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괴로울 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 일상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발견한 사는 게 재밌어지는 가장 신박한 방법
박치욱 지음 / 웨일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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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듀대학교에서 최초로 ‘올해의 명강의상’을 두 차례 수상한 교수이자, 트위터에서 수백만 ‘청강생’을 둔 지식 내비게이터 박치욱이 사소한 일상에서 길어 올린 신박한 공부의 순간을 공개한다.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저자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일상은 도서관, 세계는 실험실이라고 이야기하는 그는 라면 봉지 하나도 연구 논문 대하듯 한다.

어느 날 삶은 계란의 껍질이 잘 까지지 않는 것에 대해 ‘극대노’하여 장장 4년에 걸쳐 계란 삶는 법을 연구한다. 숨겨진 변수(hidden variable)를 찾아내고자 몰두한 결과, 마침내 ‘헨리의 법칙’을 응용하여 매끈한 삶은 계란을 얻는 방법을 찾아낸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책은 어떤 면에서는 한 과학자의 일탈과 반항의 기록이다. 나에게 가치 있는 공부를 하라고 끊임없이 압력을 가하는 이 사회에, 단지 나 자신의 기쁨을 위해서도 공부할 자유가 있다고 외치는 목소리이다. 가치를 따지지 않는 공부가 삶을 풍요롭고 아름답고 즐겁게 만들 수 있다는 발칙한 주장이기도 하다. p9

문자의 기원은 같지만 히브리어와 아랍어는 그리스어와 큰 차이가 있다. 우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쓴다. 대부분의 문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는데 말이다(물론 한자와 한글처럼 예전에는 위에서 아래로 쓰는 문자도 있었다). 또 소리 중에 자음만 적는 방식이다. 모음은 외워야(찍어야?) 한다. 한글로 예를 들자면 ㅇㅂㅈ, ㅇㅁㄴ이라고 쓰여있으면 아버지, 어머니라고 읽는 방식이다. 뭐 이런 표기법이 다 있나 싶은데, 사실 표음문자라고 해도 소리의 모든 요소를 기록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예를 들어 한글도 음의 강약과 고저, 장단은 문자로 표시하지 않는다. 이렇게 문자로 표시되지 않는 음의 요소를 비분절음운이라고 하는데, 한마디로 히브리어와 아랍어는 모음을 비분절음운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p77~78

라틴어로 ‘respondeat superior’라는 표현이 있는데, 번역하자면 ‘주인이 답하게 하라Let the master answer’는 의미이다. 로마제국에서부터 통용되던 관습인데, 노예가 잘못을 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힐 경우, 그 주인이 보상하도록 하는 규정이었다. 이 규정은 현대 영국과 미국의 관습법에도 그대로 남아있다. 조직의 리더가 명령한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의 법적 책임은, 명령을 수행한 실무자가 아닌 그 명령을 내린 리더가 진다. p176

영감이 필요한가? 일단은 즐기면서 몰입해 풀어봐야한다. 퍼즐을 풀든 과학문제를 풀든 생각할 수 있는 모든 풀이를 시도해보고 우리의 사고가 문제 풀이에 최적화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도 안 풀리면 면책상에서 일어나 몰입하는 동안에는 사용하지 않았던 뇌의 다른 영역을 활성화해야 한다. 수다도 떨고, 산책도 하고, 창밖을 보면 멍 때리기도 하고, 뭐가 되었든 뇌가 새로운 자극을 경험하게 해주어야 한다. 그렇다고 반드시 영감이 생긴다는 보장은 없지만, 안풀리는 문제를 마냥 붙잡고 있는 것보다는 가능성이 더 있다고 본다. 이렇게 경험을 다양화하는게 창의력에 중요한 자양분이 된다. 그저 개인적인 경험일 수도 있겠지만, 퍼즐을 풀면서, 연구를 하면서 찾은 내 나름의 창의력 발휘 비법이다. p235

혹시 이 책을 읽고 나에게도 탐험가 개미의 정신이 있을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건네게 되었다면 뜨겁게 응원하고 싶다. 억지로 할 필요도 없고, 무리해서 할 필요도 없다. 그저 새로 알아가는 게 즐거운 분야가 있다면, 더 알아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분야가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어쩌면 삶이 더 풍요로워지고 더 아름다워지고 더 알차게 느껴질 수도 있다. 아니면 예상치 못했던 기발한 돌파구를 찾게 될 수도 있다. 물론 그렇게 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끝까지 가치와는 아무 상관없는 나만의 놀이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고 해도 괜찮다. 탐험이란 원래 그런 거니까 말이다. p282

공부를 해야할 청소년기에는

반항 혹은 포기인지 공부와 담을 쌓고 부모님 속을 어지간히 태웠는데

나이들고 나니 공부가 오히려 재미있다. ^^;

인생의 절반을 넘기는 시기에 가장 잘 한 일은

문화교양학과 편입해 2년만에 무사히(?) 졸업한 일이고,

강의를 위해 하나씩 업그레이드 했던 컴퓨터관련 자격증을 제외하고도

제과제빵, 전산회계, 전산세무, 코딩, 노인교육지도사, 미술심리상담사 등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수료했다.

일상은 도서관, 세계는 실험실이라고 생각하며

분야를 막론하고 매일 공부하는 대학교수인 저자.

그리스 로마 신화부터 인공지능까지,

불확실한 삶에서 가장 확실한 위로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것이

공부라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믿고

주저하던 대학편입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내가 지원한 사회복지학과만 유일하게 정원을 넘은 탓에

혹시나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 오늘 합격 통지를 받았다.

나이 환갑에 다시 대학생이 되었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예전보다 눈도 침침하고 여기저기 아픈 나이가 되었지만

이번에도 열심히 공부해서 제때(?) 졸업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삶이 괴로울 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내게도 공부가

불확실한 삶에서 가장 확실한 위로와 즐거움을 줄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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