,그런 이야기들이 반수 이상을 차지한다는 게 문제점으로 비쳐진다.

새로운 인물의 창조나 새로운 이야기의 창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그 자신의 틀을 벗어나야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물론 첫 단행본<꿈꾸는 마리오네뜨>보다 두번째 작품집인 <폭소>에서는 남성 주인공도 등장하고 소재의 폭도 조금 넓어졌으며,글의 기교나 구성의 묘,캐릭터의 형상화 등도 많이 나아졌다.그리하여 다음 작품을 기다리고 있었는데,최근작인 <아름다운 지옥>에서 상당히 실망한 것도 이 이유 때문이다.

최근작 <아름다운 지옥>은 그녀의 첫 장편소설(이래봤자 두 권이지만)이다.한 여자아이의 성장 이야기인데,물론 재미있고 글의 기교,몰입감,캐릭터도 좋았지만 많은 에피소드들이 전의 단편에서 등장했던 내용들과 상당히 유사하다.이 또한 자전적 소설이기 때문이다.<폭소>로 조금 테두리를 넓히는가 싶었더니 다시 자신으로의 회귀라니,사실 좀 실망했고 안타까웠다.독자 평에도 그런 이유로 이 책을 비판한 글이 상당수 있었다.나만이 느끼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그녀의 여러 가지 장점들과 이야기를 좋아하는 만큼,좀 더 시야를 넓혀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 주기를 바란다.

꿈꾸는 마리오네뜨
권지예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나의 점수 : ★★★★

권지예 최초?
아름다운 지옥 1
권지예 지음 / 문학사상사
나의 점수 : ★★★★

글쎄,약간 식상하지만 역시 잘 쓰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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