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인형 대산세계문학총서 15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지음, 안영옥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1월
평점 :
품절


원래 순수문학을 꽤 좋아하는 편이었고,그 중에서도 프랑스나 러시아,남미,일본의
소설들을 가장 좋아하던 터라 <아르헨티나>작가에서 3점,<단편선>에서 한 3점,<환상문학>에서 2점.읽고싶어지는 점수 10점 만점에 8점.

1960년대와 70년대쯤,미국과 유럽에서 남미문학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다.그 흐름
덕분에 좀 지나서 우리나라에서도 남미문학들이 번역되었었고,그 이후 잠잠하다 몇 년 전에 마르케스가 노벨문학상을 타면서 또 남미 번역의 자그마한 붐이 불었다.

나야 좋지.마르케스와 보르헤스의 (약간 핀트는 다르지만 )마술적 리얼리즘은 상당히 독특하게 여운을 남기는 터라 좋아했었다.꼭 이 작가들이 아니더라도 남미에는 자신들 민족과 국가의 현실과 전통,신화와 전설을 잘 조합하여 글을 쓰는 작가들이 많다.그래서 이국적이고 현실적이면서도 환상적인 느낌을 내는데,그게 남미 문학 특유의 매력으로 느껴지는 것.

뭐 요정도로 서론은 접고,작품 설명.
<러시아 인형>은 9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단편집인데,표제작 <러시아 인형>이 가장 재미있기도 하고 구성 등도 좋고,표제작으로 삼을 만했다.주인공이 어느 휴양지의 호텔에 와서 옛 친구를 만나는데,그 친구가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평범한 듯 진행되다 환상적인 것이 섞이고,다시 현실로 돌아온 이야기인데,환상소설을 많이 읽어봤지만 상당히 이야기 엮는 솜씨가 뛰어나고 분위기가 독특하다.

그 외에 <물 아래에서>라는 단편도,휴양을 간 변호사가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게 되는데,그녀의 옛 연인의 비밀(연어의 분비선을 이식하다 수중인간이 되어버린) 을 알게 되고,벌어지는 이야기들인데,이것도 묘한 매력을 풍긴다.
<카토>는 그 역 자체로만 기억될 정도로 굉장한 연기력의 배우가 정치 상황에 휘말려 들어가 삶을 마감하게 된다는 이야기.추리소설 중에 이런 트릭(?)을 이용한 것도 있었는데.읽고 나면 꽤 씁쓸.이거 말고도 비슷한 내용의 남미 문학 하나 읽었었는데 그것도 기억이 안 나네.

그 외에도 <세 편의 짧은 환상 작품>도 모두 독특한 향취를 풍긴다.작가의 상상력과 구성력,표현력에 감탄.작가 카사레스는 보르헤스의 문학적 동지이자 제자(?)로 유명하다고 한다.하지만 그 간판(?)이 아니라도 충분히 가치있구만.

이 작가의 가장 큰 매력이자 장점은 상상과 현실의 기막힌 조화에 있다.과학적 지식에 바탕을 둔 실제적 배경과 인물로 현실감을 주면서 비현실적이고 초자연적인 요소들을 삽입하는데,그 삽입되는 요소들이 현실과 조화를 이루고 그 삽입방법,버무리는 솜씨가 참으로 자연스럽단 것이다.

현실 속에서 나타나 그 상상력은 더욱 섬뜩하고,지적이고 시니컬한 유머감각도 일품.
하지만 이야기들은 사랑이나 인간관계,교류 등의 보편적 정서를 담고 있어 보편적인 것 속에서 환상적 요소를 느끼게 된다고나 할까?

뭐,결과적으로 상당히 괜찮았다.남미 문학 특유의 느낌에다 보편적 정서+환상적 이야기.그걸 엮어내는 표현 좋고.오랜만에 발견한 순수문학 작가.가장 유명하다는 <모렐의 발명>도 나와줬음 좋겠다.작가는 아르헨티나 최고문학상과 세르반테스상 수상..이란다.대산세계문학총서니까 거의 모든 도서관에 있을 테고,딴 사람들 잘 빌려가지도 않을 테니 읽어보기도 쉬울 테니,독특한 스타일을 맛보고 싶다면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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