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린 부분. 그것은 결함과 오류를 의미한다. 결함을 보완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들은 결함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걸 택했다. 왜일까? 실수가 크게 눈에 띄지 않아서? 귀찮아서? 틀린 게 재미있어 보여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은 그것을 큰 결함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듯하다. 어쩌면 그들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이 이탈리아 사람들의 그것과 같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미적감각이 있다면 왠지 삶도 한결 가벼워질 것 같다.
"너무 완벽하려고 하지 마. 완벽한 건 멋이 없어." - P24
남들이 뛴다고 따라서 뛰는 건 자기 페이스를 지키지 못하고 무리하는 것일 테다. 무리하는 삶은 오래가지 못한다. 휩쓸리지 말자, 불안해하지 말자, 내 페이스를 지키며 대충 살자고 철 지난 유행어를 떠올리는 요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으며 살고 싶다. 사실 갓생을 실천하는 이들을 보면 멋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이 계속 그런 삶을 살 수 있기를 응원한다. 하지만 그건 쉽지 않을 것 같다. 우리는 신이 아니고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지친다. 그러니 갓생을 살지 못한다 하더라도 너무 자책하지 말기를. 갓생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그건 인간의 삶이 아니다. 갓생은 전혀 인간답지 않다. (웃음)대충 살기도 어렵고 갓생도 어렵고, 인생이란 이래저래 어려운 것인가 보다. - P41
‘인생 별거 없다‘는 깨달음은 자칫 허무로 빠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별거 없기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자세를 갖게 해준다. 그리고 삶을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게 한다. 삶이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무심함은 웃는 얼굴을 하고 있다. 삶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별일 아니라는 태도로 살아가는 담담함. 일희일비하지 않고 크게 흔들리지 않는 균형감. 무심함은 삶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크게 절망하지 않는 것이다. 한발 떨어져서 보기에 쉽게 심각해지지 않는다. 삶을 덜 사랑하게 됐지만, 이상하게 더 경쾌하게 살아가고 있다. 사람 사이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듯 삶과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 P47
건축가 유현준이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자기는 심지가 굳은 사람을 싫어한다고. 심지가 굳고 소신이 강한 사람은 고집이 세고 잘 바꾸지 않으려 해서 발전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이다. 그래서 자신은 갈대 같은 사람을 좋아한다고 했다. 합리적인 설명을 들으면 자기 생각을 바꿀 줄 아는 사람, 자신이 틀렸다는 걸 인정할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이야말로 이 시대의 지성인이라고, 아! 너무 멋진 말 아닌가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잘 안변한다는 걸 비꼬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변한다는 건오히려 우리 삶에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그것은 유연한 것, 자연스러운 것, 갇혀 있지 않은 것이다. 나는 고쳐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요즘은 ‘절대‘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 결심 같은 걸 하는 일도 드물다. 가능하면 무언가를 정해두지 않으려고 한다. 계속 흔들리면서 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P116
미래는 준비한 다음 한꺼번에 맞이하는 게 아니다. 미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천천히, 조금씩. 그렇게 변하는 세상에 맞춰 우리도 자연스럽게 어디론가 흘러가게 될 거라 생각한다. 역시 너무 태평한 생각일까? 아무튼.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는 우리 힘으론 알 수 없다. 그럼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분명해진다. 유연한 자세를 취하는 것. 익숙한 것에만 머무르려 하지 않는 것. 낯선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지만 뭐가 됐든 그변화에 맞추고 적응하려는 마음만 있으면 될 거 같다…고가볍게 생각해버리는 나. 정말 괜찮겠지?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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