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소망

(이해인)

내가 죽기 전
한 톨의 소금 같은 시를 써서
누군가의 마음을
하얗게 만들 수 있을까
한 톨의 시가 세상을
다 구원하진 못해도
사나운 눈길을 순하게 만드는
작은 기도는 될 수 있겠지
힘들 때 잠시 웃음을 찾는
작은 위로는 될 수 있겠지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여
맛있는 소금 한 톨 찾는 중이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당신 때문에

(아이징거)

당신 때문에 내가 울고 있는 것을
당신은 모르십니까?
당신은 정말로
그렇게도 먼 곳에 계시는지요?
하지만 당신은
나에게 가장 아름다운 분이시고,
나의 고독을 참고 견디게 해주시는
유일한 분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그대와 함께 있을 때

(세리 카스텔로)

나는 그대와 함께할 때의
나의 모습이 좋습니다.
그것이 나의 진정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그대 사랑의 햇빛에 싸여서
한층 더 성숙해지고
한층 더 아름다워지는 나의 모습을,
내가 모든 시간을 그대와 함께할 수는 없지만
그대와 함께 있을 때
나는
어느 사람과도 마음을 열고 만날 수 있는
보다 크고 따뜻한 모습이 되는 걸 느낀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또 기다리는 편지

(정호승)

지는 저녁놀을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 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 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그대의 별이 되어

(허영자)

사랑은
눈 멀고 귀먹고 그래서 멍멍히 괴어 있는
물이 되는 일이다
물이 되어 그대 그릇에
정갈히 담기는 일이다
사랑은
눈 뜨고 귀 열리고 그래서 총총히 빛나는
별이 되는 일이다
별이 되어 그대 밤하늘을
잠 안 자고 지키는 일이다
사랑은
꿈이다 생시이다가 그 전부이다가
마침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 일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그대 한 부름을
고즈넉이 기다리는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