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가 우주를 장난감으로 만든다
(성찬경)
알맞게 구름이 끼어 있으면
해도 잘 익은 감 정도여서
오래 보며 놀 수 있다.
사실은 지구에서 해까지
광속으로 8분 걸리는 거리 덕택으로
해가 저렇게 예뻐 보이는 것이다.
개똥벌레의 정기총회 같은
하늘의 별자리.
구경 치곤 세상에서 으뜸이다.
그러나 저 별까지의 엄청난 광년의 거리가 있기에
무시무시한 불덩어리들의 모임이
저러한 신비의 향연이다.
거리만 있다면야
장비도 골리앗도 무서울게 없다.
막 폭발한 성운의 사진이
영혼의 심부까지 스미는 추상화다.
직업화가를 난처하게 만드는
거리가 있기에 우주 구석구석이 서로 재미나는 장난감이다.
인간 둘레
무량 광명
거리가 자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