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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10주년 기념 리커버 특별판)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1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월
평점 :
품절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1권. 1946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헤르만 헤세 영혼의 자서전. 1917년 집필되어 2년 뒤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출간되었다. 토마스 만이 말한 바 있듯이 1차 세계대전 이후의 젊은 세대에게 "감전되는 듯한 충격을 주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정교함으로 시대의 신경을 건드린" 이 작품은 그 영향력 면에서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비교될 만하다.
치밀하게 직조된 놀라운 이중구조의 작품이다. 아프고 괴로운 성장 과정이 쉽고도 보편적인 이미지로 바뀌어 단단한 보석처럼 빛을 낸다. 이 소설이 발표된 이후로 오늘날까지 다함없는 사랑을 받는 이유이다. 그리고 표면적인 성장 이야기 아래에 상당히 난해한 심층구조가 깔려 있다.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이런 구조 덕분에 한 젊은이의 자기고백으로 읽히는 이 소설은 청소년 소설을 넘어 심오한 깊이를 지닌 고전작품으로 승화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새는 힘겹게 투쟁하여 알에서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데미안중에서...
데미안
지난해 광명 호반아트리움에서 전시되었던 헤르만헤세전을
보고와서 주문했던 책인데 가방에 들고만 다니다가 이제야 다 읽었다.
이 역시 최근에 즐겨보는 프로그램
요즘책방 '책 읽어 드립니다'에서 소개되어
10대에 읽은 데미안과
30대에 읽은 데미안은 다를 꺼라고 얘기하는데
50대에 읽는 데미안은 어떤 느낌일찌 궁금했다. ^^;
누구나 그렇겠지만 이 책을 처음 읽은 건 아니다.
오만년전 얼굴에 여드름 난 단발머리 여고시절
그때도 역시나 가방에 들고 다니던 책 데미안...
세상에 많은 사람들 중에 나만 힘들고 괴로운 것 같던 날
등대처럼 밝게 붉을 밝혀
내가 걸어갈 길을 안내해주리라 믿으며 읽었던 것 같은데
끝날 무렵 이게 뭐지?~ 했던 책으로 기억된다.
선과 악...
마음이 불편한 날에는 악몽에 시달린다.
크로머의 손길에서 벗어나게 해준 데미안
선의 세계에서 살지만 가끔 악의 세계를 궁금해 하며
조금씩 성장해 나가며 데미안의 모습을 닮아가는 싱클레어
"나는 오로지 내안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는 것에 따라 살려고 했을 뿐이다."
새삼스럽게 나다운게 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 책 데미안
사람은 고통과 절망의 맞은 편에서
새로운 의미를 지닌 생명의 길을 개척한다.
헤르만 헤세
각성이 일어나면서 익숙한 감정들과 기쁨들이 변질되고 빛이 바랬다. 정원엔 향기가 사라지고, 숲은 유혹하지 않고, 내 주변의 세계는 낡은 상품의 떨이판매같이 김빠지고 자극이 없고, 책들은 종이, 음악은 소음이 되어버렸다. 가을 나무 주변으로 그렇게 잎사귀가 떨어진다. 나무는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비가 나무에 내리고, 햇빛이나 서리도 내리지만, 나무는 천천히 가장 내밀하고 가장 깊은 속으로 점점 더 움츠러든다. 나무는 죽지는 않는다. 기다린다. p81-82
사랑은 이제 내가 맨 처음에 두려워하며 느끼던 동물적인 어두운 충동이 아니었다. 그리고 베아트리체의 모습에 바치던 경건하게 정신화된 예배도 아니었다. 사랑은 두 가지 모두였다. 두 가지 모두이면서 동시에 그 이상이었다. 사랑은 천사의 모습이며 악마이고, 하나가 된 남자이며 여자이고, 인간이며 동물이고, 최고의 선이며 극단적인 악이었다. 이를 겪는 것이 내게 주어진 일이었고, 이를 맛보는 것이 내 운명이었다. 나는 운명을 향해 동경과 공포를 품었지만, 운명은 언제나 거기 있었고, 언제나 내 위에 있었다. p114
"자넨 설마 저 바깥 길거리를 두 발로 서서 돌아다니는 모든 존재를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그들이 두 발로 똑바로 서고 애를 임신하면 태내에 아홉 달을 품는다는 이유만으로? 그들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이 물고기나 양, 벌레나 거머리인지, 얼마나 많은 이들이 개미이고 얼마나 많은 이들이 꿀벌인지 알고 있겠지! 하지만 그들 모두에겐 인간이 될 가능성이 있어. 다만 스스로 그걸 눈치채고, 스스로 어느 정도는 그걸 의식하는 법을 배워야만 이 가능성이 진짜 그의 것이 되는 거지."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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