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하다‘라는 말은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예쁘게 포장된 선물상자는 아니다. 단순하고 평범해 보이는 나무 상자일 뿐이다. 하지만 그 속에는 거울 하나가 들어 있다. 나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는 상자인 셈이다. ‘성실함‘이란 단어에는 내가 그동안 겪어온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루고자 하는 바람을 빛내기 위해들인 노력들. 스스로에게만큼은 떳떳한 사람이 되기 위해 쥐어짠 진심들. 성실하다는 말을 들으면 이런 모든 정성을 인정받는 느낌이 든다. 결과가 어찌 됐건, 최소한 게으름 피우지는 않았다고. 노력을 인정받는 것보다 기분 좋은 게 또 없다. - P226

말이 나온다고 입만 뻥긋하고, 말이 들린다고 귀만 쫑긋하는 행위. 이를 제대로 된 대화로 보긴 어려울 것이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건 마음으로 느낄 수 있다.
‘이 사람이 나에게 집중하지 않는구나‘, ‘영혼 없이 대답하는구나‘ 같은 생각이 드는 것처럼 말이다. 의식의 흐름, 언어의 파동이 피부에 부딪힐 때 비로소 대화의 몰입이 시작된다.

말은 영혼을 담는 그릇이 되기도 한다. - P237

모든 말에는 적당한 두려움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 P241

어떤 말은 투명한 흉기가 되기 때문이다. 내가 의식하지 못하더라도 누군가를 상처 입힐 수 있다. 말을 내뱉기 전부터 이를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사소한 말한마디에도 책임감이 생긴다. 여기서 생기는 책임감이 솔직함과 정직함을 만날 때 비로소 기회가 생긴다. 서로를 빛내는 등대가 되어줄 소중한 기회 말이다. 이런 기회를 쥘 줄 아는 사람이 관계를 한층 더 견고히 만든다.

자신의 말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모든 관계를 진심으로 대할 줄 안다. - P242

때와 장소에 적합한 말을 할 줄 안다는 건, 그 무엇과도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 되는 일이다. 냉기 앞에서 온기가 되어주는 사람. 뙤약볕 아래에서 그늘이 되어주는 사람. 슬퍼하는 사람과 같이 슬픔을 느낄 줄 알고, 기뻐하는 사람과 웃음을 나눌 줄 아는 사람. 언제 어디서든 그리운, 계속 봐도 또 보고 싶은 사람이 되는 일이다.
쉬운 말처럼 들리지만 어렵다. 사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다. 쉬워 보이는 일이 가장 어렵지 않은가. 누군가에게 적절한 옷을 입혀주는 일이란, 나를 잠시 뒷전으로 미루는 일이다. 이런 일을 쉽게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렇기에 연습하고 또 연습해야 한다. 내가 하는 말이 누군가의 옷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그로 하여금 나 또한 어울리는 옷을 건네받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며 말이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소중한 옷을 만드는 일. 말 한마디가 그걸 해낸다. 유창하게 말하진 못하더라도, 한여름에 패딩 입는 소리는 하지말아야 할 것이다.

旨말 한마디에도 적절한 때와 장소가 있다. - P246

말의 의도를 스스로 단정 짓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산다. 특히 내가 아끼는 사람을 대할 때는 더욱더 그렇다. 애초에 조언이라는 게 그렇지 않은가. 관심 없는 사람에게 진심을 전하려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누구보다 당신을 아끼기에, 당신이 잘 되길 바라기에, 당신과 쭉 함께 하고 싶기에 튀어나오는 말. 좋은 약은 입에 쓰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현명한 사람은 아끼는 사람을
조금 더 배려할 줄 안다. - P261

좋은 사람이 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좋은 대화를 만들기 위해 먼저 노력한다. 대화가 좋으면 좋은 사람이라는 호칭은 자동으로 딸려오는 것이니까 말이다.
때가 오기를 기다린다. 종종 어렵다는 느낌도 든다. 너무 서두르거나 지나치게 늦게 대답하면 대화의 흐름이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렵기에 더 값진 일이 아닐까싶다. 적절한 때를 찾기 위해 대화에 집중하는 일. 상대방의 표정과 태도를 살피는 일. 상대방의 시간을 존중하는 일. 결국 마음에 닿는 건 이런 배려가 담긴 말이다.
대화는 ‘의견‘을 나누는 게 아니라 ‘시간‘을 나누는 일이다.

좋은 관계는 서로의 시간을 존중할 줄 안다. - P266

인간관계는 복잡하고 혼란스럽다. 그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 아니라, 각자의 삶을 위해 ‘재료를 주고받는 일‘이기 때문이다. 서로 원하는 재료가 다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갈등도 생긴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결국 서로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임을 믿어의심치 않는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에게 신중함과 배려가 조금 더 필요해 보인다.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하는 세상아닌가. 말하기 전에 딱 한 번만 더 생각하자.

말 한마디가 세상을 만든다.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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