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위를 알 수 없는 의견이나 주위의 잡음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을 지키며, 나아가 사태를 보다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자신의 정신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감정, 충동, 돌발적인 마음의 동요를 눌러 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감정이 요동치려 한다면 시릴 정도의 차가운 물로 얼굴과 손을 정성스럽게 씻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마치 티끌만큼의 감정까지도 씻어내듯이. - P194
사람은 누군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증오하지는 않는다.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그에게 값을 매겨본 후 별것 아닌 인간이라 여겨지면 작은 혐오감조차 가지지 않는다. 너무나 큰 상대, 빈약한 상대, 본래부터 경멸을 느끼는 상대도 마찬가지다. 증오가 싹트는 상대는 오로지 자신과 생활범위나 생활수준이 비슷한 사람, 자신과 공통분모가 많은 사람, 저보다 조금 더 위에 있다고 무의식중에 판단하는 사람이다. - P197
좌절한 이에게 건네는 위로가 모든 경우에 옳다고 할 수는 없다. 사실 위로라는 것은, 쓰러져가는 이에게 그보다 안전하고 높은 곳에서 건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평소 자존심 강한 누군가가 비통함에 빠져 있다면 "너에게는 지금 어떠한 말도 위로가 되지 않겠지."라고 말하는 편이 현명하다. 그것만으로 그는 자신에게 내려진 고차원적 고난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일종의 선민의식을 느끼게 된다. 동시에 자신을 위로할 자가 세상에 없다는 사실을 자기 존재에 대한 명예의 상징으로 여기고, 다시금 고개를 들어 올릴 힘을 얻는다. - P206
언제나 한 자리에 우두커니 머물러 있는 이가 있다. 대체 무엇을 기다리는 것일까. 저 멀리서 누군가가 찾아오리라 믿는것일까. 언제 올지도 모르는 행복을 그저 막연히 기다리고만 있는 것일까. 기다리다 보면 누군가가 나타나 기적처럼 지금의 고통에서 구원해주기라도 하는 것일까. 혹은 어느 날 신이나 천사가 내려와 축복해주기라도 하는 것일까. 그러다가는 끝내 기다리기만 하는 인생을 살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다시 한 번 최선을 다해 새로운 인생을 사는것이다. 지금 이 순간, 그리고 다음 순간에도 온 힘을 쏟아 최고의 인생을 살아내는 것이다. - P213
살다 보면 고난이 닥치기도 하고 비극적인 사건도 일어나기 마련이다. 다만 그럴지라도 자신이 불운한 인간이라는 생각은 하지 마라. 오히려 고통을 안기는 인생에 존경심을 품어라. 불면 날아갈 듯한 볼품없는 적군 한 명을 상대하기 위해 정예병사 한 사단을 보내는 지휘관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러므로 고난을 인생이 주는 선물로 여겨라. 고통을 통해 정신이, 마음이, 살아가는 힘이 더욱 단련되고 있음에 기뻐하라. - P247
개인의 사고방식 혹은 감정을 느끼는 방식을 두고, 사람들은 마치 식사예법과 같은 법도나 기준이 있는 양 주장한다. 그러나 일이나 사건을 대함에 있어 정해진 감정을 품거나 사고해야 할 이유는 없으며 주위 사람들에게 맞출 필요도 없다. 세상사람들이 이러이러한 일은 이렇게 생각하고 저렇게 행동해야 한다는 공식을 수없이 늘어놓지만, 그들 역시 누군가에게 빌린 매뉴얼을 그대로 이행하고 있을 뿐이다. 스스로 사고하고 스스로 느끼지 않는다. 획일화된 사고방식과 견해, 태도 아래 자기 자신을 고스란히 잊고 살아간다.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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