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의 순간들도 이와 같다. 뜨거웠던 사랑이나 성취는 언젠가 종소리처럼 잦아들지만, 그 여운은 내면에 깊은 무늬를 새기고 일상의 눈빛 속에 살아 숨 쉰다. 그러니 사라진 것을 슬퍼하기보다 그 보이지 않는 울림이 지금 내 곁의 작은 것들을 어떻게 적시고 있는지 가만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사라지는 모든 것은 어딘가에 머문다. 소리가 멈춰 꽃의 향기가 되듯, 당신의 지난 진심은 오늘의 당신을 이루는 배경이 된다. 정적속을 세밀히 더듬어 보라. 이미 지나간 줄 알았던 고귀한 기억들이 일상 곳곳에서 이름 모를 꽃으로 피어나 여전히 당신에게 속삭이고있을 것이다. - P53
자유는 회피와 외면을 넘어, 냉철한 직면 속에서 비로소 시작된다. 문제를 피해 등을 돌리면 그것은 괴물이 된다. 그러나 마주 보는 순간 윤곽이 분명해지고, 해결의 실마리가 드러난다. 도망칠 곳이 없다는 사실은 절망이라기보다, 지금 이곳이 문제를 매듭지을자리라는 신호다. 회피에 쓰이던 에너지를 응시의 힘으로 돌려놓는순간, 우리는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삶의 문제는 재앙이 아닌 통과해야 할 관문이다. 세상 끝까지 달아나도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어제의 숙제다. 지금 눈앞의 현실을피하지 말고 대면하라. 그 자리에서 문제를 끌어안으면 막연했던 불안은 가라앉고, 그제야 삶의 주도권이 당신의 손으로 돌아온다. - P57
위대한 예술이 단번에 설명되지 않듯, 사랑 또한 명확한 정답을 내주지 않는다. 대신 사랑은 우리 앞에 쉼 없는 질문을 던지며, 그모호함 앞에 오랫동안 머물게 만든다. 그리하여 사랑은 정해진 목적지에 닿는 완결을 거부하고, 평생을 이어가는 끝없는 탐색의 여정이 된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존재를 소유하는 욕망보다 서로의 시간을 엮어가는 과정에 가깝다. 비록 완벽하지 않을지라도 그 진심이매일같이 반복될 때, 함께 보낸 시간은 그 자체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위대한 작품이 된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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