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현대인의 위기는 일할 때가 아니라 일을 멈출 때생긴다. 자기가 자기에게로 돌아오는 그 시간인것이다. 퇴근 시간이 되면 우리는 회사의 의자에서,
서류에서 놓여난다. 우리를 붙들고 있던 것들,
끝없이 명령하던 것들이 멈추게 되는 것이다.
기계는, 모든 도구는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자동적으로 재빨리 사물성을 회복한다.
그러기 때문에 방패나 칼은 싸울 때에만 무기일 뿐,
평화로울 때에는 조각과 마찬가지로 벽의장식물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인간의 일이 끝난다 해도 도구적존재로부터 곧 인간성이 회복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터에서 벗어나면 술을마시거나 유흥장을 기웃거리거나 어두운골목길에서 서성대고 있다. 자신의 자아와만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 P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